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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레이스 '서막' 올랐다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레이스에 불이 붙었다.

앨 고어 부통령(51·민주당)과 조지 부시 전 미대통령의 장남인 조지 부시 2세 텍사스 주지사(52·공화당)가 출마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대선 윤곽이 확실하게 그려졌다. 선거일(2000년 11월7일)을 500여일 앞둔 현재 고어는 당내 유일한 경쟁자인 프로농구 선수출신인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 보다 지지율에서 10% 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 10여명의 후보가 난립하고 있는 공화당의 경우 부시가 엘리자베스 돌 전 미국적십자사 총재,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 2위 그룹보다 20% 포인트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고어와 부시가 내년 2월부터 시작되는 예비선거와 7, 8월의 전당대회에서 각당의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 보인다. 고어가 미 역사상 최고의 콤비였던 빌 클린턴 대통령의 뒤를 이어 백악관을 수성할지, 부시가 아버지의 패배를 설욕할 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00년 미 대선의 의미

우선 미국 정치사적으로 볼때 제43대 대통령을 뽑는 이번 선거는 8년째 이어진 민주당 집권의 3연속 집권 여부를 결정짓는다. 민주당은 92년 클린턴 후보의 당선으로 지미 카터 이후 12년만에 백악관에 진입한데 이어 96년에도 승리, 해리 트루먼 대통령(1945~53년) 이후 처음으로 연임 대통령을 탄생시켰다.

또 부시가 당선되면 1,800년대초 존 애덤스 이후 부친에 이어 대통령이 되는 정치인이 된다.

그러나 이번 대선의 보다 중요한 의미는 새로운 밀레니엄을 여는 세계 최강국의 대통령을 뽑는데 있다. 차기 대통령은 ‘밀레니엄 대통령’으로서 21세기 세계의 초벌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구소련의 몰락으로 냉전체제가 붕괴된뒤 미국 대통령이 세계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커졌다. 특히 급속한 정보화로 세계가 한마을 처럼 연결돼 미국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바로 지구촌에 반영되는 추세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특징 및 관전포인트

이번 대선은 여러 면에서 과거와 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우선 미국 경제가 사상 유래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에 92년 대선과는 달리 경제가 핫이슈가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의료, 교육 등 사회문제와 외교문제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 권토중래를 노리는 공화당의 공세가 어느 때 보다 강하다. 공화당은 ‘오만한’ 민주당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전개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대선 일정이 2주 가량 앞당겨진 점도 특징. 미 대선은 50개주의 예비선거(프라이머리 혹은 코커스)를 거쳐 각 당내 난립한 후보들간 1차 교통정리를 한 다음 전당대회를 통해 8월께 대선 후보를 확정짓는 게 통례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각 주들이 예비선거 일정을 한주 이상씩 앞당겨 잡아 과거보다 일찍 양당 후보가 선정될 전망이다. 때문에 후보들의 선거자금 모금과 유세행위가 예전보다 빨리 본격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화당의 공세가 클린턴 대통령이 헝클어놓은 대통령직의 권위에 실망한 유권자들에게 어느 정도 먹혀들 것인지, 고어의 강력한 지도자 이미지 심기 및 클린턴과의 차별화 전략이 과연 성공할 것인지를 ‘관전 포인트’로 설정해놓고 있다.

초반 여론조사

타임과 CNN이 최근 공동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부시가 단연 앞서나가고 있다. 부시는 고어와의 대결에서 54%대 41%로 앞섰다.

반면 고어의 인기도는 43%로 지난 1월의 60%에 비해 무려 17% 포인트나 낮아졌다. 그는 심지어 96년 공화당 대선후보 밥 돌의 부인 돌 여사에게도 45%대 48%로 패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어는 특히 전통적으로 민주당 표밭으로 간주됐던 여성표의 향배도 불투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어는 여성표에 있어 19% 포인트나 부시에 뒤졌다.

고어

고어는 부시에 비해 15% 포인트까지 뒤져 있는 인기도가 생각처럼 빨리 회복되지 않는 데 대해 초조해하고 있다.

여기에다 고어는 96년 민주당 헌금 파문, 클린턴 대통령의 르윈스키 스캔들 방조 등으로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고어를 생각할때 떠오르는 이미지 조사에서 과거에는 ‘지적이다(Intelligent)’가 가장 많았으나 이제는 ‘지루하다(Boring)’는 응답이 더 많이 나오는 실정이다.

때문에 고어측은 ‘탈(脫) 클린턴’을 통한 이미지 재고작업에 골몰하고 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고 걸프전을 지지한 민주당 매파 답게 그는 이번 코소보 전쟁에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유고공습을 앞당기는 등 시종일관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고어는 16일 방영된 ABC방송의 시사프로인 ‘20/20’에서 “대통령의 르윈스키와의 혼외정사는 변명의 여지가 없이 잘못한 일”이라며 클린턴의 행실을 비난, ‘홀로서기’에 나섰다. 또 이날 출마 선언식에서 유달리 가치, 신념, 가족 등을 강조하면서 ‘도덕적 지도자’가 될 것을 선언했다. 혼외정사로 더럽혀져 버린 클린턴의 도덕성과 고어 자신의 이미지를 분리시켜 민주당에 돌아선 민심을 한표라도 끌어안으려는 것이다.

부시

부시는 공화당 내에 그럴듯한 후보들이 넘쳐 고민이다. 같은 당 후보들간 이전투구로 자신의 그런대로 괜찮은 이미지에 흠이 갈까 우려되는 것이다.

특히 그는 지금껏 닦은 인기도를 한꺼번에 날려버릴 수도 있는 여러가지 약점을 안고 있다. 부시의 최대약점은 우선 ‘메이저리그’로 불리는 전국무대의 정치판을 겪어보지 못한 ‘워싱턴 아웃사이더’라는 점.

메이저리그의 가장 큰 통과의례는 무엇보다 벌떼처럼 달려드는 언론 공세. 음주벽과 마약 흡입설 및 사업을 하면서 아버지 이름 덕을 본 특혜 등의 문제에 대해 언론의 본격적인 파헤치기가 시작됐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부시가 텍사스주의 조그만 석유회사를 설립한 이후 두번의 합병 과정을 걸쳐 더 큰 회사로 키운 경위, 그리고 텍사스레인저스 프로야구 구단에 공동투자가로 참여한 과정 등을 자세히 다루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때문에 워싱턴 정가에서는 그의 초반 상승세를 ‘음산한 징조’라고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야 하는데, 초기에 너무 높은 곳을 차지하면 다른 후보들로부터 집중공격을 받아 내리막길을 걷지 않을 수 없다는 것. 88년 대선때 초반에만 강세를 보인 마이클 듀카키스 민주당 후보 처럼.

◇고어와 부시 비교



고어  부시2세



장점  부통령 프리미엄. 경기 호황, 부친인 부시 전대통령의 후광, 탁월

 낮은 실업률 등 경제적 호조건.한 자금동원력,공화당의 총력지원,

 준비된 대통령,탁월한 비전제시사업가적 능력. 초반 여론주도.



 고성장-저물가로 대변되는 클린 공화당의 법통 잇는 정통 보수주의

정책  턴의 ‘신경제’구도 유지.  자를 자임하고 있음. 세금 감면을

 국방비 및 의료보험비 삭감,  통한 투자확대, 자유무역, 복지개혁

 벤처·첨단산업 지원 강화.  강력한 국방. 총기규제 반대,



 

개인적 클린턴의 방임 방조, 모범생  음주벽, 젊은시절 마약복용설,

약점  이미지, 환경 등 딱딱한 주제  사업 특혜 시비. 중앙정치 경험 전

 골몰  무



출신대 하버드대  예일대



선거 사실상 현재 클린턴 내각자체.  50개 주지사 중 절반가량 지지선언.

참모 특히 빌 리처드슨 에너지장관,  딕 체니 전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

마리오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  이사 스탠포드대교수, 리처드 아미

데일리 상무장관 등  티지 전 국방차관보 등



공통점남부 출신(고어는 테네시, 부시는 텍사스주)

베이비 붐 세대 출신

전 대통령(부시)과 상원의원(고어)을 아버지로 둔 명문가 자제



*사진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공식 캠페인을 시작한 고어 부통령. =

공화당 후보로 2000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조지 부시 2세. =

이동준·국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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