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테러 극성 "포르노세상 될라"

08/05(목) 13:53

올해 초 ‘O양비디오’가 파문을 몰고오면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을 때, 인터넷이나 PC통신 등에는 유명 여자 연예인들의 누드사진이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고 이에 관한 진위논쟁이 공론화 되면서 그 열기는 점점 뜨거워졌다.

“나는 보았다”“나도 보았다”식의 글에서 부터“이번엔 XX가 확실하다”등의 선정적인 문구들을 동원해 자신들이 본 누드사진이 진짜임을 주장하는 네티즌들의 글이 대거 사이버에 등장했다. 육안으로도 서툰 조작임이 드러나는 합성사진들도 ‘O양 비디오’의 실체가 사실로 드러나는 바람에 ‘진짜일수도 있다’라는 억측과 함께 연예인 누드사진은 인기가 날로 높아졌다.

대표적인 ‘사이버 테러’의 피해자는 김희선. 현재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배우인데다가 자타가 인정하는 미녀라는 점에서 인터넷에 올라있는 수많은 합성 누드사진가들의 대표적인 타겟이 되버렸다.

주로 일본이나 홍콩 등 아시아 지역 음란 사이트에서 퍼 온 10대 후반~20대 초반의 포르노 여배우들 중 김희선과 비슷한 몸매를 지닌 사진과 합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일부는 서양포르노 배우들의 전라사진에 김희선의 얼굴만을 붙여놓은 어처구니 없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7월26일에는 컴퓨터 통신 천리안에 김희선 조작 포르노 사진의 진상을 밝히는 글과 사진이 올라 통신인들의 비상한 관심을 사기도 했다. ‘갈쿠리’라는 ID를 가진 이 이용자는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합성된 김희선의 전라사진과 일본의 미우라 아이카라는 포르노 여배우의 사진을 함께 올리고, 똑같은 사진에 ‘얼굴만 바꿔쳤음’을 보여 주었다. 사진은 일반인의 육안으로도 쉽게 동일사진이란게 감지될만큼 비교적 선명한 상태였다. 그동안 이런 연예인 누드 합성사진은 조작의혹이 강하게 일면서도 말 그대로 의혹으로 남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결정적인 증거가 없는데다 ‘O양 비디오’파문이후 당사자들의 강력한 부인도 신뢰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김희선외에도 고소영, SES, 엄정화 등 인기 여자연예인들에 대한 이와 같은 ‘사이버 테러’도 적지 않게 발견되었다. 대부분 사진 자체만 보아도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아 조기에 일단락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피해 당사자들은 엄청난 피해를 입고도 사태가 확산될까 우려해 하소연조차 못하는 실정이다.

사진작가 서모씨(33)는 “얼굴합성 사진정도는 심한 말로 원본보다도 똑같이 조작가능하다. 특별한 기술 없이 사진을 잘모르는 일반인들도 ‘포토샵’정도의 기본 컴퓨터 프로그램만 깔려 있으면 따라할 수 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이버상의 사진조작이란 ‘맘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는 설명인 셈이다.

합성의 여파는 단순히 그림이나 사진에만 국한 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동영상 포르노 테이프까지 조작되어 유명 여배우나 가수들의 이름을 달고 버젓이 사이버상에 올라와 있는 경우도 있다. 이 역시 이전의 조악한 편집과는 달리 날이 갈수록 합성 기술이 고난도화 되어간다는 것이 화면을 본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배우들의 움직임이 끊어져 보이거나, 피부색깔이 완전히 동일하지 않다는 이유로 칼라화면을 흑백이나 청색 계통의 화면으로 바꾼 경우 90%이상 조작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일례로 6월 중순 인기여가수 A씨의 경우 ‘B매니저와의 정사’라는 그럴 듯한 제목의 포르노 동영상이 인터넷에 뜨기도해 ‘제2의 O양비디오’가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배경화면에 일본 글씨가 노출 되어 있는 등 왜색짙은 화면 분위기로 인해 결국 일본 포르노 동영상에 여가수의 얼굴을 합성한 것이 아니냐는 쪽으로 네티즌들의 견해가 모아진 적도 있다.

물론 해외의 경우 ‘짜가’가 아닌 진짜 포르노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랐던 적도 있긴 하다. 파멜라 앤더슨의 정사장면이 대표적인 사례. 파멜라 앤더슨은 정사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은 채 사생활 침해여부에 관해서만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 ‘경포대 버전’으로 불리며 ‘O양비디오 속편’으로 둔갑한 한 포르노테이프도 조작되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테이프는 현재 컴퓨터통신상의 암거래 조직 등을 통해 ‘O양 미공개 테이프’란 그럴 듯한 제목하에 고가에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그외 각종 ‘X양 테이프’‘X양 몰래 카메라’등의 형식으로 연예인들의 포르노 테이프임을 밝히고 있는 일부 불법 유통 테이프들도 거의 대부분이 제목과는 거리가 먼 조작이라는 분석이다.

단지 예쁘다는 ‘죄’로 일부 연예인들의 수난은 끝이 없다. 컴퓨터통신과 인터넷의 빠른 보급에 따라 사진조작과 포르노 동영상 합성 등 이런저런 ‘사이버 테러’들이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

정부도 컴퓨터통신상의 사이버 테러에 대해 뒤늦게나마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다. 지금까지는 포르노물을 인터넷에 올리더라도 마땅한 처벌법규가 없었지만 사생활을 침해하는 음란물이나 몰래카메라 등을 컴퓨터통신상에 올리다 적발될 경우 2년이하의 징역형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는 ‘사이버범죄 특별법’제정에 들어가 내년 1월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인기 연예인들의 ‘벙어리 냉가슴앓기’도 내년부터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조인직·일간스포츠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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