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땅이름으로 보는 조상들의 지혜] 서울 중구 명동

서울 명동은 본래 명동 1가, 2가, 충무로 1가, 2가, 을지로 2가에 걸쳐 있는 마을로, 옛 명례방(明禮坊)의 이름을 따서 그대로 명례방 또는 명례방골이라 부르던 것을 명방. 명동(明洞)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일제치하인 1914년 4월1일 부제(府制) 실시에 따라 명례방의 장악원동(掌樂院洞), 명동, 소룡동(小龍洞), 대룡동(大龍洞), 종현동(鐘峴洞), 저동(苧洞)의 일부를, 그리고 회현방(會賢坊)의 구남부동, 낙동(落洞)의 일부를 각각떼어서 명치정 1정목(明治町1町目), 2정목이라 부르다가 광복을 맞으면서 1946년 10월1일 왜발찌거끼 땅이름 정래 때 명동 1가, 2가로 하다가 1955년 4월18일, 명동 1가, 2가를 합쳐 명동이라 하였다. 오늘날 명동 2가 1번지 자리는 조선조 성종때, 좌찬성(左贊成) 칠휴거사(七休居士)로 알려진 손순효(孫舜孝)의 집터이다.

손순효는 충효가 지극하고 근검청렴(勤儉淸廉)하여 집에 손님이 찾아오면 늘 막걸리를 장만해두었다가 대접하였다고 한다. 술안주는 오직 탱자씨앗과 콩볶이뿐이므로 성종이 가끔 내시를 시켜 어찬(禦饌)을 내리시었다는 일화가 있다. 또, 명동에는 조선조 선조의 세째 딸 정숙옹주(貞淑翁主)와 부마 동양위(東陽慰) 신익성(申翊聖)의 집이 있었는데, 장악원(掌樂院): 음악을 가르키던 곳의 담장과 이웃해 있었다고 한다. 옹주의 집뜰이 좋고 이웃집이 바짝 붙어 있어서 말 소리가 서로 들리고, 처마가 낮아서 서로 보이므로 옹주가 생활하기에 몹시 불편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참다 못한 옹주는 선조께 청원하기를 넓은 땅을 사서 이사하겠다고 하였다. 이에 선조는 ‘말을 가만가만 하면 들리지 않을 것이요, 발을 치면 이웃과 서로 볼 수 없을 것일 진대, 이 뜰을 넓힐 필요가 있느냐’고 하면서 갈대로 만든 발을 두개를 주어 가리게 했으므로, 그 뒤부터 선공감(線工監)에서 해마다 발을 제공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명동1가, 2가, 남대문로 2가에 걸쳐 있는 골목을 두고 한때는 ‘원대인(袁大人)집 앞’이라 불렀는데, 이것은 조선조말 고종때 청나라 원세계(袁世계)가 이끄는 군대가 명동 83번지에 주둔해 있었으므로 생긴 말인데 그뒤 그 자리는 오늘날 중국대사관터가 되었디.

또 1905년 11월17일 을사늑약(乙巳勒約)이 맺어지자 울분을 참지 못한 의사(의사(義士) 이재명(李在明)은 매국노(賣國奴) 이완용(李完用)을 살해하려다가 실한 곳도 바로 이 명동, 이완용은 일찍부터 민원을 가탁하고 일본과 연방하자고 주장하여 왔기 때문에 미 일제 앞잡이 놈을 처치하겠다며 평소에 빌러온 이재명 의사. 1909년 12월22일 상오, 명동성당에서는 벨기에 황제 추도식이 개최되었는데, 이완용이 참석함을 알고 기다렸다가 칼로 난자했으나 죽이는 데는 실패했다. 이런 역사의 애환과 선조들의 청빈한 삶으로 얼룩진 명동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아이러니칼하게도 오늘날 나라안은 물론, 수도 서울에서 제일 땅값이 비싸, 누구나 ‘명동땅 한 꼬랭이만 가지면 팔자를 고친다’ 할 정도로 땅값이 비싸졌다.

그리고 ‘밝은 마을’ 즉 ‘명동(明洞)’이라는 땅이름 처럼 불야성(不夜城)을 이뤄, 명실공히 서울의 심장부가 되고 있으나 ‘명동’이라는 땅이름 탓일까.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20년 03월 제2821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0년 03월 제2821호
    • 2020년 03월 제2820호
    • 2020년 03월 제2819호
    • 2020년 03월 제2817호
    • 2020년 02월 제2816호
    • 2020년 02월 제2815호
    • 2020년 02월 제2814호
    • 2020년 02월 제2813호
    • 2020년 01월 제2812호
    • 2020년 01월 제2811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멕시코시티 예술여행 멕시코시티 예술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