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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조훈현. 이창호 "국제전은 양보할 수 없다"

사상 첫 사제대결, 과연 스승이 센가, 제자가 센가. 조훈현 이창호간의 국제전 첫 사제대결이 이루어진다. 제1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 결승5번기가 그 무대로 24일 중국 상해에서 벌어진다.

그간 이창호와 조훈현간의 사제대결은 지겨울 만큼 많이 이루어졌지만 이번처럼 세계대회에서는 처음이다. 사실 세계대회엔 국내기사끼리 붙을 기회가 결승이나 준결승 아니면 거의 없으니 그만큼 두사람이 만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두사람이 국제전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는 사이임을 감안하면 이번 만남은 좀 늦은 감이 없지않다. 이창호가 세계대회를 무려 11번 우승했고 조훈현도 4회나 우승한 저력의 기사. 그런데 두사람이 결승서 만난 적이 한번도 없는건 우연치곤 희한한 일에 속한다.

과거에도 자국기사끼리 세계대회 결승을 치른 적은 몇번 있다. 93, 94년 후지쓰배 결승에서 조훈현과 유창혁이 연거푸 결승에서 만났고, 95년 중국의 네웨이핑과 마샤오춘이 동양증권배 결승에서 만났다. 또 97년 LG배 결승에서 이창호와 유창혁이 만났다. 그런 상황임을 비추어보면 조훈현과 이창호가 이제야 결승서 만난 건 상당히 늦은 셈이다.

자, 누가 이길 것인가. 무조건 이창호가 유리하다고 보면 되겠다. 두사람간 역대전적은 이미 65:35의 비율로 이창호가 앞서가므로 이변이 없다면 3:1정도에서 이창호가 이길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산술적인 계산에서 나온 수치다. 변수는 어떤 것이 있을까. 3시간바둑으로 5번기라는 점이다.

여지껏 조훈현과 이창호의 바둑에서 조훈현이 대세상 밀렸다고 보는 이는 아무도 없다. 두사람간의 매치는 항상 조훈현이 앞서나가고 중반 이후 체력저하를 틈 타 이창호의 굳센 밀어부치기 끝내기가 통하는 식이었다. 그래서 조훈현이 패하는 판은 늘 아쉬움 덩어리였다.

그러나 세계대회는 3시간 짜리여서 집중력 부족은 국내전보다 좀 덜하다. 5번기가 이창호의 장기라면 3시간 바둑은 조훈현의 장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첫판을 조훈현이 잡는다면 상당히 재미있는 형국이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의외로 간단히 끝날 가능성도 없지않아 상존한다.

변수는 또 있다. 이창호는 해외대국에서 몹시 약하다. 한때 ‘물징크스’라는 말을 만들어낼만큼 이창호는 해외대국에 약했다. 일찍이 중국의 무영 처저우, ‘마녀’ 루이 나이웨이 등에게 패할 때도 해외였고 한때 밀렸던 고바야시 고이치 네웨이핑과의 대국도 해외였다. 이창호는 해외뿐 아니라 지방대국도 약한 징크스가 있다. 조훈현과의 지방 도전기에서의 승률은 오히려 이창호가 처진다는 사실은 상당히 흥미로운 얘깃거리다.

따라서 조훈현은 관록을 무기로 첫판을 끈질기게 자극해 나간다면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조훈현이 최근 2년간 상당한 침체를 겪다가 최근에 와서 국제전에서 강세를 띄는 것도 한가지 변수다. 춘란배 결승 뿐 아니라 후지쓰 4강 LG배 8강 등 연전연승이다. 따라서 오랜만에 국내기사 끼리의 명승부를 재연할 조짐이다.

춘란배는 개막때부터 관심이었다. 초기엔 중국주최 기전이란 점에서, 중기엔 요다 노리모토와 이창호의 만남으로, 그리고 막바지엔 사제대결이란 점에서 관심이다. 24일 벌어지는 첫판이 분수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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