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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세금깍아줘 좋기는 한데...

올해 근로소득공제와 의료비 등 각종 특별공제한도가 대폭 높아지고 신용카드공제가 신설돼 봉급생활자들의 소득세가 평균 28%, 1인당 20만원꼴로 줄어든다. 또 월 저축액 50만원까지 이자소득세가 전혀 붙지 않는 근로자우대저축 가입대상이 현행 연급여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확대된다.

정부는 18일 근소세 경감 1조4,000억원, 추경예산 1조1,000억원 등 총 2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중산층 및 서민생활 안정대책을 확정, 관련 세법개정안과 추경예산안의 국회통과 절차를 거쳐 하반기부터 시행키로 했다.

이 조치로 4인가족 근로자의 세부담은 연급여 1,500만원이 41.7%, 3,000만원 은 17.9%, 6,000만원은 10.8%가 경감되며 세금을 한푼도 안내는 면세점도 독신자는 871만원에서 933만원, 4인가족은 1,157만원에서 1,267만원으로 높아진다.

허리 휜 중산층, 소득불균형 심화

신용카드 공제도 신설돼 총급여의 10%를 초과하는 신용카드 지출은 300만원 한도내에서 초과 사용금액의 10%를 8월1일이후 사용분부터 공제해준다.

또 의료비 공제가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보험료공제가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유치원 및 대학교 교육비공제가 각각 70만원, 230만원에서 100만원과 300만원으로, 주택구입대출금 원리금상환 공제한도는 72만원에서 180만원으로 크게 오른다.

정부의 중산층 및 서민생활 안정대책은 IMF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중산층과 서민층의 생활기반을 지지해주는 조치다.

실제로 올 1·4분기중 계층간 소득불균형 정도가 최악의 수준으로 나타났다.금융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올 1·4분기 상위층에 대한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득비율이 각각 23.7%, 63.0%를 기록해 82년이후 가장 낮다.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득비율은 90년대들어 저소득층의 소득증가에 힘입어 높아지다가 94년을 기점으로 낮아지기 시작했으며 외환위기이후 급속히 악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또 저소득층의 소득증가율은 작년 1·4분기 마이너스 9.3%를 기록한데 이어 올 1·4분기에도 마이너스 3.1%에 달했으며, 중산층 소득증가율도 작년 1·4분기 마이너스 4.2%, 올 1·4분기 마이너스 3.8%를 기록했다. 반면 상위층의 소득증가율은 97년 1·4분기 9.3%에서 작년에는 0%로 낮아졌으나 올해는 2.4%로 회복됐다.

연구원은 외환위기이후 경제적인 피해가 중산층에 집중되면서 소득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으며 상당기간 불균형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통화증발효과 유발, 인플레 우려

그러나 경기가 회복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재정자금이 시중에 풀림으로써 통화증발 효과를 유발, 인플레 압력을 가져오고 물가관리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경기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있는 마당에 많은 돈이 풀리면 최근 부쩍 늘어난 통화유통속도에 편승, 인플레 압력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은 고위관계자도 “소비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상황에서 세부담 경감에 의한 가계수입의 증가는 소비에 가속도를 붙여 인플레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높아지는 간접세 비중도 문제다. 일반적으로 직접세 비중이 높을수록 소득계층간 형평성이 높아지는데 이번 조치처럼 직접세 비중을 낮추는 정책이 나오는 것은 소득재분배의 원칙을 거스르는 것일 뿐만 아니라, 통상 정부가 소득세를 깎아주면 나중에 간접세로 이를 보충하는 경우가 많아 이는 곧 상품에 직접 부과되는 간접세율을 올려 물가에 당장 영향을 주기 쉽상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세제지원으로 대부분의 국민들은 반가워하겠지만 이것이 과연 중산층 육성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세제지원 등 대증요법식 중산층 육성은 자금조달 문제와 인플레이션 폐해 등을 고려할 때 계층구조의 변화를 가져오는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또 재정에 여유가 있을 경우 국채발행을 줄여 재정적자를 축소하는데 쓸 것이라던 당초 입장을 철회, 절반을 떼어 민심 추수리기에 쏟아붓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선거를 앞둔 선심성 정책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런 연유들로 ‘앞에서 어르고 뒤에서 치는 대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성철·경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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