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권 난타전 지각변동 일으키나

08/05(목) 16:53

언제부터 프로축구에 열광하게 됐을까. 99프로축구 정규리그인 바이코리아컵이 반환점을 돌았다. 2일 현재 총 135게임중 65게임을 소화한 정규리그는 14일까지 여름방학에 들어갔다. 300만 관중시대를 맞고 있는 프로축구를 테마별로 점검해본다.

‘3강 5중 2약’판도

99년 프로축구는 한마디로 3강5중2약 현상이 뚜렷하다. 수원삼성-부천SK-전남드래곤즈의 ‘빅3’체제에 울산현대, 전북현대, 부산대우 등 중위권팀들이 대혼전을 이루면서 도전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2주간의 방학을 맞아 숨고르기에 들어간 정규리그 전반기 판도는 ‘빅3’체제의 견고화와 현대 전북 대우 등 중위권팀들의 대혼전으로 요약된다. 삼성(승점 28·10승3패) SK(승점 25·9승4패), 전남(승점 23·10승3패)의 ‘빅3’는 중위권과 승점 7점이상의 차이를 내며 멀찌감치 앞서나가고 있다. 벌써부터 전문가들은 10월 플레이오프에는 ‘빅3’에 중위권 1팀이 가세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섣부르게 진단하고 있을 정도다.

따라서 앞으로 14일 재개되는 정규리그의 관전포인트는 살얼음판 승부를 벌이는 중위권팀에 모아진다. 4위 현대(승점 16)와 8위 일화(승점 13)까지의 승점차는 불과 3점. 예상밖으로 선두권 진입에 실패한 현대가 자존심 회복을 노리고 있고 SK에서 김한윤을 받아들여 아킬레스건인 수비진을 보강한 포항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대전시티즌과 안양LG의 탈꼴찌 싸움도 관심거리다. 특히 LG는 최근 6연패의 난조를 보이고 있어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있다.

‘득점왕경쟁’

득점왕 경쟁을 선두에서 이끄는 것은 2년차 이동국과 안정환. 2일 현재 6골로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1골차로 이성재(23·SK)와 장철우(24·대전) 하은철(24·전북)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청소년대표팀 차출로 정규리그부터 합류한 이동국은 7월들어 3게임 연속골을 뽑아내는 등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끌면서 6골로 득점랭킹 1위에 올라섰다. 그라나 올림픽대표팀 차출이 8월 하순으로 예정돼 있어 득점왕 등극이 장밋빛만은 아니다.

이에 반해 안정환은 적은 출장수에 비해 가공할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안정환은 6월23일 대전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4골로 득점선수에 나섰다가 왼쪽 발목부상으로 7월24일 복귀 삼성전 결승골과 28일 대전전에서 잇달아 골을 추가, 이동국과 나란히 득점랭킹 1위에 올라있다. 더욱이 이동국과 안정환은 지난해 신인왕 자리를 놓고 치열한 접전끝에 이동국이 판정승한 바 있어 올해 득점왕 대결은 두번째 대결인 셈이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지난달 28일 부천SK의 대형루키 이성재(23)가 전북전에서 해트트릭을 잡아내며 5골로 득점랭킹 3위에 뛰어오른 것. 윤정춘 이을용 김기동 등 내로라하는 미드필더들의 지원을 받는 것을 감안할 때 득점왕및 신인왕의 두마리 토끼사냥도 꿈만은 아니다.

‘50(골)-50(도움)’대결

‘386세대’를 대표하는 고정운(33·포항)과 김현석(32·현대)의 ‘50-50’클럽개설의 대결도 올시즌 프로축구를 흥미를 배가시키는 요인이다. ‘적토마’ 고정운. 그에겐 남모르게 숨겨둔 그만의 꿈이 있다. 바로 ‘50-50’클럽 창설. 지난해 김현석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최초의 ‘40-40’클럽을 열었던 주인공인 고정운은 이번에도 내심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경찰청과의 FA컵 경기도중 왼쪽 발목을 다친이후 무려 8개월이나 개점휴업했던 고정운은 팀이 연패 수렁에 빠지자 솔선수범, 그라운드에 나서 이동국과 함께 포항의 중위권 도약을 이끈 일등공신.

고정운은 지난달 28일 전남전에서 골을 추가해 2일 현재 ‘50골-46도움’을 기록하며 대기록에 4도움만 남겨놓았다. 울산현대 김현석이 29일 삼성전서 헤딩골을 잡아내며 한골을 추가, ‘96골-44도움’ 을 기록했지만 아직도 고정운에게는 도움 2개가 뒤져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8월말 늦어도 9월 중순이면 국내 프로최초의 ‘50-50’클럽의 창설자가 나올 전망이다.

2년차의 득세와 신인들의 부진

“2년차 징크스, 우린 몰라요”

이동국 안정환 박성배(24·전북) 등이 2년차 징크스는 모른다는 듯 99프로축구를 앞에서 이끌고 있다. 이동국과 안정환이 나란히 득점랭킹 공동선두에 나섰기때문이 아니라 지난해 프로축구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새내기들이 올해에도 변함없이 맹활약하고 있어 프로축구의 앞날을 밝게 하고 있다.

‘흑상어’ 박성배도 대한화재컵서 5골로 득점랭킹 3위에 오른 것을 비롯, 대표팀 경기인 코리아컵에서 맹활약하며 2년차 징크스를 불식시켰다. 물론 예외도 있다. 지난해 무명돌풍을 일으켰던 정광민(24·LG)은 올시즌 2골로 부진을 보이고 있으며 포항의 백승철도 부상후유증으로 2골에 그치고 있는 실정.

이에 반해 99시즌 새내기들의 활약은 ‘태산명동서일필’격이다. 월드컵대표 출신이자 드래프트 1순위중의 1순위로 뽑힌 LG의 진순진은 부상에 시달리며 올시즌 단한개의 공격포인트로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대전의 성한수(23)는 대한화재컵 초반 연속경기 골을 뽑아내면서 맹활약을 예고했으나 무릎부상으로 수술이 불가피, 4골2도움으로 사실상 올시즌을 마감한 상태다. 울산현대의 이길용도 대한화재컵에서 3경기 연속골을 뽑아내는 등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으나 그이후 소식이 감감한 실정이다.

30대의 부진과 스타들의 부침

20대 초반 신세대스타들에 눌린 탓인지 30대 스타들이 급격히 퇴조하고 있다. 울산현대의 김종건(30)이 대한화재컵에서 안정환에 출장경기수 차이로 득점왕(6골)에 오른 것을 제외하고는 득점왕및 어시스트 족보에 이름을 올려놓는 30대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소위 잘나가는 프로축구의 빛과 그림자라 할 수 있다. 이밖에도 지난해 17골을 뽑아냈던 김현석이 득점포가 주춤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꽁지머리’ 김병지는 이미 ‘신의 손’을 반납한지 오래다. 김병지는 7월29일 삼성과의 경기서 4골을 내주는 등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했으며 6월초 벨기에와의 평가전에서는 돌출행동으로 대표팀 수문장을 이운재에 잠시 반납하기도 했다.

또 돌아온 ‘독수리’ 최용수도 최근 3골을 잡아내며 골감각을 찾기 시작했지만 아직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한 실정이다. 또 지난해 이동국 안정환 등과 신인왕 경쟁을 벌였던 김은중(21·대전)은 7월28일에야 올시즌 처음으로 골신고를 했을 정도로 지각생이 됐다.

여동은·체육부 기자 deyu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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