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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권력의 그늘’과 추문정치

기자와 역사학자는 확실히 다르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추적보도해 닉슨을 사임케한 워싱턴포스트의 부국장 봅 우드워드는 누가 뭐라해도 기자다. 그는 6월초 그의 9번째 책인 ‘권력의 그늘-다섯명의 대통령과 워터게이트 사건의 유산’을 냈다.

이 ‘그늘’에 대해 보스턴대학의 역사교수인 로버트 다레크(‘미국 대통령들의 업적과 실패’‘린든 존슨과 그의 시대’의 저자)는 주간지인 ‘네이션’에 서평을 썼다. 제목은 ‘추문정치(scandalocracy)’라고 표현했다.

다레크는 “미국인은 공적인물들의 스캔들을 스포츠처럼 입방아 찧기를 좋아한다. 부자건, 유명 인사건 모두 평등하다는 생각에서다. 어느 누구도 누구보다 나을 수 없다는 신념이기도 하다. 이 신념은 달리 표현하면 공직자, 부자, 유명인사와 국민과의 관계를 불안하게 한다. 랄프 에머슨(19세기 미국의 사상가·시인)이 ‘모든 영웅은 마지막에는 혐오의 대상이 된다’고 한 것은 미국의 정치문화를 대변하는 것이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역사학자답게 “‘그늘’이 많이 판매되고 안되고는 큰 문제가 아니다. 이 책은 20세기를 마지막으로 보내는 미국인의 감정이 어떠했는가의 일부분을 문명 기술 역사학자에게 제공할 뿐이다”고 했다. 또 너무나 생생한 사건현장의 묘사에 놀라면서도 우드워드가 불분명한 근거를 갖고 이를 기술한 것은 역사적 자료가 될 수 없다고 혹평도 했다.

그러나 우드워드는 몇가지 ‘밝힐 수 없는 소스’를 빼고는 인터뷰와 정부공문서, 기사철에서 책의 자료를 찾고 있다. 그는 포드와 카터는 두차례나 직접 인터뷰했고 부시와는 서면질의로 답변을 얻어냈다. 레이건은 치매를 앓고 있어서, 클린턴은 추적기자를 적으로 보는 편협된 언론관 때문에 인터뷰를 할 수가 없었다.

어떻든 닉슨이 74년 8월 대통령직을 탄핵 직전 사임한 후 포드가 대통령이 된 다음 25년간 후임대통령들에 대한 추적은 끈질기고 기자로서는 위대한 것으로 비쳐진다.

우드워드는 후임 다섯명의 대통령들이 워터게이터의 ‘악몽’을 잘못 이해한데서 ‘추문정치’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592쪽인 책의 절반 이상은 클린턴의 스캔들에 관련된 최근의 것이다.

또 이 책은 78년 닉슨의 사임후 등장한 독립검사(특별검사)에 관한 법이 어떻게 카터, 레이건, 부시, 클린턴을 닉슨의 워터게이트 악몽(유산)속으로 몰고 갔나를 밝히고 있다.

포드에게 다가온 워터게이트의 ‘유산’은 닉슨의 사면이었다. 포드는 “미국은 워터게이트의 ‘악몽’에서 벗어날 때”라며 닉슨을 사면했다. 그를 몰아낸 신문과 일부 국민, 의원들은 그의 기소를 바랬다. 포드는 ‘닉슨의 유산’을 잘못 해석해 국회에 나아가 스스로 해명해야 했다. 그는 현직 대통령으로 10% 차로 카터에게 대통령직을 내주어야 했다.

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 닉슨의 ‘유산’에서 벗어 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측근인 예산국장 버트 랜스의 처리가 정확치 않은 점은 그의 어머니마저 아들인 대통령이 “거짓말 하지 않는다”고 생각치 않게 했다.

레이건은 이란-콘드라 사건의 무기판매 자금 변용으로 닉슨과 같이 탄핵이 될 것을 무척 걱정했다. 이 ‘악몽’에 시달려 그는 60명의 자체 특별검사팀으로 그의 무관을 수사토록 했다. 그러나 그는 로렌스 월시 특별검사 앞에 치매 상태속에서 “나는 기억이 없소”의 증언을 해야 했다.

부시는 특별검사 월시에게 계속 시달림을 당했다. “내 책상위에 있는 이 사회봉처럼 월시가 부서져 나갔으면 좋겠다”고 까지했다. 부시는 월시 때문에 재선에 실패했다.

클린턴은 94년 6월30일 특별검사법을 재발효시키며 “정부와 국민사이에 신뢰의 기초가 세워졌다”고 성명했다. 케네스 스타는 이해 7월에 특별검사가 됐고 클린턴을 곤경으로 몰아넣었다. 힐러리는 버네트 법률 고문에게 물었다. “왜 ‘추문정치’는 조절될 수 없을까요.” 버네트는 답했다. “92년 대선때 클린턴이 징집기피, 제니퍼 플라워스와의 성관계. 마리화나를 피우기만 했지 마시지는 않았다고 한 거짓말을 신문에 잘못 얘기한 때문입니다.”

우드워드는 결론 짓고 있다. “내전종식, 베트남 패전, 워터게이트로 미국의 정치현실과 대통령의 권한은 달라졌다. 그런데도 다섯 대통령은 워싱턴이나 루스벨트처럼 막강한 대통령이라는 신화속에 있었다. 만약 스캔들이 생겼다는 징조가 있으면 사실을 있는대로 밝혀야 한다. 의문은 자라 의심이 되고 폭로 전쟁이 되고 만다.”

무엇보다 에머슨의 경고처럼 “오늘의 영웅은 마지막에는 혐오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추문정치의 명언임을 명심해야 한다.

박용배(통일문제연구소장)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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