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미해결 경제현안 이상횡보

08/10(화) 10:30

미해결 경제현안들이 이상횡보를 하고있다. 하나같이 해결쪽으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꼬이는 양상이다. 대우문제는 해외 채권이 불거져 가장 큰 현안으로 부각됐으며 삼성차는 이건희회장 출연사재의 성격과 추가출연문제를 놓고 삼성과 채권단간 치열한 논리전에 들어갔다. 대한생명건은 최순영회장이 옥중에서 정부를 사실상 ‘우롱’하는 해프닝까지 벌인 뒤 정부의 공적자금투입으로 결론이 나는 듯 하더니 바로 그날 최순영회장의 소송제기로 비화했다.

이번주 역시 이들 현안은 정부와 금융권 재계의 최대현안으로 자리하면서 다각적인 해결책이 모색될 전망이다. 가장 우선적인 관심은 대우, 특히 해외 채권단의 움직임이다. 대우 해외채권단은 최근 “국내 금융기관에 대해서만 담보를 제공한 것이나 해외 채권단에 대한 한국정부의 지급보증이나 담보제공이 없다는 일방적인 방침은 채권자 동등원칙에도 위배된다”는 요지의 서한을 대우와 정부측에 보내 공식 항의했다. 담보를 추가 제공하지 않거나 지급보증을 하지 않으면 만기되는 여신을 연장해줄 수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정부의 기존 방침에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대우가 급하게 됐다. 대우는 8월18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외국 채권기관들을 대상으로 재무현황과 해외부채 규모 등을 알리고 여신의 만기연장을 요청하는 설명회를 개최, 급한 불을 끄기로 했다. 이 설명회에서 일부 외국 채권기관들이 여신 만기연장의 조건으로 담보제공을 요구하는데 대해 신규 여신에 대해서만 해외 자산을 담보로 제공할 수 있다는 의사도 밝힐 방침이다. 대우의 이같은 노력이 얼마나 먹힐지는 두고볼 일이지만 자칫 대우문제가 해외에서부터 꼬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우는 또 이번주중 증권과 건설부문의 분리매각 및 그룹 정리에 김우중회장의 역할을 어느정도로 할 것인지를 놓고 정부와 치열한 논리전을 벌여야 한다. 대우는 대우증권과 ㈜대우 건설부문의 계열분리후 매각을 검토하지않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있다. 대우전자와 중공업 조선부문, 대우차등에 대한 외자유치를 충실히 이행하는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와 채권단은 대우그룹 계열사중 자동차와 무역부문 8개 계열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계열분리후 매각시킨다는 방침이어서 대우측과 전혀 다른 입장이다.

삼성·채권단 감정싸움, 대생문제 등 아직도 ‘가시밭길’

대우문제와 관련,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우자동차와 GM의 양해각서(MOU) 체결이다. 대우차의 경영권을 넘길 수도 있다는 정도의 전향적인 입장으로 방향을 바꾼 대우자동차는 이번주부터 GM과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 지난해 그룹 전반적인 경영문제를 포함해 벌이던 협상이 지지부진했으나 이번 협상은 보다 범위를 좁혀 구체화하자는 입장에서 출발해 지난해와는 상황이 많이 다를 것으로 기대된다. 이 협상이 잘되면 대우문제는 일시에 전혀 다른 국면으로 반전될 수도 있다. 분리매각등 지금까지 논의돼온 대우문제 해결방안을 처음부터 다시 논의해야 하는 상황까지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삼성그룹에 대한 채권단의 감정은 현재 상할대로 상해있다. “급한 고비를 넘기고 나니 전혀 딴소리를 하고 있다”는 것이 삼성을 바라보는 채권단과 정부쪽 시각이다. “2조8,000억원을 이회장 사재로 출연하고 부족분은 책임지는 방향에서 삼성차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해놓고 이제와서 부족분의 추가출연을 보장할 수 없다고 한다”는 것이 비난의 골자다.

이에따라 채권단은 이번주중 삼성을 제재하기 위한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갈 계획이다. 제재방법은 여신중단을 중심으로 다각적이다. 그러나 삼성에 대한 제재가 여의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우선 제재의 법적 명분이 약하다. 법적 근거를 갖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제재의 실효성이 없다는 사실이다. 채권단은 삼성에 대해 여신을 중단하면 삼성은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보고있고 실제 삼성의 대외 신용도면 충분히 빌리고도 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재해봐야 소용없다는 것이다.

대생문제는 상황에 따라 엉뚱한 방향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가뜩이나 제3자인수후 ‘국제그룹꼴’이 나지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송가능성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대우와 삼성차, 대생등 3대 미제사안의 공통점은 오너(회장)의 최종 판단이 일의 큰 흐름을 좌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주는 우리나라 경제계의 ‘황제경영 폐해’를 새삼 확인하는 한주가 될 것 같다.

이종재·경제부 차장 j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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