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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실에서] 말 좀 아낍시다

“안타까운 일이다. 손장관의 사임이 국정의 원활한 운영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국민회의) “현명한 판단이다. 임명될 때부터 오래 못 갈 장관이었다. 늦게나마 민심을 제대로 판별해 제2의 김태정 파동을 미연에 방지하게 되어 다행스럽다. 차후로도 대통령의 편협한 인사정책은 필히 교정되어야 한다.”(한나라당)

“사퇴는 그간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아온 연극인다운 결단으로 손장관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현명한 처신이다. 일차적 원인은 손장관에게 있지만 더욱 본질적인 이유는 공직자로서의 자질과 해당부처의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대통령의 인사방식에 있다. 그같은 인사방식에 변화가 없을 경우 제2, 제3의 손숙장관이 발생할 수 있다. 인사청문회 제도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경실련) “2만달러 수수논란 끝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임한 손장관의 결단을 존중한다. 앞으로 이같은 불미스러운 논란이 재연되지 않도록 부패방지법등 공직윤리에 관한 법적인 기준과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것만이 이번 사태에 대한 올바른 대책이다.”(참여연대)

손숙 환경부장관의 경질에 대한 반응들입니다. 국민회의는 잇딴 악재에 대한 ‘당혹감’이 배어 있고, 공세를 펴온 한나라당은 ‘그 봐라’는 식입니다. 시민단체들은 적극적으로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시민단체들의 활동방향이기도 합니다.

이번 손장관 사태에서 다시한번 ‘일에는 민첩하되 말은 삼가해야 한다’는 공자의 말씀을 되새겨봅니다. 공자는 제자의 질문에 ‘말보다 행동을 앞세우고 실천이 있은 뒤에야 그것에 대해 말한다’고 했습니다. 말만 앞세우고 행동이 뒷받침 하지 않으면 믿음이 없어집니다. 하물며 함부로 하는 말의 폐해는 말할 필요도 없지요. 그같은 사람들이 많은 사회는 불신사회입니다. 불신사회는 갈등과 불안이 지배합니다. 특히 공직자가 신뢰를 주지 못하는 말과 행동을 할 때 그 불신은 급속히 파급됩니다. 온갖 ‘리스트’가 나돌고 있는 것도 불신의 부산물입니다.

현대인들 대부분이 이익에는 아주 민감하면서도 옳고 그름에 대해서는 무신경하다고들 말합니다. 이익을 위해서는 불의를 눈감아주기도 하고 스스로 옳지 않은 일을 서슴치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직자가 도덕성을 잃어버리면 그 폐해는 무엇이겠습니까. 국민(국가)의 이익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앞세우는 공직자, 당리당략만을 꾀하는 정치풍토 때문에 국민들의 신뢰를 많이 잃어버린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손장관은 취임후 연극배우로 있을 때 추진했던 러시아공연을 강행,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장관을 않더라도 러시아 공연만큼은 약속대로 가야한다고 대통령에게 건의해 재가를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그같은 그의 언행이 있은뒤 혹자는 ‘얼마나 갈지 걱정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손장관이 기업인들로부터 거액의 격려금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언론에 대서특필되면서 비난여론이 쏟아지자 ‘돈을 받은뒤 대통령에게 기업인들이 격려금을 주었다고 말씀드렸으며,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말한 것도 공직자로서의 올바른 태도가 아닙니다. 그는 퇴임 기자회견에서 ‘내가 살아온 정서와 공직사회의 정서가 너무 다르다. 모든 면에서 여성이 장관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토로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직자는 남녀의 구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올바른 처신과 정확한 직무수행의 임무만 있을 뿐입니다. 단명한 여성장관들은 ‘이유’가 있어 물러났습니다.

공직자가 되면 공직자로서의 직분에 따라, 주어진 권한에 따라 행동해야 합니다. 공직자에게 주어진 권한은 국민의 이익을 위하는 것입니다. 공직자에게 더 큰 의무와 도덕성이 강조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공직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을 사익을 도모하는데 사용할 때 부정부패는 필연적으로 생깁니다. 공직자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직분에 충실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최근 일련의 고위 공직자 관련 사건들은 이를 간과했기 때문에 빚어진 것입니다. 그런 고위공직자들의 행태는 대다수 선량한 공직자들을 흔들리게 했습니다. 최근 발표된 공직자 10대 준수사항에 대해 ‘더러운 윗물이 마치 아랫물 탓인양’ 돌려 공직자들의 사기를 땅에 떨어뜨렸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또한 불신풍조입니다. 불신풍조가 사라지지 않고서는 나라가 바로 설 수 없습니다. 윗물부터 맑아져야 합니다. 그런후에 아랫물을 탓해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말을 뒤집는 일도 없어져야 합니다. 행동을 앞세우고 말을 아끼면 바로서기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정재룡 주간한국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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