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바둑] "9점 접바둑은 덤 145집이나 마찬가지"

바둑을 즐기는 팬이면 누구나 한번쯤 심각한 논쟁을 벌인 적이 있고 지금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하나있다. ‘같은 호선(비슷한 실력)끼리 두점을 놓고 두면 덤을 얼마를 주어야 비슷할까,’ ‘프로기사와 아마5단이면 몇점을 붙여야하나’ 등 치수와 관련된 의문들이다.

이런 혼란이 생기게 된건 기본적으로 바둑의 급수(급·단을 인정하는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이겠지만)가 똑 부러지게 선을 그을 수 없다는 원초적 유동성에 있다. 그러나 많은 아마추어들이 경험상, 그리고 서로 상대적인 비교에 의해 급·단 질서는 어느 정도 잡혀있는 실정이긴 하다.

그러나 아직도 지역마다 같은 단위인데도 실력차가 확연하거나 같은 급수인데도 네점까지 격차가 벌어지는 등 시중기원에서는 혼선이 자주 발생해 말썽 아닌 말썽이 생기곤 했다. 이런 폐단을 의식한 한국기원에서는 최근 급수가 치수와 같은 치수끼리의 환산 덤을 확정해 관심을 끌고 있다.(표참조)

아마추어의 최고단위는 아마7단. 그 7단과 프로간의 대국은 정선을 원칙으로 정했다. 프로는 물론 저단진이나 고단진이나 구별하지 않는다. 아마6단과 프로는 두점치수가 된다. 자연히 아마7단과 6단은 정선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아마5단은 프로와 석점이다. 그런 식으로 한단계씩 내려오면 아마2급은 프로와 아홉점을 놓고 겨루어야 제 치수가 된다.

또 정리가 된 문제는 치수를 구체적인 집수로 환산한 것이다. 정선은 물론 현행 덤제도를 인정해 5집반 정도의 차이로 고정했다. 즉 호선인 사람끼리 한쪽에 흑을 들고 두게되면 덤으로 매번 5집반을 백에게 주어야 승률이 비슷해진다는 얘기다.

다음, 호선인 사람끼리 한쪽이 두점을 놓고 두게 되면 그덤은 18집으로 정했다. 생각보다 많은 집수로 보인다. 그러나 갈수록 포석이 발전하고 주도권을 잡은 흑이 유리하다는 주장은 이미 가설을 넘어 이론화한 상황이라 큰 이견이 없이 인정되었다. 석점엔 35집의 차이가 벌어진다. 그래서 같은 급수끼리 한쪽이 아홉점을 깔고두면 한쪽에서 덤을 145집을 주어야한다는 계산이 선다.

호선바둑끼리 한쪽이 접히고 두게 되면 얼마나 격차가 벌어질까 하는 문제는 사실 어제 오늘 생겨난 의문이 아니다. 20년전쯤 월간 ‘바둑’에서는 프로끼리 접바둑을 두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는데 9점바둑에서는 혹이 160집을 이기고, 8점에서 103집, 7점에서는 45집, 2점바둑에서는 5집을 혹이 이긴 결과가 나왔다.

단 한번의 시도로 결론을 내리긴 뭐하지만 9점 바둑을 제외하고 생각보다 적게 이긴 점이 흥미롭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아 생긴 일일뿐 현실적으로 상당수의 기사는 지금 다시 두어진다면 그 이상 흑이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현재 완성된 치수와 환산표는 시대가 바뀌면 또 바뀔 수 있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최선의 구분이라는 평가다.

어차피 수학적으로 똑 부러지게 구분할 수 없는 단계를 굳이 인위적으로 선을 그은 면이 없지 않지만 이런 환산효과를 감안하고 바둑친구끼리 접바둑을 두어보는 것도 재미난 일이겠다. 여러판을 두어보면 역시 한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접는 쪽이 훨씬 힘들다는 사실을. 즉 깔고두는 쪽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진재호 바둑평론가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20년 06월 제2834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0년 06월 제2834호
    • 2020년 06월 제2833호
    • 2020년 06월 제2832호
    • 2020년 06월 제2831호
    • 2020년 06월 제2830호
    • 2020년 05월 제2829호
    • 2020년 05월 제2828호
    • 2020년 05월 제2827호
    • 2020년 05월 제2826호
    • 2020년 04월 제2825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한여름에도 오싹! 도심 속 천연동굴 한여름에도 오싹! 도심 속 천연동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