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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프로에서 새 나래 펴는 박지은

그린의 ‘아마조네스’ 박지은(20). 전미 아마추어골프 챔피언인 그가 화려했던 아마 무대를 접고 내달부터 프로에서 새 나래를 편다. 미국 아마추어골프 내셔널타이틀을 포함해 아마추어 통산 55승. 프로 2부리그인 퓨처스투어 9개대회에서 5승. 골프 클럽을 잡은 10년간 모두 127개 대회에 출전해 60승이라는 믿기 어려운 성적을 올렸다. 이미 기술적인 면에 있어서 모든 검증은 끝난 셈이다. 브라이어드 오픈에서 우승한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박지은을 국제전화로 만나봤다.

-프로 전초전인 퓨처스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쳤는데.

“너무 기뻐다. 2부리그지만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10주만에 1위에 오른 사실이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아마추어대회에서 꺾어 본 상대들이라 자신은 있었지만 솔직히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습니다. Q스쿨(프로테스트)에 안 가도 돼서 홀가분합니다.”

-올초까지도 학업과 프로 진출사이에서 고민했는데 프로 전향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이때다 싶었습니다. 솔직히 공부와 골프를 병행하는 것도 힘들었구요. 대회와 시험이 겹칠 때면 연습장에선 공부 생각에 볼이 안맞고, 도서관에 가면 불안해 공부가 안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이젠 공부를 안해도 돼 편합니다. 하지만 대학생활에 대한 아쉬움은 많이 남습니다. 프로 투어에 나가면 좋은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수다떨고, 음악듣고, 쇼핑했던 기억이 너무도 그리울 것 같아요.”

-프로 진출을 앞둔 각오와 첫해 목표는.

“잘해야지요(웃음). 아마 때와 크게 다를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잘하겠다는 욕심이 많아 여기까지 왔다고 봅니다.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 그것 뿐입니다. 이제 골프는 제게 취미가 아닌 직업입니다. 프로 첫해 목표는 신인상과 최우수선수상을 받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몇승을 올리겠다는 생각은 아직 않했습니다.”

-내년 1월 미 여자골프협회(LPGA)투어에 대비한 준비는.

“제일 중요한 것은 체력 보강입니다. 10월초에 전초전이 끝나면 트레이너 엔젤라씨와 함께 집중적인 훈련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최근 포드사와 1,200만달러 계약설이 나도는데 현재 스폰서 진척 상황은.

“스폰서 계약은 프로에서 6개월에서 1년간 뛰어본 다음에 결정할 생각입니다. 물론 성적이 나쁘다면 금액이 지금보다 내려갈 수도, 좋으면 올라갈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포드사와 1,200만달러 계약설은 사실이 아닙니다. 아버님과 친분이 있는 포드사 고위관계자 한분이 ‘우리가 너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씀하신 적은 있지만 구체적인 금액이야기가 오간 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이자리를 빌어 말씀드리지만 그간 언론에 나온 예상 계약액은 너무 부풀려진 것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한국인으로서 한국기업과 계약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제 미 LPGA투어 선배인 박세리, 김미현과 자주 맞대면할텐데 이들 선배들의 기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모두 잘하고 있어 든든합니다. 같은 한국선수라 비교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서로 돕게 될 것입니다. 기술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저도 저만의 스타일이 있고 선배들도 마찬가지여서 누가 누구의 장점을 배운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본인의 평소 성격은 어떤가.

“저는 보기와 달리 내성적이고 수줍음을 많이 탑니다. 하지만 친한 사람과는 놀랄 정도로 밝고 명랑하게 지냅니다. 첫인상이 날카로와 말을 안하면 상대방이 좋지 않게 봐 오해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자신의 골프에 있어 장단점을 들라면.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감입니다. 저는 롱홀에만 가면 자신이 생기고 그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집니다. 장타를 장점으로 들 수 있겠지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장타의 요령 한가지를 소개한다면.

“헤드 스피드를 빨리 가져가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임팩트시 힙에서 배로 이어지는 부분을 빨리 왼쪽으로 돌리는 것입니다. 이 이상 너무 많은 것을 가르쳐 드리면 안되겠죠.”

-여유시간은 어떻게 보내나.

“저는 성격상 집에 붙어 있질 못해요. 친구집이나 쇼핑, 영화감상 등 쉴틈없이 움직입니다. 쇼핑을 하면 물건을 안사곤 못 견딥니다. 그리고 취미는 음악 감상과 노래부르기입니다. 노래는 어디가도 사양하지 않습니다. 최신 레퍼토리는 컨트리 꼬꼬 노래와 엄정화의 ‘몰라’입니다. 단 춤이 못따라가서 문제죠.”(웃음)

-지금까지 골프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지난해 98US아마추어선수권서 마지막 우승 퍼트를 성공했을 때 처음으로 눈물이 나왔습니다. 이게 마지막 대학대회구나 하고 생각하니까 눈물이 뻥뻥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이번 퓨처스 마지막대회에서 우승했을 때도 ‘프로에서도 하면 되는 구나’하는 확신을 얻게돼 너무 기뻤습니다. 그리고 가끔 아버님에게 귀가시간 때문에 혼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가 가슴이 아픕니다.”

-애인은 있어요.

“아쉽게도 애인은 아직 없습니다. 결혼에 대해선 저도 걱정이 많습니다. 골퍼로써 웬만큼 성공한 다음에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 30세쯤은 되지 않을 까요. 남편감은 우선 저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어야하고 특히 성격이 좋아야 합니다. 남자다우면서도 자기일에 충실하는 건강한 사람이면 됩니다. 잘생기고 똑똑하면 금상첨화겠지요.”(웃음)

-정확한 신체 사이즈와 외모중 자신있는 곳은.

“국내 언론에서 내 체중을 너무 부풀려 얘기하는데 지금 정확히 167㎝에 55㎏입니다. 외모는 자신없지만 눈과 입이 그런데로 봐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자신없는 곳은 다리이고 코와 얼굴크기도 약점입니다.”

-끝으로 고국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여기까지 저를 성원해 주시고 아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프로 골퍼로서 한국을 알리고 대표할 수 있는 최고 선수가 되도록 최선을 하겠습니다. 아울러 저를 성원해주신 분들의 고마움도 결코 잊지 않는 지은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박지은은 1시간30분이 넘도록 계속된 전화인터뷰에서 내내 목소리가 밝았다.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릴수 있는 최고 골퍼로 성공한 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남기겠다”며 인터뷰를 마친 박지은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약력

▲1979년 서울 출생

▲리라초등학교(91년), 미드퍼시픽·자비에르·호라이즌하이스쿨졸(97년), 애리조나주립대 2년 중퇴

▲초등학교 2년(8세) 골프 입문

▲통산 60승(아마 55승, 퓨처스 5승)

▲98년 미국 3대 메이저 아마선수권 우승

▲전미체육대상 수상(97)

▲99NCAA챔피언십 우승

송영웅·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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