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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향계] 국정조사, '마지노선' 넘을까

이번 주 정가의 핵심현안은 단연 19일부터 시작되는 검찰의 파업유도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대전조폐창 등 현장실사를 거친뒤 다음주인 26일부터 국회에서 증인들을 대상으로 한 청문회가 진행된다. 국정조사는 과거 5공 청문회나 한보청문회, 올해초 경제청문회 등이 그랬듯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일종의 ‘정치쇼’적 성격을 띠고있는 것이 사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 자당의 이미지 제고와 향후 정국의 주도권 장악을 위해 총력을 쏟아 대회전에 임할 수 밖에 없다. 조사를 통해 어느 정도 진상이 드러날 지도 관심이거니와, 그동안 정국반전을 위해 절치부심해온 야당의 ‘창’을 여당의 ‘방패’가 어느정도 막아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국민회의의 입장은 검찰의 자체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은 거의 다 드러난 만큼 야당의 불필요한 정치공세 차단에 주력한다는 방침. 다만 검찰수사에도 불구하고 진형구 전 대검공안부장의 단독범행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재확인과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 등 상부 보고라인 점검은 조사상 필요한 과정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여기까지다. 국민회의는 야당이 검찰 선을 넘어 청와대 등으로까지 공세를 확대할 경우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방침이다.

자민련도 내심 새로운 사실이 더 밝혀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경쟁력이 있는 충북 옥천조폐창을 경산조폐창으로 통폐합한 경위 등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을 집중추궁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안의 성격상 당연히 수세적 입장이 될 수 밖에 없다는데 여당의 고민이 있다. 국민회의 특위 관계자는 “이번 청문회는 우리로서는 잘해야 본전”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파업유도가 진 전 대검공안부장의 단독범행이 아니라 공안대책협의회를 중심으로 공권력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사실’을 반드시 규명해 내겠다고 벼르고 있다. 또 조폐공사 이외에 장은증권, 서울지하철, 만도기계 등 다른 구조조정 및 빅딜 사업장에서도 파업유도가 광범위하게 이뤄졌을 것으로 판단, 이를 밝혀내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를 위해 정책위 전문위원 등 15명으로 테스크 포스(task force)를 구성, 거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나라당, 의욕 불구 조사에 한계 느낄 듯

그러나 한나라당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조사의 주 대상이 검찰 등 공안기관이어서 부담이 적지 않은데다, 이들 기관의 내부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자료접근 또한 쉽지않기 때문이다. 특위 간사인 김문수의원은 “그동안 국회 본회의나 예결위 질의, 상임위 활동 등을 통해 10여차례 이상 이들 기관에 성실한 자료제출을 촉구했으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어려움을 털어 놓았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은 노조와 시민단체, 공직사회 내부의 제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 주의 또다른 정치적 변수는 제207회 임시국회이다. 한나라당이 지난주 소집요구서를 제출함에 따라 17일부터 임시국회가 다시 문을 열지만 여당이 이에 불응키로 함에 따라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나라당의 소집요구 명분은 206회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무산된 김종필총리 해임건의안을 재제출하고 여전히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특검제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것. 그러나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야당이 세풍사건과 관련한 검찰 수사를 차단키 위한 ‘방탄국회’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판단, 절대로 응할 수 없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제207회 임시국회는 문만 열어놓은채 공전을 계속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치에서 속단은 금물. 여당측으로서는 다음달 10일부터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내년 예산과 정치개혁을 비롯한 각종 개혁입법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야당측을 달래야 할 필요성도 있다. 이와 관련, 국민회의 박상천총무는 지난주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는만큼 여야 관계도 원만하게 풀어나가기 위해 양보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간에 사실상 타결을 봤다가 막판 이견으로 도입이 무산된 ‘파업유도 및 옷 로비사건’과 관련한 특검제법안도 당연히 주요현안으로 계속 내연할 것이다. 한나라당이 207회 임시국회 소집사유로 특검제 문제를 명시했고 국민회의도 “대국민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입장을 천명, 양쪽 모두 협상의 여지를 열어놓고 있다. 따라서 여야의 물밑 협상을 거쳐 여당이 207회 임시국회에 전격 등원, 극적인 타결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한나라당이 특검제를 총선전략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할 경우 협상은 완전히 물건너가게 된다. 이준희·정치부 차장 jun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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