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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차와 삼성생명] 고무줄 입... 삼성의 '말 바꾸기'

이건희삼성회장의 사재출연 발표이후 삼성의 ‘말 바꾸기’가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6월초 정부가 “삼성자동차를 부실로 만든 책임을 지고 이건희 회장은 개인 재산이라도 내 놓으라”고 다그치자 “개인 재산이 수천억원에 불과한데 무엇을 내놓으라는 것이냐”고 하소연하던 삼성이 태도를 바꿔 2조8,0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재산을 내놓기로 하자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역시 재벌의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회장의 사재출연 발표가 나온 6월30일 이전까지만 해도 삼성측이 인정한 이회장의 재산규모는 최대 5,000억원. 당시 삼성측은 사재출연 논란이 가열되자 재산규모를 이같이 공개하는 대신 “내놓을 수 있는 재산이 얼마 안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상장사 주식과 부동산을 합쳐 약 4,000억원선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기도 했다.

한달사이에 재산 5배이상 늘어나

결국 불과 한달사이에 5,000억원이던 재산이 최소 2조8,000억원으로 5배이상 늘어난 셈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해외에서 발행된 한 잡지가 삼성 이회장 일가의 재산을 18억달러(약 2조1,600억원)로 추정, 물의가 빚어졌는데 이번 사재출연 발표로 이회장의 실제 재산이 이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라고 말했다.

이회장의 재산규모와 함께 이회장이 내놓기로 한 삼성생명 주식의 가치에 대해서도 삼성측은 그동안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말을 바꿨다.

삼성은 이회장의 사재출연 규모를 2조8,000억원으로 발표하면서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를 주당 70만원으로 계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추정액은 5월말 우리사주조합 결성과 관련, 보험설계사와 퇴직 직원들이 우리사주의 배정을 요구할 때의 삼성측 입장과는 큰 차이가 난다.

당시 삼성생명 관계자는 “정확한 금액은 알 수 없지만 주당 30만원 가량으로 보면 적당하다”고 밝혔다. 결국 우리사주 배정에서 제외된 퇴직직원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가를 낮게 평가한 것이다.

삼성생명 주가와 관련, 더욱 극단적인 ‘말바꾸기’는 제일제당과의 분쟁 과정에서 드러난다. 삼성측은 95년 제일제당과 분가문제로 심각한 갈등을 빚었는데 이때 삼성은 제일제당이 보유한 삼성생명 주식(11.5%)을 주당 7만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의했다. 물론 당시 제일제당은 “삼성생명 주식이 7만원이라고 하는데 이는 소가 들어도 웃을 일”이라고 반박했다.

삼성증권주식, 과대평가 지적

한편 이회장이 사재출연을 발표하면서 70만원으로 추정한 것과 관련, 과대평가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는 삼성증권이 내놓은 분석자료의 근거와 평가방법의 적정성이 의심스럽다는 반응이 주류다.

삼성증권은 “주당순자산가치 28만원에 주가대비 순자산가치비율 2.5를 곱해 나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증권분석가들은 “일반적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은 주당순자산을 이용하거나 주당수익이 아니면 미래 현금흐름의 할인을 적절히 혼합하는 것이 보편적인데 삼성증권의 자료는 일방적으로 자신들에게 가장 유리한 주당순자산법만 이용해 계산해 놓았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증권이 기업의 수익력을 나타내는 주가수익비율(PER)도 미국의 우량사들이 평균 17.1배, 증시활황속에 상장사들이 20배정도인데 비상장인 삼성생명의 주가수익비율을 58.3배로 평가한 근거를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 증권분석가는 “97년 회계년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분석했을때 삼성생명의 적정주가는 16만원”이라며 “삼성측이 이회장의 출연규모를 늘리기 위해 주가를 부풀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증권분석가는 “삼성이 일방적으로 주가가 70만원이라고 선언한 뒤 시장내에서의 평가없이 삼성계열 증권사, 주채권은행, 회계법인들을 동원해 모두 70만원이라고 입을 맞추는 것은 한마디로 증시내의 거대한 작전세력의 행태나 다름없다 ”고 혹평했다.

조철환·주간한국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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