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경기회복, 황소걸음 부동산

07/22(목) 16:43

김선덕·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경기 회복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올 연초만해도 정부 및 주요 연구소에서는 작년의 -5.8% 성장에 이어 올해 2~3% 내외로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관변 및 민간 연구소들은 올해 성장률을 5.4~6.8% 정도로 상향 조정했다. 최근에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성장률을 7.5%까지 올려 잡고 있어 경기 과열 논쟁으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비 증가에 자산 가치 상승도 주요한 요인

이러한 높은 경제성장은 기업의 설비투자보다는 예상보다 높은 소비증가에 의해 뒷받침되어 왔다. 소비증가는 작년에 유보된 소비가 올해들어 경기회복과 함께 일시에 집중된 탓도 있지만, 간접투자 및 외국인 투자확대에 의한 주식 가격 상승, 부동산 가격의 부분적인 회복 등으로 전년에 크게 하락하였던 자산 가치의 회복도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종합주가지수는 연초의 500포인트에서 최근에는 1,000포인트를 넘어서고 있다. 향후 소비증가는 생산증가와 기업의 신규투자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이는 고용증가와 임금의 상승으로 이어져 또 다시 소비를 증가시키는 선순환의 고리를 형성해 하반기 경제성장을 받쳐줄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비록, 유가 및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향후 물가나 금리의 상승 가능성도 없지는 않지만 하반기 이후에도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데에 동의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들어 경기의 급속한 회복과 주식시장의 활황이 부동산시장은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즉, 주식시장에 이어 하반기 이후 부동산 가격이 얼마나 상승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과거와 같이 서울이나 수도권의 일부 지역에서 서울 전역으로, 또 지방 대도시 및 전국적인 상승으로 언제쯤이어질 것인가도 관심사항이다.

아직은 부동산 가격 회복의 초기 단계

우선 최근의 부동산 가격 추이를 살펴보면, 작년 한해동안에 토지 13.6%, 주택 12.4%, 전세 18.4%나 하락하였다. 부동산 가격은 작년 8월을 저점으로 약간의 등락은 있었지만 소폭의 상승세를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토지가격은 1/4분기에 0.35%가 상승했고, 주택가격은 5월까지 전년 말에 비해 전국 평균 2.1% 상승했고, 아파트의 경우에는 4.9% 상승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는 각각 5.7%와 6.1%가 상승했다. 이로 미루어 보면 토지나 주택의 가격은 전년의 하락폭에 비해 아직 회복 정도가 미약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서울의 강남 등 일부 지역과 수도권의 신도시 지역 등의 가격은 IMF전에 비해 80~90% 수준까지 회복됐다.

그동안 주식시장은 국내 경기에 비해 7~8개월 선행하고 부동산 시장은 국내 경기에 1년정도 후행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국내경기는 대략 짧으면 4~5년, 긴 경우는 7~8년을 주기로 순환 변동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순환 변동은 사전적으로 어느 시점에서 정점에 다다랐는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고 사후적으로 판단되는 것이다. 부동산시장이 경기에 후행하는 것은 경기가 활황기에 들어서면서 공장 신설에 따른 토지 수요나 임대사무실의 수요가 늘어나고, 소득증가로 인해서 주택수요가 늘어나면서 토지나 건물의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동산 수요가 단기간에 증가해도 부동산의 특성상 공급은 단기간 내에 증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즉 경기는 정점을 지나도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지속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경기하강이 확인되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수요가 줄어들어 부동산 가격도 하락한다. 이러한 논리에 비추어보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대략 경기 정점후 대략 1년후까지 부동산 수요가 크게 증가해 가격이 급등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국내 경기는 시각에 따라 다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략 작년 3/4분기를 저점으로 해서 회복국면으로 전환되었고 앞으로 2~3년 정도는 상승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로 미루어 보면 최근의 부동산 가격 회복은 아직은 초기단계라 평가할 수 있고 당분간은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미 지난 5월부터 건축허가면적이 큰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토지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가격 차별화 경향은 지속될 것임

다만, 부동산 가격의 회복은 올해내에는 증가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직까지는 국내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본격화하지 못하고 있고, 높은 실업과 소득 양극화로 인해서 주택 수요의 저변이 취약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까지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실수요 증가에 의존하기 보다는 전년의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반등 기대나 일부 여유계층의 수요에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IMF를 겪고난 이후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과거보다 더 환금성을 중요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자산 가치보다는 수익과 현금흐름을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과 부동산 매물에 수요가 집중되는 가격 차별화가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 상승의 전국적인 확산은 과거보다는 더욱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향후 경기 회복에 따른 막연한 가격 상승 기대로 투자를 했다가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와 같이 무조건 사두면 남는다는 사고 방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2000년이후에는 국내 경기 상승세가 지속면서 가격 상승폭은 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의 주택 관련 규제완화나 그린벨트 재조정 등으로 일부 지역의 경우 개발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내재 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해 가격 상승을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거 상승기와 같은 20~30%의 폭등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주택보급률이 전국 평균 92%를 넘어섰고, 지방의 경우에는 이미 100%가 넘은 지역이 다수 있어서 수요 증가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국내 기업들의 대규모 신설 설비투자도 기대하기 어렵고 구조조정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 토지나 상업용 건축 수요도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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