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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재벌들, "너도 나도" 카드사업 채비

재벌의 ‘팽창욕(膨脹慾)’은 그 끝이 없는 걸까. 신용카드 사업이 소위 ‘남는 장사’라는 사실이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이후 경험적으로 확인되면서 현대, SK, 롯데그룹 등 재벌들이 호시탐탐 신용카드업 진출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비록 8월15일 김대중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재벌의 금융지배에 일침을 가한뒤 부터는 겉으로 숨을 죽이고 있지만 알짜배기 사업인 카드업 진출에 대한 재벌그룹의 욕망은 그야말로 용암처럼 들끓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이후 공식적으로 카드업 진출을 선언한 현대, SK, 롯데 등 3개 재벌그룹은 허가권을 쥐고 있는 금융감독위원회가 ‘OK’싸인만 내리면 곧바로 영업에 나설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다.

이중에서도 카드사업 진출을 위해 회사이름까지 ‘현대할부금융’에서 ‘현대캐피탈’로 바꾼 현대가 가장 앞서가는 곳. 카드업 진출을 위해 별도의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고 있는 현대캐피탈은 전산장비, 인원충원 등 사실상 내부적인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이다. 롯데와 SK역시 “카드업 진출시기는 정부의 허가일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하고 있을 정도로 내부정비를 마쳤다.

그동안 과소비 조장, 과당경쟁 등을 이유로 이들 3개 재벌계열사의 진출을 반대했던 기존 업체들도 “2000년부터는 새로운 재벌그룹 카드회사가 출현할 것”이라며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미 인허가 사항을 모두 충족하고 있는 롯데할부금융과 달리, 현대캐피탈과 SK캐피탈은 그룹의 부채비율이 98년말 현재 200%를 초과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안으로는 금감위로부터 인허가를 받기가 곤란하지만 99년말 부채비율을 충족할 경우 2000년 3월 이후에는 영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재벌계열 카드회사의 한 관계자는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할 때 현대, SK, 롯데그룹 모두 2000년 2·4분기부터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며, 인력스카웃 및 유치영업은 99년 하반기에 인가획득이 예상되는 롯데에서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들 재벌계열 3개회사가 신규진입할 경우 카드업계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그 누구도 결과에 대해 정확히 장담할 수는 없지만 신규 진입자들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카드업계에 또다른 대전(大戰)이 불가피하며 이 과정에서 몇몇 회사는 군소회사로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미 기존 카드업계에서 BC, 국민, 외환카드 등 은행계열 카드회사를 발빠른 영업전략으로 압도하고 있는 삼성, LG카드 등의 성장과정은 새로운 재벌 카드회사의 진출이 업계에 불러일으킬 소용돌이를 짐작케 하기 충분하다.

91년말 카드회원 기준으로 업계 선두인 BC카드(561만7,000명)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던 삼성카드의 경우 6월말 현재 BC카드의 73%수준인 860만명까지 회원수를 불렸다. 마찬가지로 91년말 88만5,000여명에 불과했던 LG카드의 회원수는 8년만에 10배 가까이 불어난 857만명에 달했다.

반면 91년까지만 해도 업계의 2, 3위였던 국민, 외환카드 등은 비록 100~200%에 달하는 회원 증가율을 보이기는 했지만 삼성과 LG카드 등 재벌 계열사의 맹추격에 덜미를 잡혀 각각 4, 5위로 주저앉았다.

삼성과 LG가 짧은 시간에 은행계열 카드사를 따라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너무나 단순하다. 보수적인 은행계열 카드사들과는 달리 이들 두 회사는 계열사의 물량지원을 받아 세를 불려나가는 한편 이전까지는 카드업계에서 생각조차 하기 힘들었던 다양한 제휴카드를 선보였다.

예를 들어 카드 사용액의 최고 8%까지를 포인트로 적립, 삼성자동차를 구입할 때 100만원까지 할인하는 혜택을 주던 ‘삼성자동차 카드’나, LG카드가 ‘삼성자동차 카드’에 대응해 포인트 적립한도를 300만원까지 올린 ‘하이카드’를 내놓은 것은 당시 카드업계에는 충격적인 상품이었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재벌계열 카드사들의 경쟁이 신용카드 회원들에게는 결국 이익이었다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조철환·주간한국부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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