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주가전망] '절반의 진실'과 '절반의 성공'

08/10(화) 15:04

‘절반의 진실.’언뜻 들으면 3류 멜로영화의 제목같은 말이지만 불행하게도 공신력을 생명으로 하는 증권회사 추천종목과 관련된 말이다.

일반 투자자들이 투자의 지침으로 철썩같이 믿고 있는 것이 ‘증권사 추천종목’이다. 하지만 추천종목중에서 말 그대로 ‘추천’받을 만큼의 수익률을 올리는 것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잘 모르겠지만, 증권사가 추천하는 종목이니까 수익률도 높을 것”으로 짐작하겠지만 실제로는 ‘추천종목’이라는 말 자체가 무색한 경우가 많다. 증권사가 10개를 추천했다면 그중에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종목은 1, 2개에 불과한 형편이다.

50%만이 평균보다 높은 수익

주간한국이 현대, 교보, 대유리젠트, SK, 동양증권 등 내로라하는 증권사가 한국일보 증권면을 통해 7월 한달동안 독자들에게 추천한 32개 종목의 수익률을 8월5일 현재의 주가와 비교해 분석한 결과, 시장평균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린 종목은 전체의 50%인 16개 종목에 불과했다. 특히 일반 투자자들이 기대하듯 평균 수익률보다 월등하게 높은 수익률을 올린 종목은 20%에 불과했다. 요컨대 증권사 추천종목을 참고해 투자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투자자의 수익률 차이가 거의 없는 셈이다.

실제로 주가지수가 1,004.25 포인트였던 7월12일 4개 증권사가 추천한 8개 종목의 주가추이를 보면 한숨이 저절로 나오는 수준이다. 현대증권이 외국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이유로 추천한 SK상사(1만5,500원→1만2,800원·수익률 -17.4%)와 하나은행(1만9,300원→1만2,500원·수익률 -35.2%)의 경우 종합주가지수 하락률(-6.49%)보다 3~5배이상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 동양증권이 내놓은 데이콤(12만8,000원→12만7,000원·수익률 -0.78%), 대동(2만4,250원→1만8,200원·수익률 -24.95%) 등도 저조한 수익률을 올리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같은 결과는 종합주가지수가 1개월동안 23.77포인트 하락한 7월5일(주가 962.84)부터 8월5일(939.07)까지를 비교해도 마찬가지이다. 교보증권이 내놓은 제일약품(-3.9%), 삼부토건(-21.8%)과 대유리젠트의 호텔신라(-19.4%), 현대증권의 LG상사(-16.1%) 등이 시장평균 수익률(-2.47%)보다도 못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한국일보를 통해 추천종목을 발표하는 5개 증권사중 적중률이 가장 높은 곳은 어디일까. 또 반대로 저조한 회사는 어디일까.

동시추천 종목이 더 위험할 수도

증권회사별로 7월 한달동안 추천한 종목이 4~8개로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추천종목의 갯수와 상관없이 단순히 적중률만으로 평가한다면 5개 회사중 가장 성적이 우수한 회사는 대유리젠트증권이다. 대유리젠트증권은 모두 8개 종목을 추천했는데 이중 5개가 평균수익률보다 높은 성적을 거뒀다.

대유리젠트증권 다음으로 높은 적중률을 보인 증권회사는 현대, 교보, 동양증권. 이들은 모두 50%의 적중률을 기록했다. 주목할 것은 교보, 동양증권이 7월26일 동시에 추천한 금양의 수익률이 시장평균(7.58%)보다 10%포인트 뒤지는 -3.48%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거꾸로 생각하면 여러 증권사가 동시에 추천하는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오히려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결론인 셈이다.

5개 회사중 적중률이 가장 떨어지는 회사는 SK증권. SK증권은 7월중 현대정공, 조광피혁, 중외제약, 대한제분 등 6개 종목을 추천했는데 이중 종합주가지수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린 종목은 현대정공과 조광피혁뿐이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SK증권이 7월5일 추천한 조광피혁(7,570원→1만4,600원·수익률 92.87%)이 32개 종목중 가장 높은 92.87%의 엄청난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을 추천한 회사’를 기준으로 증권사를 평가한다면 오히려 SK증권이 단연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고 할 수 있다.

증권사측은 “추천종목은 그 회사의 내재가치와 향후 성장가능성 등을 현 주가와 비교해 선정하기 때문에 단기수익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로서는 증권사 추천종목을 믿기에는 석연치 않고 그렇다고 안 믿자니 마땅한 대안없어 고민스럽기 그지 없다. 조철환기자·주간한국부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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