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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월드스타 '불꽃대결'

미PGA투어 4대 메이저대회 결산

‘한차례 동반 라운드를 해주는데 6만5,000달러(약 8,000만원).’ 지난주 99미 프로골프협회(PGA)선수권대회 직후 라스베이거스 경매에서 낙찰된 우승자 타이거 우즈(24·미국)와 1회 동반 라운드할 수 있는 티켓 가격이다. 이처럼 세계 프로 골프계는 ‘황금알을 낳는’ 시장으로 커가고 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 타이거 우즈라는 흑인 첫 골프 밀레니엄 스타가 있다.

96년 8월, 골프 신동 타이거 우즈는 US아마추어선수권 3연패라는 대기록을 세운뒤 명문 스탠퍼드대학을 중퇴(2년)하고 프로에 뛰어들었다. 그는 프로 입문과 동시에 나이키사와 5년간 무려 4,000만달러라는 골프 사상 최고의 스폰서 계약을 해 출발부터 세계 골프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8개월 뒤인 97년 4월, 그는 전통의 97마스터스에서 대회 최저타수(18언더파 270타), 역대 최연소 챔피언(21세), 대회 사상 최다 점수차(12타) 우승등 갖가지 신기록을 세우며 그린 재킷을 입는 영광을 안았다. 당시는 우즈가 금방이라도 골프 역사를 바꿀 것 같았다.

그러나 골프라는 운동이 그렇게 간단치만은 않았다. ‘4대 메이저대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문가와 팬들의 기대와 달리 우즈는 이후 2년여간 매번 메이저 타이틀의 목전에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 데뷔 2년차였던 지난해에는 메이저타이틀은 커녕 미 PGA투어에서도 단 1승에 그치는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듀발, 꾸준한 성적으로 상승세

우즈가 침묵하고 있을 때 그 자리를 꿰차고 들어온 골퍼가 ‘선바이저맨’ 데이비드 듀발(28)이다. 듀발은 우즈가 97마스터스를 석권하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던 그해 10월 미켈롭선수권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소리없이’ 그렇지만 ‘꾸준히’ 성적을 올렸다. 우즈가 부진했던 지난해 듀발은 4승을 올려 시즌 상금왕(259만1,000달러)과 시즌 최소타기록(평균 69.13타)상인 바든트로피까지 모두 석권했다. 그리고 올해 4월까지 단 8개대회에 출전해 4차례나 우승하는 놀라운 상승곡선을 타며 우즈의 아성을 단번에 무너뜨릴 기세였다. 듀발은 올해 1월 밥호프클래식서는 미 PGA투어 사상 한라운드 최소타기록인 ‘기적같은’ 59타를 기록하며 우승했는가 하면 4월 벨사우스클래식서는 시니어투어에서 활동하는 아버지와 같은 날 부자가 동반 우승하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즈음 우즈는 프로 데뷔 때부터 그림자처럼 자신을 돌봐주던 캐디 마이크 코완과 불화를 빚으며 결별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이로인해 세계 골프계에서는 ‘20세기 마지막 골프 스타는 우즈가 아닌 듀발’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기 시작했다.

올해 4월, 우즈는 2년만의 정상 탈환을 노린 99마스터스에서 빠른 그린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챔피언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엔·280타)에 무려 9타 뒤져 공동 18위에 머물렀다. 우승후보 1순위였던 듀발도 메이저대회 무관의 징크스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공동 6위에 그쳤다.

우즈, 성숙한 모습으로 분발

올해 들어 갤러리들의 관심이 전과 같지 않아지면서 우즈에겐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예전처럼 갤러리를 의식한 ‘전시용 샷’을 절제하는 모습이 역력히 나타났다. 그간 우즈는 ‘최고의 장타자’, ‘트러블 샷의 마술사’라는 별명이 따라다녔을 정도로 관중을 의식한 과시용 샷이 많았던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차츰 프로 경륜이 쌓이면서 이런 만용을 절제하는 자제력이 그의 마음속에서 싹트고 있었던 것이다.

6월초 메모리얼대회에서 듀발을 밀어내고 시즌 2승째를 올린 우즈는 올해 두번째 메이저인 99US오픈에서 페인 스튜어트에 아쉽게 2타 뒤져 3위에 랭크, 정상권에 바짝 다가섰다. 그리고 7월 99전영오픈서 우즈는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공동 7위로 메이저 2대회 연속 ‘톱10’에 진입하는 안정된 기록을 유지해 나갔다.

우즈가 자신감을 되찾은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바로 듀발과의 ‘셔우드의 결투’. 이 경기는 세계랭킹 1,2위인 듀발과 우즈가 매치플레이로 맞붙는 자존심 대결로 우승상금만도 일반 PGA대회의 2배가 넘는 110만달러(약 13억2,000만원)에 달했다. 결론은 우즈로 판가름났다. 우즈는 이 대결에서 중반 6홀부터 앞서기 시작, 매치플레이의 1인자라는 명성답게 단한번도 듀발에게 역전을 허용치 않고 완승했다.

여기서 얻은 자신감은 결국 다음주 올해 마지막 메이저타이틀인 미PGA선수권대회에서 결실을 맺었다. 우즈는 이 대회에서 유럽골프의 10대 기수 세르히오 가르시아를 제치고 2년 4개월만에 메이저 정상에 복귀하는 감격을 누렸다. 이와함께 그간 듀발에 내줬던 세계랭킹 1위 자리도 함께 재탈환, 명실상부한 최고의 반열에 다시 우뚝섰다.

상승세의 우즈가 다소 유리

그러나 우즈와 듀발의 마지막 승부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현재 둘은 올시즌 나란히 4승을 거두며 매대회 결과에 따라 세계랭킹 1,2위 자리를 서로 주고 받고 있다. 지금까지 우즈는 상금(325만4,105달러)과 ‘톱10’ 진입 횟수(12회/총16개대회), 한라운드 평균타수(68.59타) 등 3개 부문에서 2위 듀발(상금액 314만9,073달러·톱10 진입횟수 10회/총17개대회·평균 68.97타)에 한발짝 앞서 있다. 듀발은 그린안착률(71.0%)과 한라운드 평균버디수(4.41개)에서 우즈(69.4%·평균4.40개)를 2위로 밀어내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따라서 올시즌 남은 총 19개 대회 결과에 따라 최종 승자가 결정 된다. 현재는 상승세를 타고 있는 우즈가 다소 유리한 상황이나 냉철한 승부사인 듀발이 언제 다시 치고 올라올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나뿐인 20세기 밀레니엄 골프스타 자리를 놓고 숨막히는 각축을 벌이고 있는 두 슈퍼스타들의 불꽃 경염속에 세계 골프계의 황금알은 더욱 커져만 간다는 사실이다.

송영웅·주간한국부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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