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불쾌지수] 상승기조속 비제조업 '상대적 빈곤'

07/28(수) 12:14

올들어 쏟아져 나오는 경제관련 조사자료들은 대전·충남 지역경제에 대해 한결같이 “크게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같은 상승기조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경기회복을 실감하지 못한다는 기업인과 시민들이 아직도 많다. 체감경기와 조사치 사이에 적지 않은 간격이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 대전지점이 최근 대전·충남지역 203개 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기업경기 동향 및 전망’ 자료에 따르면 올 2/4분기중 기업들의 전반적인 경기를 나타내는 업황 BSI(기업경기실사지수)가 108을 기록했다. 업황 BSI가 기준치 100을 상회한 것은 95년 2/4분기 이후 4년만에 처음이다. (BSI=긍정적인 응답업체 구성비(%)-부정적인 응답업체 구성비(%)+100)

또 3/4분기에 대한 업황 전망도 123으로 높게 나타나 올 하반기에는 경기가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대전상공회의소가 조사, 발표한 올 상반기 기업경기와 하반기 경기전망도 대동소이하다. 지역 제조업 경기는 완전히 상승분위기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비제조업보다 제조업계의 생산, 판매, 채산성 등이 크게 개선되면서 경기회복을 빠르게 이끌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반 약한 제조업만 경기회복

그러나 문제는 비제조업계와 영세한 중소기업들이다.

대전지역의 경우 제조업 기반이 취약하다. 대신 건설, 유통 등 비제조업 비중이 크다. 하지만 경기회복은 비제조업보다 제조업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앞서 소개한 한국은행의 조사자료에서 비제조업 부문을 따로 떼내 제조업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명확히 드러난다. 비제조업의 2/4분기 업황 BSI는 건설업 64, 도소매업 82 등으로 전분기보다 높아지긴 했으나 제조업의 108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편이다. 또 비제조업의 3/4분기 업황 전망도 84로 제조업의 123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한국은행 대전지점이 건설업과 도소매업에 대해 별도 조사한 자료에서도 비제조업의 상대적 빈곤이 드러난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올 1/4분기중 건설업의 업황 BSI는 37로 건설경기는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향후 건설경기도 신규수주는 관급공사를 중심으로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채산성은 원자재 가격 상승, 업체간 과당경쟁에 따른 수준단가 하락 등으로 당분간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도소매업 역시 소비위축 등으로 상반기 경기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채산성도 업체간 가격경쟁 심화 및 매출상품 단위당 고정비 부담가중 등으로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자금사정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 대전지점은 이달초 발표한 ‘기업자금사정조사’ 자료에서 2/4분기 제조업의 자금사정 BSI는 119인데 비해 비제조업은 82(건설 65, 도소매 71)로 상대적으로 자금사정이 좋지 못하다고 밝혔다.

대전상공회의소 관계자는 “5월중 어음부도금액을 업종별로 보면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건설업이 39억원으로 전체의 37.9%를 차지하고 이어 도소매·숙박업이 26억원으로 25.2%를 차지했다.

비제조업의 경기회복은 아직 멀어 보인다.

중소기업 자금난 여전

대전지역 경제를 살피는데 또하나 고려해야 할 요소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비중이 압도적이라는 사실이다. 상당수 중소기업들이 아직도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은행 대전지점이 올 2/4분기 기업자금사정(BSI)을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이 105로 대기업의 107보다 낮았다. 이 격차는 3/4분기 전망에 가서는 더 벌어져 대기업은 123인데 비해 중소기업은 106에 불과하다. 대기업은 올 하반기이면 자금사정이 크게 좋아지겠지만 중소기업은 상반기와 별로 차이가 없을 거란 전망이다.

이달 12일에는 세금를 체납하거나 빚이 누적돼 출자 자본금이 기준에 미달한 대전지역 13개 중소건설업체가 무더기로 등록이 말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건설업과 함께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유통업계의 경우도 백화점, 대형할인점 등은 매출이 증가해 자금사정이 다소 나아지고 있으나 재래시장, 슈퍼마켓 등 중소판매점들은 하반기에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소비가 되살아 났다구요? 돈많은 사람들과 백화점 이야기지 우리같은 조그만 상점들은 작년이나 똑같아요. 다들 월급이 팍 줄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데 돈을 쓸 수 있나요.” 아파트단지에서 수퍼마켓을 하는 이장규(52·대전 중구 문화동)씨는 소비심리가 회복됐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직도 영세 중소기업과 서민들에게는 IMF가 끝나지 않았다.

전성우·사회부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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