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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경기장 "애물단지 될라"

D-3년으로 다가온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가장 중요한 준비요소는 무엇일까?

‘경기장’의 비중이 가장 앞설 것이다. 막대한 투자가 뒤따라야하는데다 준비기간도 장기간이 소요된다. 뿐만 아니다. 출전선수들이 마음껏 제기량을 펼치고 관중들은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편하게 감상하고 완벽한 중계시설로 미처 경기장을 찾지 못한 축구팬들에게 경기장면을 생동감있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경기장이 제시설과 기능을 갖춰야 가능하다. 이 때문에 2002년월드컵조직위원회도 97년 2월 출범하면서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이 바로 국내 개최도시와 경기장 선정이었다.

그러나 현재 막대한 예산을 들여 건립중인 전국의 바로 이 월드컵 경기장이 2002년 대회이후에는 엄청난 시설운영비만 잡아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한다고 하면 믿을 수있을까. 사실이다. 그것도 1개 경기장당 20년동안 연평균 200여억원의 엄청난 돈만 잡아먹는 공룡이 될 공산이 높다. 그런데도 당국은 관련 법규만을 들먹이며 뒷짐만 지고있다.

삼성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2002년 월드컵 경기장의 재정지출금 예측’자료에 따르면 현재 건설중인 월드컵경기장의 경우 4만석기준(공사비 2,000억원, 97년 경상가격기준)으로 운영수입은 2002년 2억3,000만원을 시작으로 2005년 3억5,000만원, 2010년 7억2,000만원, 2015년 14억9,000만원, 2021년 35억5,000만원등 20년간 총 249억7,000만원이 예상된다. 이는 97년 경상가격기준으로 연간 이용일수 60일(부산경기장의 경우 연평균 이용일수 57일), 경기당 평균 수입금액 300만원, 물가상승률 5% 등 가정에 의한 분석이다.

이에 반면 경기장 건설후 인건비 경상비 등에 의한 경기장 운영비용은 2002년에 42억8,000만원이 발생하기 시작, 2005년 60억8,000만원, 2010년 108억8,000만원, 2015년 194억8,000만원, 2021년 121억5,000만원 등 20년동안 무려 3,217억9,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경제연구소측은 결국 경기장당 무려 1,500∼2,500여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현재 공사중인 전국 10개 월드컵경기장의 경우 월드컵대회후 20년간 운영비용이 연평균 150억∼300여억원에 이르는 반면 운영수입은 기껏 10억∼20억원에 그쳐 만성적인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구소측은 특히 시설의 노후화등으로 지출비용이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해 20년이후에는 재정적자규모가 천문학적인 수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측은 이에 따라 이같은 재정적자 규모를 줄이기위해서는 효율적인 경기장 활용방안이 시급히 모색돼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전문가들도 이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따라서 이들은 우선 경기장 안팎에 다양한 수익시설등을 적극 유치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문제는 개발제한구역내에 경기장을 건립중인 대구 대전 울산 전주 등 4곳의 경우 이같은 수익시설의 유치를 위해서는 관련 법규의 개정이 시급하나 주무부서인 건설교통부는 “그린벨트지정 본래의 목적을 저해한다”는 입장만을 고집, 반대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이 때문에 가장 애를 태우는 곳은 대구시다. 95년부터 2,674억원을 투입, 2001년 완공목표로 수성구 내환동 대구대공원내에 7만석 규모의 대구종합경기장을 건립하고 있는 대구시는 대회후 20년간 연평균 운영적자가 2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구시는 이에 따라 월드컵 경기후 활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건설교통부에 관련법 개정을 건의했으나 1년이 지나도록 답변을 듣지 못했다. 특히 최근 김대중대통령의 대구방문때 종합경기장의 효율적인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관계법의 개정을 건의받은 이정무건설교통부장관은 “개발제한구역내에 쇼핑몰과 같은 대규모 수익시설 설치는 곤란하다”고 답변, 대구시를 난처하게 했다.

시는 개발제한구역 및 체육공원으로 돼 있는 경기장 부지에 대규모 쇼핑몰과 야외자동차극장, 유스호스텔, 골프연습장, 위락시설, 근린생활시설 등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도시공원법 시행규칙 개정을 건교부에 건의했었다.

현재 경기장 건립 공정이 34%상태로 수익사업 관련시설을 함께 설치해야만 경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늦어도 공정 50% 이전인 9월까지는 관련법이 개정돼야할 것이라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만약 경기장이 완공된 뒤 법이 개정될 경우 다시 경기장 주변을 파헤치고 공사를 해야되기 때문에 2중 공사비 부담으로 재원 낭비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대구시문화예술체육진흥과 김종도 체육시설담당은 “막대한 재원을 투입해 건설한 월드컵 경기장의 장래 활용방안을 모색하지 않고 대회 후 유휴시설로 남겨둔다면 국가적으로도 막대한 자원낭비”라며 “시설을 방치할 경우 재정수지 적자로 직결되기 때문에 조속히 관련법을 개정, 활용방안을 모색해야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1,500여억원을 들여 건립중인 4만석규모의 대전, 울산, 전주의 월드컵축구전용구장도 대구와 사정은 비슷하다. 규모가 대구보다 다소 작으나 재정적자규모는 연평균 15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들 자친단체는 대구보다도 다소 여유가 있다. 대부분 올해 착공했기 때문에 해당법규 개정에 따른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이들 자치단체들도 반드시 관계법규 개정이 있어야한다는데는 이견이 없다.

이진근 대구시문화체육국장은 “이미 개발된 경기장 안팎에 시설을 유치하게돼 건교부가 우려하는 그린벨트훼손등은 없다”며 “대형 경기장주변에 다양한 시설이 들어선 외국의 사례에 비춰 정부가 오히려 이같은 수익시설유치를 적극 권장해야한다”고 말한다.

대구=유명상 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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