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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세상이 다가온다] 잘 만든 로봇, 돈벼락 내린다

지난해 6월초 일본 소니사는 실험용으로 개발한 강아지 로봇 ‘아이보’를 개당 25만엔(약 250만원)에 판매한다고 인터넷 쇼핑물에 올렸다. 기쁠 땐 꼬리를 치며 장난을 치고 화가나면 고개를 떨군 채 슬픈 표정을 짓는 다소 어설픈 장난감 로봇. 너무 고가인 탓에 ‘혹시나’하고 우려했던 소니사 관계자들은 그만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20분도 안돼 매진 사례. 그리고 이들은 ‘바로 이것이다’며 무릎을 쳤다. 3~4년전 일본에 몰아쳤던 ‘다마고치 열풍’이 번뜩 떠오른 것이다.

로봇은 21세기 과학기술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물론 산업 현장에서 인간의 단순 노동을 대신하는 1차원적인 수치제어식 산업용 로봇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과 함께 생활하며 인간의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분담해 줄 수 있는 고도의 지능과 실용성을 지닌 ‘휴먼 로봇’을 말한다. 물론 아직까지 투자 비용에 비해 겉으로 드러나는 결실은 그리 크게 않다. 그래서 주로 정부 차원에서 기초과학의 일부로만 다뤄져 온 것도 사실이다. 그것도 90년대 들어서야 비로소 조금씩 눈이 뜨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로봇산업의 잠재적 부가가치는 가히 천문학적이다. 로봇의 근본 개념은 ‘인간을 닮은, 인간을 위해 일하는 피조물’이다. 인간이 있어야 할 곳에 대신 있어야 하는 것이 로봇이다. 당연히 응용 분야가 무긍무진할 수 밖에 없다.

현재 로봇산업의 가장 큰 부담은 역시 기술력 부족이다. 일반인들의 상상력은 ‘로봇 태권 V’를 지나 사이보그 같은 최상의 단계에 도달한지 이미 오래전이다. 하지만 현실은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가 5년간 80억원을 투입해 세계에서 두번째로 선보인 휴먼 로봇 ‘센토’도 네발로 1㎙를 가는데 1분여가 걸릴 정도로 미숙아에 불과했다. 지능은 3세 정도의 유아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최근 로봇 벤처사업이 차세대 유망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현재의 수준에서 ‘스스로 보고 감지할 수 있고 반응할수 있는’능력만 부여하면 상상을 초월한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분야가 많다는 것이다. 이것을 확인시켜준 계기가 된 것이 일본 소니의 ‘아이보’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로봇산업은 일본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에서만 주로 국책 사업으로 추진돼 왔다. 투자액을 단시일내 회수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이보’ 이후 일반 기업들이 그 가치를 인식하고 로봇 사업에 발을 들여 놓기 시작했다. 벤처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의 초기 단계에 계획하고 있는 것은 초기형태의 서비스 로봇이다. 예를 들어 센서와 인식 시스템 등 시각 기반 제어 알고리즘과 목표 추적 시스템, 그리고 그리 난해하지 않은 각종 기능장치 등을 부착해 만들 수 있는 인텔리전트 토이, 기존의 기능에 영상인식장치 등을 장착한 무인 청소기, 또 아이들을 돌봐주고 집을 지켜주는 하우스키퍼 로봇 등이 초기 상품화의 대상들이다. 이것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드는데다 대량생산도 가능해 상품성이 충분하다. 더구나 서비스 로봇은 기존의 단순 기계제품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이윤이 많이 남아 시장전망도 밝다고 할 수 있다.

올해 4월 국내 첫 로봇 벤처기업인 ㈜로보티즈를 설립한 김병수(30)대표이사는 “서비스 로봇산업은 아직 세계적으로 그리 주목받지 못했지만 21세기에는 최고의 벤처사업으로 떠오를 것이 분명하다”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에서도 뒤지지 않을 정도의 기술력을 지니고 있어 이 분야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보티즈는 로봇축구 월드컵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고려대 졸업생과 석·박사 과정에 있는 4명이 주축돼 만들어진 로봇 벤처기업. 현재 ㈜로보티즈는 상품화 1단계로 로봇의 주요 부품인 영상처리 보드, 스피드 돔 카메라 등을 개발해 판매중이다. 그리고 내년초에 10만원대의 음성인식 장난감인 인터액티브 토이를 개발, 시장에 공급하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90년대 중반부터 로봇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한 정부도 지난해부터 몇몇 대기업들과 손을 잡고 서비스 로봇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정부는 98년부터 2003년까지 로봇을 국가중점연구사업의 하나로 선정하고 총 100억원 연구비를 투자하고 있다. 민간 기업으로는 현대중공업이 KIST와 철골용접공사에 활용될 도우미 로봇을 연구중에 있고, 삼성전자는 KAIST와 장애인용 의료 로봇 제작에 들어갔다. 민간 기업은 이 사업에 총 50억원을 투자한다.

과기처 로봇 담당 손관용사무관은 “로봇 기술은 첨단·종합 기술이 뒷받침돼야 꽃피울 수 있는 분야인데 아직 국내기술은 시작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로봇 기술 개발은 속성상 장기사업인 만큼 국가는 기초 연구지원에, 민간은 이를 실용화할 수 있는 분야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하는데 우리 실정은 아직 그렇지 못한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현재 국가와 민간기업이 추진하는 분야는 단기간에 상품화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그러나 보건·의료 분야같이 인간 생명에 관련된 것이나, 원전내 방사선 제거와 우주 항공분야 같이 인간이 하기 힘든 극한 작업에 투입될 로봇 개발은 일단 성공만 하면 그 활용도는 엄청나다.

미국 MIT공대 인공지능연구소 로드니 브룩스교수는 최근 팔로 물건을 잡고 고개도 끄덕이는 실험용 휴먼 로봇 ‘COG’를 개발했다. 브룩스교수는 앞으로 ‘COG’에게 행복감과 슬픔, 분노와 피로 등 인간의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고 남녀 성별도 구분할 수 있는 기능을 부여할 계획이다. 그러면서도 본인은 정작 “내 생애에 인간과 유사한 로봇을 보기는 힘들 것 같다”며 로봇 제작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앞으로 20년이 지나 현재의 청년들이 중년이 넘어설 무렵이면 실버로봇 하나쯤은 장만해 노후에 대비해야하는 세상이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송영웅·주간한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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