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책] 속도의 시대... 훌륭한 조타수역

08/05(목) 13:44

빌게이츠 @생각의 속도(원제: Business@The Speed of Thought)

‘미래의 경영은 어떻게 변할 것이며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21세기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이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던 중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사실 이런 종류의 책이 드물지 않은데도 굳이 이 책을 읽은 것은 정보화시대의 총아이며 시가총액 세계 1위(99년 7월16일 현재 5,070억달러)의 초우량 기업인 마이크로소프사를 경영하는 빌 게이츠가 쓴 것으로서 그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 무언가 새로운 안목을 제공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e_메일 주소를 표기할때 쓰이는 기호인 ‘@’가 들어있는 독특한 책 제목은 이 책의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광속보다 빠르다는 인간의 ‘생각의 속도’로 모든 정보가 조직 전체에 신속하게 전달될 때”비로소 조직이 궁극적으로 갖춰야 할 디지털 신경망(Digital Nervous System)이 달성된다는 것이다. 마치 인간의 신경체계와 같은 디지털 신경망이 완성될 때 그의 이전 저서인 ‘미래로 가는 길(The Road Ahead)’에서 말한 ‘마찰없는 자본주의(Friction_free Capitalism)’가 실현될 것이라고 그는 말하고 있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빌 게이츠의 주장은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 세대나 그렇지 않은 세대나 모두 한번 귀담아 들을 만 하다. 그는 경영주를 포함한 모든 조직원이 정보화 마인드를 가지고 정보공개의 원칙하에 누구나 하루 이틀이면 쉽사리 익숙해질 수 있는 정보전달체계를 만들어, 정보탐색에 드는 인력의 낭비를 없애는 대신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더 고차원적인 업무에 전념하여 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을 제의하고 있다. ‘종이없는 사무실(Paperless Office)’은 이런 그의 주장이 실현되었을 때 볼 수 있는 미래의 모습이다.

이 책이 매우 유용한 것은 미래사회의 모습을 추상적으로 전망하는데 그친 것이 아니라 현재의 정보화 흐름을 구체적으로 조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정보화의 물결속에서 경영자들이 누군가로부터 경영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싶을때 참고할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내가 몸담고 있는 은행업과 관련해서도 이 책은 브라질에서 최초로 인터넷 뱅킹을 실시한 방코 브라데스코(Banco Bradesco),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을 최초로 성공적으로 수행한 멜론뱅크 USA(Mellon Bank USA) 등의 예를 들고 있으며, 그 외에도 학교, 병원, 공공기관, 군대 등 사회 각 분야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서문에서 ‘속도’의 시대라고 표현한 2000년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먼저 이 책을 한 번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이근영·한국산업은행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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