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풍향계] 정계개편, 태풍권 안으로

07/22(목) 16:46

이계성·정치부차장

이번 주 신문과 방송의 주요 정치뉴스는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내각제개헌 연기 협상이 차지할 것 같다. 양당은 19일 8인협의회 첫 회의를 가졌다. 8인협의회는 내각제개헌 연기에 따른 후속 조치 협상을 위해 양당의 3역에 대변인이 참가하는 회의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협상시한을 8월10일께로 잡고 속전속결식으로 쟁점들을 타결해간다는데 의견접근을 본 상태다.

주요쟁점은 크게 4가지다. 첫째 내년총선이후 어느 시기에 어떤 형태의 내각제개헌을 하느냐의 문제. 자민련은 총선직후 바로 내각제개헌에 착수, 가능한한 이른 시일내에 개헌을 마치자는 입장이다. 국민회의는 아직 개헌시기에 대해 분명한 생각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대통령 임기말에 했으면 하는 눈치다. 내각제형태는 독일식 순수내각제와 이원집정부제가 거론되고 있으나 당초 대선합의문에서 합의했던 순수 독일식 순수내각제가 별 이의없이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총리권한을 강화하는 문제는 양측 ‘국무총리의 지위와 권한행사 등에 관한 법률’을 조기에 입법화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두번째는 총선지분 문제. 앞으로 진행될 협상에서 가장 진통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김총리는 당초 연내개헌을 포기 하기전에 총선지분을 확실하게 보장받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내각제 연기의사를 자민련 김용환·강창희의원 등에게 밝혔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국민회의와의 지분협상에서 차질을 빚게 됐다. 지분협상중에서도 특히 서울과 수도권 지분배분이 관건이다. 자민련측은 50대 50까지를 희망하고 있으나 이 지역에서 확실한 비교우위를 점하고있는 국민회의가 순순히 양보할리 만무하다.

셋째는 선거구제 문제다. 공동여당은 중선거구제를 추진하기로 합의한 상태이지만 자민련 내각제강경파를 설득하기위해 소선거구제로 회귀할 개연성이 농후하다. 김종필총리는 이미 충청권 의원들에게 소선구제로 돌아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여권내부에서는 지역구도해소와 함께 내년총선에 어떤 선거구제가 더 많은 의석확보에 유리한지 면밀한 시뮬레이션을 거친뒤 결정해야한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아 귀추가 주목된다.

넷째 공조강화 및 합당문제. 양당이 내년총선에서 어떻게 하면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할 수있느냐, 또 총선후 어떻게 하면 내각제개헌이 가능한 여건을 만들어 가느냐의 차원에서 반드시 풀어야할 문제다. 자민련은 일단 합당방식에는 회의적이다. 그러나 합당한 뒤 JP가 공천권을 쥐는 것이 가장 확실하게 지분을 챙기는 방법일 수 있어 합당이 정면으로 검토될 소지는 있다. 총선전에 합당가능성을 배제할 경우 양당은 연합공천으로 16대총선을 치르기위해 거의 합당수준에 가까운 공조형태를 유지하자는데 의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2+1방식의 정계개편론 실체에 관심 쏠려

양당 협상과는 별도로 연내 내각제 개헌포기에 앙앙불락하고 있는 자민련의 내각제 강경파의 진로도 이번 주 정가의 큰 관심사이다. 내각제 전도사를 자처해온 김용환의원은 지난주 수석부총재직과 당내각제추진위원장을 내놓았고 이인구의원도 부총재직에서 사퇴했다. 강창희원내총무 등 다른 인사들이 뒤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은 탈당은 하지않겠다고 말하고 있으나 상황은 유동적이다. 김총리와 박태준총재가 이들을 어떻게 다독일지가 관심사다.

내각제 연기문제와 관련해 불거진 ‘2+1’ 방식의 정계개편론이 실체를 갖춰갈지도 주목거리.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내년총선을 유리하게 이끌고 그 이후 내각제 개헌여건을 조성하는 차원에서 한나라당내 내각제파들을 견인해 대연합 또는 신3당합당방식의 전국정당 창당을 추진한다는 시나리오다. 이와관련해 한나라당 이한동의원의 동선에 정가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세풍수사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있는 한나라당의 대여 공세도 이번 주 정가에 적지않은 회오리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이회창총재는 지난주에 여야대선자금에 대해 특별검사를 임명해 똑같이 조사하자고 주장한데이어 연내내각제 개헌포기와 관련해 김대통령이 국민에게 신임을 물어야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하지만 검찰은 이번주중 한나라당 서상목의원과 김태호의원을 세풍사건과 관련해 소환조사를 강행할 방침이어서 한바탕 격돌이 예상된다.

탈옥수 신창원이 예보한 정국태풍주의보도 있다. 그는 자신이 인질극을 벌여 강탈한 2억9,000만원의 주인이 정치인인 듯한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가 입을 여는 순간 정가에는 한바탕 회오리가 몰아칠 것이다.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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