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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향계] 국정조사 회오리에 휩쓸릴 정국

이번주도 정국의 키워드는 국정조사와 특검제다. 여기에 북한의 배째라식 서해영해침범이 정국풍향을 외생적으로 제어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지난주 중반부터 국정조사와 특검제 쟁점을 놓고 협상을 거듭하고 있지만 좀처럼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일 김대중대통령이 검찰의 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에 대한 야당의 국정조사요구를 수용하도록 여당에 지시했을 때만해도 곧 국정조사가 이뤄질 듯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파업유도의혹에 더해 고가 옷 로비의혹, 고관집 절도사건, 3·30재·보선 50억원 선거자금사용설 등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상황은 쉽지 않게 됐다. 여당이 나머지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일축하자 한나라당은 ‘2+특검제’수정안을 제시했다. 즉 조폐공사사건과 옷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와 함께 특별검사제를 수용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여권은 단독청문회 불사라는 초강경수를 들고 나왔다. 여당관계자들은 “한나라당이 특검제까지 들고나오는 것을 보면 조폐공사파업유도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주장한다. 실체적인 진실규명보다는 정국주도권장악을 위한 정치공세가 야당의 진정한 의도라는 것이다. 따라서 단독으로라도 국정조사를 해서 국민들로부터 직접 심판을 받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여권의 단독국정조사 강행 논리다.

그러나 실제로 여당 단독의 국정조사가 현실화할지는 불투명하다. 우선 야당의 반발이 워낙 강하다. 한나라당은 여권 단독 국정조사강행 움직임에 대해 “국민을 기만하고 배반하는 반민주적 처사”라며 “강행할 경우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부딛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여당이 국회본회의에서 국정조사계획서 단독처리를 밀어붙이면 실력저지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또 거리로 나가 시민단체 등과 함께 장외투쟁도 불사하기로 했다. 시민단체들도 여권의 단독국정조사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국민회의 및 청와대와는 달리 공동여당인 자민련은 단독 국정조사를 내켜하지않고 있다.

특검제논란 쉬 가라앉지 않을 듯

따라서 여권이 이런 분위기를 무릅쓰고 단독국정조사를 강행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물론 여당은 이번주에 국민을 상대로 단독국정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선전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 단독으로 하더라도 시민단체와 노동계인사들을 국정조사에 참여시켜 객관성과 공정성을 최대한 담보한다는 설명이다. 국민회의 손세일총무는 “단순히 이들 단체의 관계자들을 증인이나 참고인 정도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국정조사에 참여시킬 계획”이라며 “질문사항 사전 협의나 조사특위의 전문위원 위촉 등 여러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나 노동단체들은“정치적인 들러리 역할을 하기십상”이라며 여전히 여권의 장단을 맞추는데 부정적이어서 여권뜻대로 일이 진행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렇다고 여당이 특검제를 내주면서 야당과 타협할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물론 여당일각에서도 특검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지만 국민회의 지도부와 청와대측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특검제불가론에 쐐기를 박았다. 여권핵심부는 특검제를 수용할 경우 국민의 정부의 개혁작업은 사실상 끝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야당이 정치적 공세차원에서 특검제를 이용할 경우 이를 둘러싼 논란으로 아무일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여권이 특검제 불가입장을 고수하는데는 검찰의 입장을 감안한 측면도 있다. 옷사건, 진형구전대검공안부장의 설화사건 등으로 검찰조직이 흔들리고 있는데 여기에 검찰에 대한 불신을 법률적으로 제도화하는 특검제를 받아들일 경우 검찰의 강한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검찰은 경찰의 수사권독립이상으로 특검제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다.

여권은 이와함께 특별검사제를 유일하게 채택하고있는 미국에서도 특검제의 부작용 탓에 폐지의견이 높아져가고 있다는 논리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사회에 검찰에 대한 제도적 견제장치를 마련해야한다는 여론이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어 특검제논란은 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 시녀로 기능했다는 비판을 받고있는 검찰로서는 업보가 아닐 수없다. 하지만 공정한 법집행의 최후의 보루로서 검찰을 거듭나게 하는 것은 특검제와 같은 외부적 충격보다는 검찰 자체 개혁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계성·정치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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