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불안하다] 안팎으로 '휘둘리는' 물가

08/31(화) 14:46

‘내우외환(內憂外患)’

‘불행은 항상 겹쳐서 들이닥친다’는 말처럼 한국 경제가 ‘물가관리’라는 측면에서 안팎으로 불안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농산물 가격의 폭등과 함께 기름값과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조짐을 보인면서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대외 의존도가 더욱 높아진 우리 경제의 앞날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하반기 물가전망에 가장 큰 그림자를 드리우는 대외 요인은 무엇보다도 유가(油價). 연초까지만해도 배럴당 10달러선에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합의 이후 심리적 저지선인 20달러선을 넘어섰다. 8월16일 기준 현물가격은 미국 텍사스 중질유(WTI)와 브렌트유가 각각 배럴당 21.5달러, 20.4달러를 기록했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권 수요가 많은 두바이유도 배럴당 19.3달러를 넘어섰다.

비철금속 등 기타 원자재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비철금속 시장을 주도하는 전기동의 톤당 가격은 99년 3월 평균 1,378달러에서 7월말 1,639달러까지 상승했다. 7월중 알루미늄 가격도 6.7% 상승했으며 니켈은 9.5% 올랐다. 3월중 63.4까지 떨어졌던 이코노미스트(Economist)지의 비철금속지수는 8월 들어 평균 73.9까지 회복했다.

그렇다면 이같은 대외 원자재 가격의 급등은 한국 경제, 특히 물가부문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석유를 수입해야 하는 ‘비(非) 산유국’이라면 유가상승은 필연적으로 경상수지를 악화시키고 물가상승을 유발하지만 우리 나라의 경우 선진국뿐아니라 개도국 중에서도 석유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보다 직접적이고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게 된다.

유가상승, 소비자 물가인상 압박

LG경제연구원의 윤종일 연구원은 “산업연관표를 이용하여 원유가격 상승이 생산비용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해본 결과 원유가격이 10% 상승하면 생산자 물가는 비용측면에서 평균 0.36%의 상승요인이, 소비자물가는 이 보다 낮은 0.22%의 상승압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19달러에 육박한 유가가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하반기 국내 원유도입단가가 지난해보다 60%이상 상승하는 것을 감안하면 유가상승으로 소비자물가는 1.3%, 생산자물가는 2.2%의 상승압박을 받게 된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이는 올해 정부의 물가상승률 예상치가 2%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엄청난 충격인 셈이다. 실제로 국제유가 급등의 여파는 곳곳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데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한달동안 수입물가가 0.9%상승했으며 특히 원자재와 소비재 수입물가는 각각 1.3%, 0.2%가량 올랐다.

물론 유가와 국제 원자재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정부의 입장은 낙관적이다. 유가와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미 시장에 반영이 됐으므로 물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민간 연구기관의 발표는 과장됐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국민들로서는 이번에도 정부의 장담을 믿고 기다리는 수 밖에는 없을 것 같다.

원유가 10% 상승시 산업별 물가상승 효과

(단위:%P)



 생산자 물가 0.37 

 소비자 물가 0.22 



 석유제품 5.19 

 화학제품 0.45 

 전력 가스/수도 0.42 

 운수 및 보관업 0.41 

 비금속광물제품 0.41 

 음식점/숙박업 0.20 

 광산품 0.18 

 제1차 금속 0.11 

 도소매 0.10 

 건설 0.10 

 농림수산품 0.09 

 은식료품 0.09  

자료: LG경제연구원

조철환·주간한국부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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