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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향계] 갈림길에 선 특검제

지난주 내내 정치권에 휘몰아쳤던 특검제공방 강풍은 이번주 중반에 한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청와대와 국민회의는 한시적인 특검제안을 야당이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이번주 중반부터 특검제법안 단독처리 등을 통해 ‘마이 웨이’를 갈 태세다. 여권이 내놓은 특검제 해법은 검찰의 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에 한정, 특별검사를 임명해 수사를 하고 전면적인 특검제 도입은 여야간 정치제도개혁차원에서 논의하자는 것. 여권은 이같은 방안이 시간을 끌어 전면적인 특검제도입 요구를 무디게 하려는 사술이 아니라고 극구 주장한다. 국민회의 김영배총재대행은 “제도적 차원의 특검제를 정치개혁차원에서 다루자는 제안은 이를 수용하겠다는 뜻”이라며 야당측에 여권의 진심을 알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여권은 주초에 한나라당측과 협상을 시도해보고 진전이 없으면 곧바로 특검제법안 단독처리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극적인 타협가능성을 배제하지않고 있으나 여야 공히 태도가 강경해 가능성은 높지않아 보인다. 이런 분위기탓에 지난주초 여야가 모두 긍정적이던 단독 총재회담도 물건너간 형국이다.

국민회의는 전에 여야가 국회에 성안해 놓은 특검제안을 토대로 특검제법안을 성안, 21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확정했다. 국민회의가 자민련의 협력을 얻어 이 법안을 주중에 처리를 시도할 경우 정국은 또 한차례 파란에 휩싸일 것이 뻔하다. 국민회의는 국정조사를 단독으로 강행할 경우 비난 여론에 직면하겠지만 특검제법안은 사정이 다르다고 본다. 김영배총재대행은 “조폐공사파업유도의혹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특검제법안을 처리하는데 한나라당이 실력저지할 명분이 없으며 여론도 단독국정조사와는 달리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검제 힘겨루기’여론이 승패 갈라놓을 듯

그러나 한나라당의 견해는 다르다. 이부영총무는 “여당의 특검제법안 단독처리를 실력저지한다고 해서 여론이 우리더러 특검제할 생각이 없다고 비난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실력저지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여당이 자신들의 실력저지를 뚫고 특검제법안을 날치기처리 할 경우 장외로 달려가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여권의 특검제단독처리 스케줄은 시동이 걸린 셈인데 결국 여론의 향배가 어느쪽이냐에 따라 이번 싸움의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여야는 이번주중 대국민 선전전에 당력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회의는 한나라당이 정작 의혹규명에는 뜻이 없고 최근 여론의 관심을 끈 정치적 사건들을 내년 총선까지 이끌어가기 위한 정치공세에만 열중하고 있다는데 대국민선전전의 포인트를 맞추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이 옷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는 것은 사안의 성격상 정치적 상품성이 가장 높다고 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여당이 4대의혹(조폐공사파업유도, 고가 옷로비, 50억원 선거자금사용, 고관집 절도사건)중 조폐공사 파업유도 의혹만 특검제를 하자는 것은 나머지 3개의혹을 덮으려는 기도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6·25이후 최초의 남북 정규군간 교전이라는 서해교전사태는 더이상의 사태악화없이 진정돼가는 분위기이나 햇볕정책의 유효성논란과 신북풍공방의 뒷풀이가 여전히 정가를 수선스럽게 할 것같다. 이 쟁점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는 베이징에서 열리고 있는 남북차관급회담의 결과에 달려 있다. 이산가족상봉사업 등에 진전이 있으면 정부여당에 유리해 진다. 햇볕정책 등에 대한 야당의 비판을 약화시킬 수 있을 뿐만아니라 대북포용정책의 유효성을 한층 입증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측이 서해교전사건을 빌미로 회담을 교착시킬 경우 반대의 상황이 된다. 한나라당은 “그것 봐라”며 한층 대여공격의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

김대중대통령이 지난주 대전방문중에 밝힌 8월중 내각제문제 해결이라는 화두도 이번주 정국에서 나름대로의 정치적 에너지를 갖고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자민련은 8월까지 내각제논의 중단이라는 기존의 합의와는 달리 8월중해결이라는 표현을 쓴 김대통령의 의중분석에 부심하고 있다. 자민련 일각에서는 내각제담판의 시기가 임박했다고 보고 내각제절충안 등 내부 카드 다듬기에 부산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계성·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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