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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뒤 '이상하다' 싶으면 병원에...

병원에는 8월 중순께부터 환자가 부쩍 늘기 시작한다. 이른바 ‘바캉스 후유증’ 때문이다. 휴가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삶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하지만 무리한 스케줄로 인해 오히려 후유증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름 휴가 후 나타날 수 있는 증상과 대처법을 알아본다.

■고열 여행지에서 돌아온 후 2~3일간 가벼운 열이 나는 경우가 있다. 승용차나 비행기 안에서 에어컨 바람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일어나는 여름감기가 대부분이다. 기침이나 인후통이 동반되기도 하며, 어린이는 열만 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열대지역, 경기 북부지역 등을 다녀온 후 고열, 오한, 두통, 관절통이 생기면 말라리아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부적절한 성접촉 때문에 미열과 피로가 계속되는 경우도 있다. 이 때는 성병이나 에이즈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바캉스 후유증은 아니지만 피부에 상처가 난채 논밭일을 한 후 고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이 생기면 렙토스피라증 감염여부를 확인하는 게 안전하다.

■설사 가장 흔한 바캉스 후유증이 급성 복통, 설사, 구토를 동반하는 급성 장염과 바이러스성 장염이다. 설사가 멎을 때까지 우유, 분유와 같은 유제품을 피하고 이온음료 등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줘야 한다. 며칠 지나면 저절로 낫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을 때는 의사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즉 소변량이 급격히 줄 정도로 탈수가 심할 때, 고열이나 오한을 동반할 때, 대변에 점액이나 피가 섞여 나올 때, 어패류를 먹은 뒤 팔·다리에 출혈이나 수포가 형성될 때 등이다.

■눈병 해수욕장이나 수영장에서 옮는 눈병은 세균성이 아닌 바이러스질환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특별한 치료약이 없으며 보통 7~10일 정도 지나면 저절로 낫는다. 가족 중에 눈병환자가 생기면 손을 깨끗이 씻고 수건을 따로 쓰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안약을 쓸 수도 있다. 물론 세균성 결막염 등은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하다.

■귓병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세균 감염에 의한 외이도(外耳道)염이 흔하다. 귀에서 진물이 나오고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게 특징. 항생제 연고를 바르고 약도 복용해야 한다. 여름철에 종종 발생하는 응급상황으로 벌레가 귀에 들어가는 일이 있다. 고막에 이상이 없는 경우엔 귓속에 식초, 알코올, 글리세린을 넣어 죽일 수 있다. 다만 죽은 벌레는 반드시 병원에서 꺼내야 안전하다.

■피부손상 수영장이나 해수욕장에서 강한 자외선에 노출된 사람들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기 마련. 자외선은 잡티와 기미, 주근깨의 원인이 될 뿐아니라 피부의 탄력성을 유지하는 콜라겐과 엘라스틴 성분을 위축시켜 잔주름을 만든다. 또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피부에 피로가 누적되고 각질화가 진행돼 피부 노화를 촉진한다.

일광욕이 지나치면 피부가 붓고 따가우며 심하면 물집이 잡혀 1주일 이상 고생하게 된다. 이 경우 먼저 찬 물수건이나 얼음, 차가운 우유로 피부를 진정시켜야 한다. 이어 소염화장수를 냉장고에 넣어 차갑게 한 후 거즈 등에 묻혀 화끈거리는 부위에 올려 놓는다. 피부껍질이 일어날 때는 일부러 벗겨내지 말고 자연스레 벗겨지도록 한다. 자주 씻거나 마사지를 하는 것도 좋지 않다.

주근깨, 잡티 등 태양에 의한 피부의 흑화(黑化)현상은 특별한 치료없이 자연적으로 탈색된다. 하지만 피부의 특정 부위만 검어지는 기미는 단시일내에 없어지지 않으므로 더 이상의 햇빛 노출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 개발된 비타민C·E 등이 들어있는 화장품이나 약제를 바르면 도움이 된다.

■벌레에 물림 휴가지에서 벌레에 물렸을 때는 자신이 살던 곳에서 물렸을 때보다 증상이 훨씬 심하고 오래 간다. 휴가지의 풀과 나무에 스친 자리와 벌레에 물린 자리에 생긴 피부염이 1주일 이상 지속되면 치료를 받아 만성습진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수면장애 여름 휴가에서 돌아온 뒤 수면장애나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사람은 수면과 각성주기, 호르몬 분비주기 같은 생체리듬이 일정하게 유지돼야 한다. 피서지에서 밤 늦도록 놀다가 낮에 잠을 자는 생활을 반복하면 호르몬 분비주기가 잘못돼 생체리듬이 파괴된다.

이렇게 되면 체내 면역기능이 떨어져 평소 잠재해 있던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활성화하면서 입술 주위에 물집이 맺히는 구순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현상을 예방하려면 출근 전 1~2일은 집에서 쉬면서 완충기간을 갖는 게 좋다.

또 피서 후 적어도 3~4일은 자명종 등을 이용해 아침 기상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일찍 자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낮에 많이 피곤할 경우에는 10~30분 가량 낮잠을 자는 것도 좋다. 하지만 전날밤 열대야 등으로 잠을 설쳤더라도 낮잠을 너무 많이 자면 수면장애가 반복될 우려가 있다.

■해외여행 말라리아 예방약을 먹던 사람은 귀국 후에도 한 달간 약을 계속 먹어야 한다. 귀국 후 3개월 이내에 발열, 설사, 구토, 황달, 임파선 종창, 피부발진, 성기의 이상 등이 나타나면 바로 의사를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장기간 해외여행을 한 경우엔 건강진단을 받는 게 좋다. 거주 지역에 따라 기생충검사, 말라리아검사, 대변의 세균배양검사 등이 필요하다.

3시간 이상 시차가 나는 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온 경우엔 수면장애, 집중력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시차를 극복하려면 물을 많이 마시고 작용시간이 짧은 수면제나 멜라토닌을 복용하는 게 좋다. 수면제를 술과 함께 복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멜라토닌의 효과는 개인차가 있으며 악몽이나 잠이 깬 직후의 몽롱함과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도움말=영동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최영은,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조성자교수>

고재학·생활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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