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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끝에서 번지는 '작은 사랑, 큰 메아리'

“회사홍보팀인지 자원봉사단체인지 우리도 간혹 혼동할 때가 있지만 홍보 하나만큼은 자신있습니다.”

대구에 본사를 둔 집 잘짓는 회사 ㈜우방과 산하 놀이공원인 우방랜드의 홍보팀이 사내 자원봉사모임을 통해 더불어 사는 사회를 선도하고 있다. 자원봉사모임은 ‘사랑으로 사는 사람들’. 이들 홍보팀은 주택건설과 위락시설의 특성상 분야는 다르지만 ‘인간사랑’의 기치아래 기업의 사회봉사라는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기위해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이를 실천에 옮기는 행동력의 싸움이다.

먼저 우방의 홍보팀. 경북 안동KBS의 방송국장을 역임한 박연규(59)상무와 이석대(47)총무부장, 도수길(36), 박종욱(33)대리, 구건우(29)주임, 조은미(21·여)씨등 6명의 쟁쟁한 멤버들이 포진해있다.

매일 오전8시30분이면 이들은 어김없이 원탁에 둘러앉는다.‘아이템 회의’다. 전국 100여개 건설현장과 시민들의 제보를 분석하며 그날 배포할 보도자료를 선정한뒤 곧바로 취재와 기사작성에 들어간다. 또 통권 91호인 사외보 ‘사랑으로 사는 사람들’과 사내보 ‘사랑으로 사는 마을’, 매일 회사와 관련된 신문을 스크랩한 ‘스피드’지 제작등 팔방미인이 되기를 강요(?)받고 있다.

편집장이기도한 이부장은 빨간 싸인펜을 든 공포의 데스크. 기사마다 빨간줄을 그어댈 때면 팀원들의 간담이 서늘해진다. 몇년간 이부장의 기사작성 훈련을 받아온 팀원들은 이제 웬만한 언론사 수습기자는 저리가라할 정도로 보도자료를 만드는데 도가 터졌다. “우방 보도자료의 경우 사실확인만 하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그대로 써도 훌륭한 기사가 된다”는 것이 일선기자들의 평이다.

그러나 이 팀이 세인의 주목을 받는 것은 ‘홍보 기술’이 아니라 ‘내용’에 있다. 회사내 부장이하 전사원으로 구성된 ‘사랑으로 사는 사람들’모임의 사랑촌장인 이부장과 박상무, 나아가 주택건설협회장이기도한 이순목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회사홍보 못지않게 사회봉사 활동에 열성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동전으로 두류야구장을 덮읍시다’와 ‘사랑의 동전띠잇기 운동’, ‘3,000원들고 은행가기’, ‘흑두루미 보호운동’, ‘여보 힘내세요 편지글공모’등 우방 홍보팀의 보도자료 내용은 전혀 주택건설업체의 것이라고 볼 수 없는 것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난 어린이날 열린 ‘사랑의 동전으로 두류야구장을 덮읍시다’ 행사에는 3만여명의 시민이 몰려 500, 100, 50, 10, 5원짜리 동전 2개등 모두 1,191만9,000원의 동전이 4,000여평의 운동장을 가득 메우는 장관을 연출했다. 물론 이 돈은 대구시내 결식아동들에게 나눠졌다.

또 불우이웃을 돕기위해 97년 11월에 벌인 ‘3,000원들고 은행가기’에는 한달만에 전국에서 5,000여명이 1,600여만원의 성금을 보내왔고 매년 천연기념물 228호인 흑두루미 도래지인 경북 고령군 낙동강변을 찾아 모이를 주고 있다. 러시아 한인들에게는 한글교재 보내기 운동도 펴고 있다.

IMF직후 전국의 가장들이 실직의 위기를 맞고 있을 때는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주기 위해 ‘여보 사랑해요’라는 편지글을 공모, 사외보 ‘사랑으로 사는 사람들’에 싣기도 했다.

박상무는 “홍보팀은 단순히 회사를 알리는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기업문화를 창조하는 작업을 맡고 있다”며 “사회봉사활동을 펴다보면 회사홍보는 자연히 이뤄지기 때문에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대구 도심의 놀이공간 우방랜드의 홍보팀도 최고를 지향하기는 마찬가지다. 팀장인 임경익(36)대리와 정천수(33)·윤창원(33)주임, 우지영(28), 김희운(27·여), 강소연(26·여), 윤명은(25·여)씨등 7명의 팀원은 ‘3개월을 앞당겨 사는 사람들’이다.

철마다 열리는 ‘튤립축제’와 ‘서머나이트페스티벌’, ‘국화축제’, ‘눈꽃축제’등 다양한 행사를 기획에서 디자인, 광고, 홍보까지 모두 소화하기 위해서는 최소 3개월은 미리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서 제주까지 홍보를 위해 몸으로 뛰는 언론사만 80여개에 이르는 우방랜드 홍보팀은 여름철을 맞아 또 한차례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여름에는 미국과 캐나다등 세계각국의 다이빙선수를 초빙, ‘다이빙쇼’를 벌인데 이어 올 7, 8월에는 호주서 6명의 번지점프 전문가를 불러 45㎙높이의 ‘번지점프’를 기획하는등 여름철에 행사가 피크를 이루기 때문이다.

12만3,000여평의 부지에 놀이시설 35가지를 갖춘 우방랜드는 놀이공원이라는 특성상 사회봉사 행사도 거뜬히 치러내고 있다. 장애인의 날인 4월20일에는 대구시내 장애인학교와 재활원생 3,000여명에게 랜드를 무료개방, 다양한 행사를 선보였다. 낙도어린이와 무의탁노인도 초청, 식사와 기념품을 제공하는등 랜드의 이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본사 홍보팀과는 긴밀한 협조를 하고있다”는 임팀장은 그래도 “우방의 얼굴은 바로 우방랜드”라며 ’선의 경쟁심’을 감추지 않는다.

우방과 우방랜드 홍보팀의 정신적 지주인 ‘사랑으로 사는 사람들’ 모임은 건전한 기업문화의 모범을 보인 공로로 ‘제3회 대한민국 기업문화상’과 ‘제3회 자원봉사 대축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등 기업과 사회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대구=전준호 사회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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