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풍향계] '3마리 토끼잡기 포석' 성공할까

07/15(목) 11:42

이번주 정가의 제1 관심사는 국민회의 새 지도부의 시험가동 결과이다. 이 시험가동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의 풍향과 풍속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주초부터 정치권에서는 국민회의 새지도부를 구성하고 있는 면면들의 명세서를 뽑아들고 정치력과 성향, 김대중대통령이 이들에게 기대하고 있는 역할과 미션 분석에 여념이 없다.

김대통령의 이번 당직인선은 크게 3개의 포인트를 고려해서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 내년 총선대비와 자민련과의 내각제문제 매듭, 그리고 정치개혁완수가 그것이다.

김대통령이 총재권한대행에 이만섭상임고문을 기용한 것은 내년총선을 의식한 포석이다. TK(대구·경북)출신인 그를 선택한데는 전국 정당화의 의지가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 현재 여권핵심부에는 김중권비서실장과 박태준 자민련총재가 TK배경을 갖고 있으며 여기에 이대행까지 가세함으로써 TK지역에서 얼마나 여권의 세확장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일부에서는 내년 총선전에 판을 다시 짜는 적극적인 정계개편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권노갑고문의 당무 2선퇴진으로 사실상 동교동계의 최고 실세지위를 굳힌 한화갑의원의 총장발탁은 내각제문제와 개혁추진 양쪽을 모두 겨냥한 인선이다. 한신임총장은 지난 대선전 집권의 방편으로 지역연합론을 내걸어 DJP연대의 이론적 틀을 제공했으며 요즘도 정치현실을 반영한 정파 연대론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자민련과의 직접적인 고리는 없으나 TK, PK지역 인사들과 의외로 인연이 깊어 내각제해법을 찾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당직인선을 계기로 내각제문제 논의 진도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동교동실세들 전면배치, 꼬인 정국 공세적 돌파의도

한총장의 기용과 함께 김옥두의원의 총재비서실장 발탁은 이번 당직인선에서 동교동실세의 전면배치라는 평가를 낳게 하고 있다. 김심이 직접 실리는 동교동 실세들을 내세워 특검제정국을 공세적으로 돌파하면서 정치개혁완수라는 목표도 겨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 된다. 때맞춰 권노갑고문도 당사에 상근키로 해 당에서 동교동계의 이니시어티브가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동교동 내부에서 권노갑고문과 한화갑총장을 두개의 축으로 해서 미묘한 경쟁관계가 형성되지 않느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대야 협상창구인 원내총무는 경선을 통해서 선출되는 절차를 밟게 되는데 3선인 이해찬의원이 추대될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재야개혁파 출신인 이의원은 개성이 강해 대야협상과정에서 어떤 정치력을 발휘할지가 주목되고 있으나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교육부장관 등을 거치면서 나름대로 정치적 역량을 키웠다는 평가도 나오고있다.

국민회의 새지도부는 일단 전당대회까지 당을 관리하는 과도체제적인 성격을 갖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새 체제의 시험가동결과 성능이 나쁘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면 의외로 롱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과 청와대 주변에서는 8월전당대회를 12월로 연기하자는 설이 설득력있게 나오고 있다.

국민회의 새 지도부인선에 대해 자민련은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물론 김종필총리와 이만섭대행은 과거 정치역정에서 좋은 인연만을 맺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김총리는 12일 이대행에 대해서 나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대행이 앞으로 내각제문제를 풀어가는데 큰 걸림돌 역할을 하지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인 것 같다. 자민련 당직자들도 이번 국민회의 지도부면면에 대해서 그리 싫지 않다는 표정이다. 그러나 일부 충청권 인사들은 이대행과 JP가 과거 3공시절부터 껄끄러운 관계였다는 점에서 무언가 복선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안택수대변인은 “장고끝 악수”라고 혹평했다. 특히 이만섭대행에 대해서는 “대행 전문”이라는 딱지를 붙여 이대행이 신한국당시절 자신들에게서 떨어져나간데 대한 앙금을 표출했다.

때문에 국민회의 새지도부가 얼마나 대야관계를 유연하게 풀어갈지에 달려있으나 일단 여야관계의 전망은 그리 밝아보이지만은 않는다.

이계성·정치부차장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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