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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대우] 제일은행 매각, 대우 운명은?

대우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대우그룹의 주거래 은행인 제일은행을 둘러싸고 9개월 이상 끌어온 정부와 미국 뉴브리지 캐피탈간의 매각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제일은행의 새로운 주인이 된 뉴브리지 캐피탈이 대우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놓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실제로 금융권에서는 대우사태가 가뜩이나 꼬여가고 있는 상황에서 대우처리를 주도해온 제일은행이 뉴브리지 캐피탈의 반대로 대열에서 이탈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오는가 하면, 정부와 뉴브리지 캐피탈이 모종의 합의를 했을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단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번 매각협상의 최대 관건이 ‘대우’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우사태의 원만한 처리를 위해 제일은행의 역할을 인정하는 특별 약정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요컨대 사실상 정부가 세금을 들여 대우사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이상 뉴브리지 캐피탈도 정부보증을 전제로 형식상 대우부채를 떠 안았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대대적 인원정리 바람 불듯

한편 은행권에서는 뉴브리지 캐피탈의 진출로 불어닥칠 엄청난 변화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일은행발 외풍’의 첫번째 징조는 제2의 감원태풍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투자펀드의 속성상 뉴브리지 캐피탈은 3~4년내에 기업가치를 극대화한뒤 인수기업을 되팔아야 한다”며 “이에 따라 뉴브리지 캐피탈은 단기간에 최대한의 수익을 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대대적인 인원정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제일은행 인수작업에 깊숙히 관여했던 뉴브리지 캐피탈의 한 관계자도 “최소한 제일은행의 현재 임원진은 대부분이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제일은행을 인수한 외국자본은 인원정리를 마무리하는 대로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주택, 국민은행이 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 그동안 국내시장에서는 씨티은행이 11개의 지점망을 개설, 소매영업을 하고 있었지만 그야말로 유명무실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전국에 339개의 지점망을 가진 제일은행이 외국은행으로 변신, 소매영업에 나설 경우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이럴 경우 그동안 주택담보대출이나 가계대출 분야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던 주택, 국민은행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2은행 합병으로 이어질 가능성 커

외국자본의 파상공세에 대한 토종자본의 반격은 궁극적으로 ‘제2차 은행합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조흥은행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에서는 3~4개 초대형 리딩뱅크에 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강원은행과 합병후 다른 대형은행과의 추가 합병도 타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6월초 골드만삭스와 자본제휴를 맺은 국민은행은 물론 이미 독일 코메르츠 은행이 주요 주주인 외환은행 역시 또다른 대형 은행과의 합병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덩치에서 밀리는 하나, 한미, 신한은행도 나름대로의 생존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들은 합병으로 덩치를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인수·합병이나 회사채 인수 등 증권업무쪽으로 특화해 투자은행으로 변신한다는 복안이다.

조철환·주간한국부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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