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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쇼크와 재벌개혁] "우리경제 왜그렇게 망가졌나"

뒤엉키고 있는 한국 경제를 보다 못한 탓일까. 70~80년대 압축 고도성장의 주역이던 재계 원로들이 일제히 쓴소리를 쏟아냈다.

대우그룹이 금융권에서 긴급자금을 수혈받은 직후인 7월22일. 제주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하계 세미나에서 신혁확 전총리, 김준성 전 부총리 등 평소 ‘입 무겁기’로 소문난 원로들이 작심이라도 한듯 다양한 충고를 내놓았다. 원로들은 특히 문민정부 이후 추진된 ‘세계화 정책’과 금융·자본시장개방, 또 정부의 미온적인 대우그룹 처리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최근 이집트에서 열린 전직 정부수반회의에 참석했던 신현확 전 국무총리의 화두는 ‘세계화’였다. 신 전총리는 “이번 수반회의에 참석한 각국의 전직 지도자들은 ‘세계화’에 대해 대부분 회의적이었다”며 “그런 관점에서 볼때 우리는 세계화를 맹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 그리고 국민들은 세계화에 휩쓸려 너도나도 뛰어나갈 일이 아니며 세계화에 어떻게 대응할지 대비책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신 전총리는 이어 “세계화는 다국적 기업들이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면서 개별 국가가 관리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져 생긴 개념”이라고 규정한뒤 “자유무역은 강자의 논리이며 그 극단에 세계화와 헤지펀드가 있다”고 경고했다. 신 전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97년말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국내 금융및 기업시장을 외국자본에 대거 개방한 데 대한 우려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세계경영’을 표방해오다 침몰 위기에 처한 대우그룹의 현재상황을 꼬집은 것이기도 하다.

김준성 전부총리(이수화학 회장)는 대우문제와 관련, “대우의 자동차, 전자, 조선은 우량기업”이라며 “정부가 구조조정 기간을 6개월로 잡은 것은 너무 짧은 감이 있으나 방향 설정이 잘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우중회장만큼 일에 열중한 경영자는 없을 것”이라며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 때문에 대우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전부총리는 또 “기업인들은 축소지향적인 구조조정 보다는 예측불가능한 미래에 생존하기 위해 새로운 사업분야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축소지향적 경향은 결국 국가경쟁력을 고갈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승윤 전부총리도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한 불안하고 불편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이 전부총리는 특히 대우그룹 문제를 조속히 처리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과거 ‘장기대부조합(S&L)’이나 ‘롱텀 캐피털(LTCM)’이 붕괴위기에 처했을 때 정부와 업계가 즉각적으로 나서 파장을 최소화했다”면서 “기아자동차 처리의 잘못을 답습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환·주간한국부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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