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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향계] 청문회에 쏠릴 눈과 귀

이번 주는 청문회 주간이라고 할 만하다. 25일까지 옷로비의혹사건과 관련한 증인·참고인 신문이 진행된데 이어 26일부터는 조폐공사파업유도의혹 국정조사의 증인·참고인 신문이 시작된다. 올 상반기 정국에 A급 태풍을 몰고 왔던 두 사건의 주연과 조연들이 직접 증언대에 서는 것이어서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여기로 쏠리고 있다.

여야는 이 청문회가 향후 정국주도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증인과 참고인들로부터 유리한 증언을 이끌어 내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국회 법사위의 옷로비의혹 증인신문에서 여당의원들은 이 사건이 ‘실패한 로비’였거나 강인덕 전통일부장관의 부인 배정숙씨가 단독으로 저지른 ‘실체없는 옷값 대납 요구’였음을 부각시키기 위해 애를 썼다. 여당측은 이번 증인신문이 그동안 실체없이 부풀려졌던 의혹을 벗기는 전화위복의 효과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의원들은 이 사건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조직적인 축소·은폐의혹을 제기하며 김태정 전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씨, 강인덕 전장관의 부인 배정숙씨, 신동아그룹 최순영회장의 부인 이형자씨를 상대로 집요한 질문공세를 폈다.

진실규명보다는 정치공방에 치우친 듯

야당측은 또 사직동팀이 내사착수 시점을 늦춰 발표하는 등 연씨를 보호하기 위해 치밀한 시나리오를 짰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의상실 라스포사의 정일순사장이 김대중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여사의 의상코디 역할을 했다는 점을

들어 의혹의 확산을 시도했다. 이에 대해 여당의원들은 근거없는 정치공세로 일축했다. 이형자씨측에서 정사장을 통해 로비를 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는 모르나 실제로는 연정희씨는 물론 이희호여사와 로비자체는 전혀 무관하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옷로비의혹에 대한 법사위의 청문회는 실체적 진실 규명보다는 정치공방에 치우쳐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지 못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옷로비의혹사건의 청문회가 사건의 실체보다는 ‘선정성’에 치우친 측면이 강했다면 26일부터 시작되는 조폐공사파업유도의혹 청문회는 권력기관의 비리를 캐는 조사여서 보다 무게가 느껴진다. 증인과 참고인도 당시의 김태정 검찰총장 진형구 전대검공안부장 이기호 전노동부장관(현 청와대 경제수석)과 전현직의 검찰간부들을 포함해 42명에 이르는 매머드 청문회다.

이 청문회의 핵심포인트는 조폐공사의 파업유도에 당시 검찰수뇌부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의 여부, 그리고 청와대의 사전인지여부 등이다. 검찰이 국정조사에 앞서 자체적으로 실시한 수사가 공정했는지의 여부도 중요한 포인트다. 검찰의 신뢰성을 검증하는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당측은 일단 검찰수사결과대로 진형구 당시 대검공안부장이 고교동문사이인 강희복 조폐공사사장과 벌인 ‘1인극’이었음을 부각시키는데 애를 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나라당측은 김전총장 등과 진전공안부장 등을 상대로 ‘파업유도기획’을 사전에 김전총장이 보고받았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을 계획이다. 김전총장은 정치인 사정, 이회창총재와의 악연 등으로 총장재직시에 이어 법무장관으로 발탁된 뒤에도 한나라당의 주요 공격타깃이었던 탓에 증언대에서 야당의원들로부터 호된 공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수사결과에 불만을 품고있는 진형구씨가 증언대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진씨는 기자들에게 문제의 발언을 하지않았다고 주장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당시 진씨의 말을 들었던 언론사 기자들도 참고인에 포함돼 있어 진씨와 이들 기자들간의 공방도 예상된다.

이같은 청문회 정국속에서 하반기 정국의 최대 화두인 신당창당움직임은 당분간 물밑으로 잠수하는 국면을 맞을 것 같다. 여야 공히 인물 영입 등 구체적인 작업이 진척되지 않고 있어 창당의 실질적인 진도가 나가기 어려운 탓도 있다. 이와중에 자민련의 내부갈등 수습여부는 여전한 관심사다. 자민련내 내각제 강경파로 DJP의 연내 내각개헌 유보결정에 반기를 들었던 김용환의원이 지난주 귀국,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계성·정치부 차장 wsk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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