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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화교들] "자장면장사도 하기 어려워요"

한국화교들은 8월10일 전국 지역대표회의를 열고 한국과 대만간 직항로 개설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채택했다. 김종필 국무총리와 샤오완장(蕭萬長) 대만 행정원장에게 양국 국적 항공기가 운항될 수 있도록 하소연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서울과 타이베이(臺北)간에는 타이항공과 캐세이퍼시픽 등 외국 항공사가 운항하고 있지만 승객 증가추세를 따라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 이같은 사정 때문에 항공사측의 항공료 인상 등 횡포가 잦고 양국간 교류증진도 방해받고 있다는 것이 화교들의 주장이다.

유국흥(劉國興·50·유통업) 서울화교협회 회장은 “한국과 대만이 단교한 지 7년이 됐지만 아직 복항(운항재개)이 되지 않고 있다”며 “이것은 다른 국가들이 단교 3~5년 이내에 복항한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말했다.

직항문제는 현재 양국간 현안이긴 하지만 외교적 문제가 얽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관계자들은 직항이 성사될 경우 단순한 관광객 증가를 넘어서는 경제교류 활성화를 가져올 것이라는데는 동의하고 있다.

유회장은 차이나타운을 조성하는 것도 화교들의 바램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 차이나타운이 조성된다면 혈연적·문화적 친근성에 쉽게 이끌리는 중국계 관광객들의 수가 급증하고 외화획득에도 큰 몫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화교들은 인위적인 차이나타운 조성은 난센스라고 말하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차이나타운을 만든다 해도 이미 각지에서 자리잡은 마당에 기존 사업을 그만두고 입주할 화교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중문화예술교류협회의 국백령 부회장은 현재 화교들은 이미 위축될대로 위축돼 화교사회를 재건하는 것 자체도 어렵다고 말한다. 국씨는 91년 ‘우리는 왜 자장면 장사밖에 할 수 없는가’라는 제목의 월간지 기고문을 통해 한국의 과도한 외국인 규제조치를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현재 사정이 더 악화해 화교들은 자장면 장사도 하기 어려운 형편에 처했다”고 토로했다. 돈있는 화교들은 대부분 떠나고 대다수 남은 사람은 떠날 능력도 없다는 것. 그는 “자장면 장사도 대부분 한국인에 뺏기고 화교들은 한국인이 경영하는 중국집 주방장으로 전환해 버린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92년 한·중수교 직후 붐을 이뤘던 화교들의 보따리 장사도 현재는 한국인들에게 거의 자리를 내줬다고 한다. 길은 화교들이 닦았지만 기술과 자본력이 부족한 바람에 밀려났다는 것이다. 배연해·주간한국부 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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