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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해체한 첫 대통령이 되겠다"

“우리 경제의 최대 문제점인 재벌의 구조개혁 없이는 경제개혁을 완성시킬 수 없다. 이제는 시장이 재벌구조를 받아들이지 않는 시대다. 앞으로 무한경쟁의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벌의 집단이 아닌 개별기업이 독자적으로 세계 초일류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김대중대통령이 8·15경축사에서 천명한 재벌대책이다. 현행 재벌체제를 소그룹 또는 독립기업으로 해체해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의 천명이다. 구조조정이 가장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재벌의 간담이 서늘해질 수 밖에 없다.

재벌해체는 투명성제고, 상호지급보증 해소, 재무구조의 개선, 업종전문화, 경영진의 책임강화 등 5대 개혁의 대원칙을 금년까지 마무리하는 한편 재벌의 금융지배를 막고 순환출자·부당내부거래 억제를 통해 자연스럽게 유도한다는 것이 대원칙이다.

5대재벌 금융시장 지배 적극 차단

이에 따라 정부는 특히 5대재벌이 갖고 있는 계열 금융기관이 금융시장을 지배하는 것을 적극 차단할 것으로 보인다. 5대 재벌 소속 금융기관은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상대적으로 우수한 신용도와 주가상승세를 바탕으로 급속히 성장했는데 이에 따른 건전성 감독이나 경영책임을 묻는 구조는 상대적으로 미진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현재 10%로 돼있는 자기계열 주식투자한도를 축소하고 동일계열에 대한 규제 개념을 확대, 실질적인 지배관계가 있는 관련 계열사들에 대한 투자도 한도를 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금융기관의 투자원칙을 투자자에게 공개, 투자자들이 이를 감시하며 자기책임하에 투자하는 원칙을 세워나갈 방침이다.

순환출자·부당내부거래 억제는 어느 단계의 고리를 끊어야 할지를 설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직접적인 규제는 어려운 실정이나 대신 재벌들의 출자총액을 제한함으로써 유사한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2월 폐지한 출자총액 제한제도의 부활문제를 검토하고 있어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조기부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초부터 계좌추적권을 보유, 부당내부거래 조사에 한층 활기를 띠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강도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변칙상속·증여의 차단을 통해 부의 과도한 편중현상을 해소하고 재벌들의 거액상속 억제를 통해 부의 세습을 막는 방안도 적극 추진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상속세 최고세율을 현재의 45%에서 50%로 높이는 방안, 공익법인을 통한 증여세 회피차단, 과세시효 연장, 비상장주식 평가방법 개선 등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 5% 이상 대주주가 3년간 누적해서 주식을 1% 이상 양도할 때 양도세를 20% 매기는 주식양도세 과세도 강화, 주주비율을 낮추거나 절대양도가액을 설정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중산층 중심의 경제체제 구축

김대통령의 이같은 재벌개혁의 기조에는 중산층을 중심으로 한 경제체제의 구축이라는 큰 목표가 깔려 있다.

이는 김대통령이 금융 기업 공공 노동 등 4대부문 개혁과정에서 실직, 소득감소 등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 중산·서민층에 대한 지원과 배려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밝힌데서 잘 드러난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통해 최저생계비 이하 소득의 국민들에게 생계, 교육, 의료 등 기본생활을 보장하고 근로능력과 의욕이 있는 국민에게는 직업훈련과 평생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노인, 병약자, 소년·소녀가장·장애인, 농어민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리겠다고 천명했다. 또 금융소득종합과세를 부활하고 음성·탈루소득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물으며 변칙적인 상속과 증여를 차단하는 등 공평과세체제 구축에 나서 저소득자와 고소득자간의 조세부담에 형평성을 꾀하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대통령은 이같은 개혁과 중산·서민층 보호정책을 펼쳐 1인당 국민소득이 내년 1만달러, 2002년에는 1만2,000달러로 끌어올리고 실업자는 내년에 100만명 이하로 줄여나가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조철환·주간한국부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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