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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7일전쟁의 숨은 전사들

서해작전은 또하나의 승리였다.

서해에서 남북한 함정간에 교전 일보 직전의 상황이 시시각각 벌어지던 6월 11일. 경남 진해의 해군군사령부에는 하루종일 적막감만 감돌았다.

해군의 첫 충돌식 밀어내기 작전이 성공을 거둔 직후인 이날 오후 6시. 마침내 급보가 날아들었다. 군수사령부는 기다렸다는 듯 출렁이기 시작했다. 그렇잖아도 충돌식 밀어내기 작전이 얼마나 위험한지 사령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더구나 서해작전에 투입된 해군함정들은 대부분 외부 충격에 민감한 첨단장비로 무장하고 있지 않은가. 이때부터 알려지지 않는 전투는 7일간 계속됐다.

해군 군수사령부는 정비 보급 병기탄약 수송 등의 군수지원을 책임지고 있는 곳. 하루하루 서해 상황이 종료되는 순간마다 사령부에 군수지원 요청이 쏟아졌다. 군수지원을 실시간에 지원해내느냐는 작전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나 다름없었다.

1차 지원은 현지 부대 군수지원단이 맡았다. 그러나 상황이 격렬한 전투로 확대되자 군수사령부가 총 사령탑으로 나서 긴급 지원품을 최단시간내에 지원하기 위한 24시간 철야 작전이 진행됐다.

충돌작전을 벌인 해군함정들이 작전을 마치고 귀항한 것은 12일. 이날 새벽 4시부터 전자수리부속 카드를 포함한 긴급물품을 갖고 현지대부대에 도착한 긴급 정비요원들이 응급조치에 들어갔다. 예상대로 17종 203점에서 이상이 발생했다. 긴급복구가 시작됐고 밤 10시에는 평소 긴급지원 물품에 포함되지 않았던 5톤 트럭 3대분의 철판이 도착했다.

80여명의 군수지원반 24시간 비상대기

저녁이면 풀리는 서해상황은 날이 새면 다시 시작됐다. 상황이 점점 급박해지면서 초기대응반과 연이어 80여명에 달하는 긴급군수지원반이 비상대기에 들어갔다. 자이로 스코프 등 전자·기관 수리부속은 현지부대 요청 한시간만에 11톤 트럭 1대분이 출발했다.

15일 급기야 서해에서 날아든 교전 상황은 탄약고의 육중한 문을 열게 했다. 오후 1시 탄약고 문이 열리고 트럭, 크레인, 지게차의 굉음이 울려퍼졌다. 탄약은 속속 군수지원함(AOE)에 적재되기 시작했다.

50여명의 요원들은 자칫 실수라도 하는 날에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탄약작업이라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작업을 방해하려는 듯 밤비가 추적추적 내렸지만 중단은 없었다. 작업이 계속되던 밤 12시. 탄약을 함정에 적재시키는 화물이송용 엘리베이터가 갑자기 고장을 일으켰다.

00시45분 현장에서 군수상황실에 긴급지원을 요청했다. 정비창 배석윤 군무원(53)을 팀장으로 한 정비요원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02시30분. 2시간에 걸친 응급조치끝에 엘리베이터는 움직였다. 다시 시작된 탄약적재 작업은 16일 12시까지 쉼이 없었다. 23시간의 마라톤이었지만 단 한건의 안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샌 병기탄약창 요원들은 군수지원함이 힘차게 물살을 가르며 출항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안도의 숨을 쉴 수 있었다.

이렇게 서해작전 7일동안의 지원은 157품목 2만1,000여점(155톤). 단기간내 가장 많은 군수지원 기록이었다. 현장에서 군수품 수송을 담당했던 보급창 수송지원대장 김의열소령(38)은 그러나“현지부대로 부터 군수품이 차질없이 도착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 가장 큰 보람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24시간 상황실에 대기한 군수사령부 상황실장 변경호소령(34·해사43기)은 “전산시스템을 통한 과학화한 군수품 운영과 유기적인 민군수송체계의 구축이 또 하나의 성공을 일궈냈다”고 했다.

이태규·주간한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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