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국정조사, 더 벗길 수 있을까

“개인에 의해 이뤄진 일이다.” “정권차원에서 저질러진 일이다.”

8월19일부터 내달 3일까지 실시되는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에서 여야가 벌일 치열할 공방의 핵심이다.

국민회의 등 여당은 검찰수사 결과대로 구속된 진형구 전대검공안부장이 혼자 저지른 일로, 야당인 한나라당은 파업유도의 배후에 여권의 조직적인 개입이 있음을 밝히는데 총력전을 펴면서 청문회장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여.야 의원들 '치밀한 작전' 수립 특히 김태정 전검찰총장과 진 전대검공안부장 등 전직검찰 최고위층과 현직 검사들이 대거 증인으로 출석, 의원들로부터 신문을 받는 것은 의정사상 초유의 일이어서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의 공세는 ‘정(政)-검(檢)’대결로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 ‘조폐공사 파업유도 국정조사 특위’가 확정한 증인은 전직 검찰최고위층과 현직 검사들 외에 이기호 전노동장관, 강희복 전조폐공사사장 등 모두 27명, 참고인은 한국일보 이진동 기자 등 15명이다. 특위는 김 전검찰총장, 강 전조폐공사사장을 비롯한 12명의 증인에 대해서는 14일부터 내달 3일까지 출국금지를 법무부에 요청했다.

특위는 19,20일 조폐공사본사와 옥천·경산조폐창에 대한 현장조사, 23~25일 조폐공사, 검찰청(대검, 대전지검), 기획예산처, 노동부, 경찰청 등 5개 기관을 상대로 기관보고를 받는다. 이와함께 재경부, 법무부, 국가정보원, 국군기무사령부 등 13개 기관에 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요구했다.

여야는 의원들의 신문에 대한 증인이나 참고인들의 진술이 예상외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데다 향후 정국의 주도권의 향배를 가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치밀한 작전’을 세우고 자료수집에 나서는 등 전의를 다지고 있다.

여, 검찰수사 재확인에 주력

국민회의는 검찰 수사로 진실이 거의다 밝혀졌다고 보지만 진 전공안부장 1인의 단독범행에 대한 의혹이 아직고 여전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재확인 작업으로 이를 해소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다시말해 올초 실시한 경제청문회와는 달리 소극적·방어적인 입장에서 검찰수사 결과를 재확인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국민회의는 그러나 청와대 등 상부기관의 조직적인 개입설 등 야당의 정치공세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키로 했다.

하지만 이번 국정조사가 여당으로서는 여간 곤혹스럽지가 않다. 야당의 공세가 전방위로 벌어지면서 화살이 정권을 겨냥할 것이 뻔한데다 검찰수사 결과에 대한 여론의 반신반의, 청문회에 거는 기대까지 겹치기 때문이다.

국민회의 이같은 고민은 “이번 청문회는 여당 입장에서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한 관계자의 실토에서 잘 드러난다. 이 관계자는 “국정조사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기대를 어떻게 충족시켜 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자민련은 큰 틀은 국민회의와 궤를 같이 하면서도 다만 경쟁력이 있는 충북 옥천조폐창을 경산조폐창으로 통폐합한 경위 등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에 대해서는 따진다는 방침이다.

야, 조직적 개입규명에 총력

한나라당은 파업유도가 진 전공안부장의 단독범행이 아니라 공안대책협의회를 중심으로 공권력이 조직적으로 개입됐고, 조폐공사 뿐만아니라 장은증권, 서울지하철, 만도기계 등 구조조정 및 빅딜 사업장에서도 광범위하게 이뤄졌음을 규명하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특히 김중권 청와대비서실장, 이종찬 전국정원장, 김광식 경찰청장 등 권력 핵심인사들을 청문회장에 불러내는데 실패했지만 증인·참고인 신문과정에서 이들의 사건 관련성을 입증, 현정권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가하겠다는 게 최종 목표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주 상대가 공안기관이어서 자료접근에 제약이 많아 노조와 시민단체, 공직사회 내부의 제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나라당은 특위 위원들이 매일 대책회의를 갖고 전개상황과 향후 추궁방향에 대한 논의를 통해 증인 및 조사대상기관의 비협조와 여당의 ‘물타기성’ 질문공세에 대처한다는 전략이다. 검찰분야는 율사출신인 안상수 김영선의원이, 노조는 노동운동가 출신인 김문수의원이, 조폐공사쪽은 재경위 김재천의원이 주공격수로 나설 계획이다.

증인.참고인 신문에서 공방 펼듯

여야 공방전의 본 게임은 23일부터 내달 3일 8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증인 및 참고인 신문이다. 증인·참고인 및 이들과 관련된 쟁점은 곧 공방전의 핵심이기도 하다.

쟁점은 6월7일 진 전공안부장이 대검 사무실에서 기자들에게 한 발언 내용,조폐공사 통폐합과정, 노조를 자극해 파업을 유도했는지 여부, ‘파업유도를 위해 구조조정안 조기발표 여부’, ‘조폐공사 강희복 전사장과 진 전부장의 파업유도 상의 여부’, ‘공안대책협의회 등에서 파업 관련 계획 성안 여부’, ‘파업유도 보고서의 실재 여부’등이다.

결국 국민들의 관심이 쏠려있는 이번 국정조사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의원들이 얼마나 치밀하게 준비를 했느냐에 달려있다. 시민·노동단체등은 치밀한 준비없이 정치적 이해에 따른 정쟁으로 일관한다면 국민들에게 실망만 안겨주면서 정치불신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송용회·주간한국부 기자 songyh@hk.co.kr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20년 07월 제2835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0년 07월 제2835호
    • 2020년 06월 제2834호
    • 2020년 06월 제2833호
    • 2020년 06월 제2832호
    • 2020년 06월 제2831호
    • 2020년 06월 제2830호
    • 2020년 05월 제2829호
    • 2020년 05월 제2828호
    • 2020년 05월 제2827호
    • 2020년 05월 제2826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흰 담벼락, 푸른 골목의 섬을 거닐다 흰 담벼락, 푸른 골목의 섬을 거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