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섹스어필'하는 기업 만들기

08/25(수) 22:11

손정의 21세기 경영전략

조직의 지도자라면 누구나 나름대로의 철학을 갖고 있다. 그 철학을 바탕으로 조직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활력이 충만한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된다. 특히 경쟁에서 이기고, 그 분야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성취한 뒤 갖고 있어야 할 지도자로서의 신념과 철학, 그리고 전략 전술에 대해서는 더 많은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필자 역시 신세계 E마트를 국내 최고, 최대 할인점으로 성장시킨뒤 앞으로 전개될 세계 유수의 외국 할인점들과 국내 후발업체들의 도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인가에 고심해 왔다. 이런 의미에서 21세기 최고의 사업가인 재일교포 3세 손정의 소프트뱅크사 사장의 경영전략을 담은 ‘손정의 21세기 경영전략(소담출판사, 99년 7월)’은 매우 유익한 책이었다.

이 책은 최고의 전략가이자 실천가로 이름난 손사장의 삶과 경영방식은 물론 천재 경영인으로서 손사장의 비전과 직관을 담고 있다.

손사장은 자신이 경영하고 있는 소프트뱅크사의 미래에 대해 ‘300년 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로 만들기 위한 계획과 방법이 이미 마련되어 있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있다. 그는 300년 후에도 자신의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로 “기업은 하나의 육체가 갖추고 있어야 할 모든 기능을 갖춘 생물체이므로 반영구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조건만 갖추면 된다”고 주장하며, 그 몫은 최고 경영자에게로 돌아간다고 강조한다.

그는 회사가 존속하기 위한 조건들로 인센티브로 동기부여가 되어 있는 조직과 남들의 주목을 받는 ‘섹스 어필’한 조직을 들고 있다. 인센티브를 통해 조직의 활성화를 꾀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 구성원들이 조직에서 같이 일하고 싶어하며, 외부에서 그 회사를 높이 평가하면 힘을 얻어 더욱 열심히 일한다는 것이다. 이를 생물체의 ‘섹스 어필’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손 사장은 기업이 연속성을 갖기 못하고 망하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경영자의 태만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강조한다.

소프트뱅크사가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21세기 초우량기업으로 평가받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 중의 하나는 손사장이 ‘손자병법’을 응용해 독창적으로 내세운 ‘손의 제곱병법’이다. ‘손의 제곱병법’중에서 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손자병법 ‘군쟁편(軍爭篇) 3’에 나오는 풍림화산(風林火山)이라는 말을 바꿔 만든 ‘풍림화산해(楓林火山海)’이다.

손사장은 일본 전국시대를 주름잡은 다케다 신겐 다이묘가 싸움에 나설 때마다 목표로 삼았던 ‘풍림화산(風林火山)’에 ‘해(海)’라는 글자를 넣어 새로은 단어를 만들었는데, 그 의미는 풍림화산으로 노도와 같은 싸움이 끝나도 그 싸움이 완결된 것이 아니며, 그 이후에 해야할 일이 있다는 것이다. 즉 넓고 깊은 바다가 모든 것을 삼켜버려 평정을 갖춰야 비로소 싸움이 완결된다는 뜻으로 ‘해’를 추가한 것이다.

국내 최대, 최고의 할인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E마트의 최고경영자로서 시금석이 될만한 이야기이다. 정상의 자리에 올랐어도 준비해야할 것이 있다는 교훈을 가르쳐 준 책이다.

황경규 신세계 E마트 부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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