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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침범' 북한의 속셈은

‘한반도의 화약고’로 주목됐던 서해5개 도서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북한경비정은 일요일인 13일 7일째 북방한계선(NLL·North Limit Line)을 침범했다. 물러설 기미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판문점대표부 성명을 통해 “하늘과 땅 바다를 0.001㎜라도 건드리면 추호도 용서하지 않겠다”며 오히려 우리 해군의 철수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맞선 우리측은 “NLL은 물러설 수 없는 선”이라며 북한해군을 압도하는 호위함 초계함 구축함 등 대형군함을 배치, 일전도 불사할 태세이다.

북한이 중대한 사태를 유발할 수도 있는 NLL을 침범하면서 ‘영해분쟁’을 시도하는 이유는 뭘까.

발단은 우리측이 바다의 군사분계선으로 여기고 있는 NLL을 북한이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다 정전협정에 따라 이 선이 설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유엔사령관이 설정, 북한은 인정안해

53년7월 정전협정 타결시 유엔군과 북한은 양측 군사력이 대치하고 있는 접전선으로 육상의 군사분계선은 설정했으나 해상의 군사분계선은 명확한 규정에 합의하지 못한채 서명했다. 당시 유엔군은 ‘황해도와 경기도의 도계선 북쪽과 서쪽에 있는 모든 섬중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 등 5개는 연합군총사령관의 군사통제하에 두고 나머지는 포기한다’는 정전협정 2조13항에 따라 38선이북의 철산도 대화도 등에서 철수했다.

해상의 군사분계선에 합의하지 못한 마크 클라크 유엔군사령관은 53년 8월30일 북한과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자신의 명의로 NLL을 선언하고, ‘유엔군 연합군 한국군의 함정과 항공기의 초계활동은 이선을 넘지 못한다’고 유엔사_연합사규정(525_4)에 명문화했다. 이에따라 한강 하구에서 우도_연평도_소청도_대청도_백령도를 잇는 길이 150마일의 NLL이 생겼다. 우리측은 이때부터 해상교통로의 확보차원에서 NLL이남에서 관할권을 행사해왔다.

NLL로 인해 우리측은 수도권 서해상 방어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반면, 북한은 고민에 빠졌다. 해주항에 입항하려면 백령도 대청도 연평도 앞의 험수로를 통해 아슬아슬하게 항해해야 한다. 또 연평도가 해주항앞을 가로 막고 출·입항을 통제함으로 북한의 서해는 ‘죽은 바다’가 됐다.

서해5개도서를 내줘 우리측에 옆구리를 맡긴 꼴이 된 북한은 서해5도의 육상은 남한의 주권을 인정하되 해역의 관할권은 북한에 있다고 반발했다. 이에따라 56년 서해상공서 우리측 비행기습격을 시작으로 북한의 NLL무력화시도는 수십차례 계속됐다. 특히 68년에는 서해5개도서 이남해역을 포함한 12해리 영해를 일방적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서해 5개도서 북한엔 ‘눈엣가시’

73년 12월1일 346차 군사정전위원회에서 북한은 “서해5도 출입시 사전 임검을 받아야 한다”며 위반때는 응당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선언했다. 급기야 75년 2월26일 기관총으로 무장한 북한어선 10여척이 NLL을 침범했다가 긴급출동한 해군의 구축함 ‘서울함(DD_92)’에 들이받혀 침몰됐다.

당시 일각에서 “국제법에 의하면 NLL은 공해여서 강제로 항해를 통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자, 정부는 “NLL을 20년간 지켜와 관습법으로 성립하는 군사분계선으로 사수해야 한다”고 확고한 방침을 세웠다.

정부는 또 북한이 사실상 NLL을 군사분계선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84년 북한이 수재민구호물자를 제공했을 때도 수송선을 호위하던 북한군함이 NLL상에서 수송선을 인계했다. 92년 양측이 조인한 남북기본합의서에도 ‘남과 북의 불가침 경게선과 구역은 쌍방이 관할해 온 구역으로 한다’는 규정을 들어 NLL이남 해역은 우리영해라는 입장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 정부는 “53년이래 해상경계선으로 유지된 NLL을 지상의 군사분계선과 같이 지키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북한은 ‘정전협정이 국제법보다 우선한다’는 점을 내세워 계속 NLL의 무력화를 시도할 것으로 보여 서해5개도서 인근 해역을 둘러싼 영해분쟁의 불씨는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정덕상·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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