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소양댐이 더 큰 물난리 막았다

08/10(화) 15:17

이번 폭우기간 서울과 한강하류인 김포지역주민들은 신경은 온통 춘천에 있는 소양강댐에 쏠려있었다.

소양댐을 개방할 경우 김포지역에는 엄청난 양의 물이 하류로 방류돼 이미 농경지를 삼킨 빗물이 한강으로 빠지지 않아 피해 규모가 훨씬 커지기 때문이다.

또 서울시민들도 한강이 위험수위까지 올라가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소양강댐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물 미리 방류, 수문개방 안해

그러나 소양강댐은 7월30일에서 4일 새벽까지 무려 10억톤의 물을 완벽하게 가둬놓은채 끄떡도 하지 않아 한강수계 댐들중 맏형 역할을 톡톡히 했다.

연천댐이 3년만에 다시 무너져 파주지역 일대를 물바다로 만든 반면 소양강댐은 집중호우에도 불구하고 서울지역을 물난리에서 보호해준 일등공신인 셈이다.

7월30일 당시 소양강댐은 장마에 대비, 물을 미리 방류해 몸무게를 줄인데다 계속된 마른장마로 수위가 만수위보다 34㎙가 낮은 164㎙인 상태에서 5일동안 상류지역인 인제와 양구지역에 내린 500~700㎜의 집중호우를 넉넉하게 소화해 냈다.

소양강댐의 수위는 4일 오전6시께 제한수위인 185.5㎙를 넘어 186.55㎙까지 넘어서기도 했지만 태풍 ‘올가’가 소멸되면서 수위가 곧바로 떨어졌다.

그러나 예년처럼 장마전인 7월말 적정 발전방류를 위해 170~180㎙대에 수위를 맞춰 놓았다면 만수위(193.5㎙)는 물론 홍수위(198㎙)에도 육박, 수문개방으로 한강유역에 엄청난 홍수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95년 8월 한강 대홍수 때 소양강댐은 제한수위를 넘자 3일간 초당 3,000톤씩 7억7,000만톤을 방류하는 바람에 서울 일부 지역이 물난리를 겪기도 했다.

90년 9월 11일에는 댐수위가 사상 최고치인 197.99㎙를 기록하고 수문을 개방했으며 개방후에도 상류에서 유입되는 물의 양은 초당 1만톤인데 비해 최대방류량은 ,000톤에 불과해 1~2일간 비가 더 내렸으면 댐 정상 203㎙를 넘길 뻔하기도 했다.

당시 춘천시민들 사이에서는 댐이 붕괴되면 해발 301㎙의 봉의산이 물에 잠긴다는 소문이 나돌아 일부 시민들이 대피하는 소동까지 빚기도 했다.

이밖에 84년에도 예기치 못한 폭우로 수위가 만수위에 30㎝ 모자란 197.79㎙에 육박, 춘천은 물론 댐하류 지역 주민들을 불안케 하기도 했다.

소양댐의 유역면적은 서울시의 4.5배인 2,703㎢로 총저수용량은 29억톤이며 수문 5개를 모두 개방, 방류할 경우 최대 방류량은 5,500톤이다.

한강 홍수조절 최후의 보루

그동안 소양강댐이 방류를 하면 북한강 수계 상류의 화천댐과 춘천댐이 방류량을 줄이고 하류의 의암댐과 청평댐 등은 늘리며 하류지역 수위변동을 조절했다.

그러나 집중호우로 이들 댐 수위가 만수위에 육박해 소양강댐 방류시 방류량을 조절하기 곤란할 정도로 홍수조절 능력을 상실할 경우 하류지역에 미치는 물의 양은 엄청나 특히 서울지역은 물난리를 겪을 수 밖에 없다. 소양강댐에서 방류하는 물은 약 20시간후면 서울 인도교에 도착하게 된다.

소양댐은 73년 완공된 이후 81년 처음 수문을 개방했으며 84년과 87년 각 1차례, 90년 홍수때 3차례, 95년 1차례, 98년 1차례 등 모두 8차례에 걸쳐 수문을 개방했으며 수문개방때마다 장관을 이뤄 관광객들이 몰려들기도 한다.

소양강댐은 올해 마른장마가 지속될 때는 내년 용수공급을 걱정할 정도로 애를 태웠으나 이번 집중호우로 용수부족걱정을 말끔히 해결했으며 한강 홍수조절의 최후 보루라는 안팎의 인식을 새롭게 하는 효과를 거뒀다.

또 10억톤의 물을 확보해 4.3톤의 물로 1㎾의 전력을 생산, 34원에 판매한다고 볼때 60억원 이상의 불로소득(?)도 올리게 됐다.

배연해·주간한국부 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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