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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반계 'MP3대세론' 확산

박은주·문화부기자

음반사 폴리그램은 연초 음반 부문 사업을 모두 유니버설사에 매각했다. 대형 음반사인 폴리그램을 유니버설이 합병한 격이라 관계자들이 ‘새우가 고래를 먹었다’며 호들갑을 떨 정도로 이 거래는 세계 음반계에서 사건으로 기록됐다. 폴리그램은 딴 생각이 있었다. 빌보드지는 앞으로 폴리그램이 인터넷 업체와 제휴해 MP3전문 업체로 변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음반사로 성장한 폴리그램이 이 정도로 과감히 ‘빅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MP3가 차세대 음향 미디어로 자리를 잡을 것이란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세계 최대의 음악공연저작권 단체인 ‘ASCAP’는 인터넷 사이트 기업인 ‘MP3.com’과 라이선스 계약을 했다. 이 사이트는 8만5,000여 ASCAP 회원 가수들의 곡을 무제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가수와 제작자를 찾아 일일히 음반 사용확인을 받는 번거로움이 없어지므로 유명 아티스트의 신곡을 바로바로 파일화할 수 있다. 여기에 소니 유니버셜 등 레코드업계 빅5는 10월 이전 표준 MP3 사이트를 열기로 합의, 보수적인 음반제작자들 조차 ‘MP3 대세론’에 손을 들어 주었다.

랩그룹 퍼블릭 에너미, 비스티 보이스, 록밴드 레드 핫 칠리 페퍼스, 메탈밴드 데프 레퍼드, 여성 록커 엘라니스 모리셋 등 인기정상의 아티스트들이 앞다퉈 MP3 사이트를 개설한 것도 유무형의 압력으로 작용했을 듯. 아티스트들이 제 나름의 사이트를 만들어 ‘독자행보’를 하는 것을 방치하느니, 적극적으로 MP3시장에 뛰어들자는 현실론이 득세한 것이다.

그러나 MP3가 외국 얘기만은 아니다. 우리나라도 MP3 상업화에서 만큼은 세계 최초의 기록을 양산해내고 있다. MP3의 세계 최초 상업 서비스 개시, 세계 최초의 MP3 플레이어 개발,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의 60% 이상 점유율 등. 비록 가수들이 MP3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방식이 아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MP3의 산업화 수준은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편. 현대 우리나라 4대 PC 통신에서는 MP3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연예제작자협회가 통신사에 서비스 중지를 요구했고, 이에 IP(Information Provider·정보 공급자)업체들은 서울지법에 음악파일전송 서비스 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 IP업체들은 또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나눔 테크놀러지’사가 한국연예제작자협회와 계약을 체결, 독점적으로 MP3 서비스(www.letsmusic.com)를 하고 있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며 제소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레코딩뮤지션협회, 한국저작권협회 등은 MP3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이다. 저작권이나 연주에 대한 새로운 수입원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연예제작자협회는 MP3를 반대하는 걸까. LP를 카셋트 테이프가 밀어내고, 그 자리를 다시 CD가 차지하고 있는 음반 시장의 변화를 보건데 MP3의 시장 지배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음반 시장의 주도권은 음반 제작사가 아니라 인터넷이나 PC통신 서비스 업체로 넘어갈 가능성까지 있다.

그러나 이런 갈등이 쉽게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MP3라는 신매체의 법적 지위가 뚜렷히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 이것이 CD, 카셋트테이프와 같은 1차 복제물이라면 많은 권리는 음반제작자에게 있고, CD보다 후순위인 2차 복제물이라면 저작권(작곡자), 저작인접권(레코드사), 실연권(가수및 연주자)등이 모두 인정된다. 물론 현재 이같은 비율대로 분당 30원(1곡을 다운 받는 데 500원 가량)의 MP3 이용료가 이처럼 분배되고 있으나 MP3의 법적 지위가 확립돼야 권리자간의 밥그릇 싸움을 피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MP3 플레이어나 표준화 방식에서 현재 유지하고 있는 ‘세계 우위’를 일본이나 미국에 추월당하지 않기 위해선 MP3 지위와 저작권에 대한 관련 법률 정비및 표준화방식 채택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MP3란. MPEG(Moving Pisture Experts Group)이 정한 디지털 오디오 규격. 음 하나하나를 디지털화한 후 압축파일로 만들어 인터넷이나 PC통신을 이용해 바로 들을 수 있게 한 것으로 CD로 담아내면 한장에 100곡의 곡을 담을 수 있다. 기계적으로 분석하면 CD보다 음질이 다소 떨어지지만 일반인이 듣기엔 큰 차이는 없다.

ju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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