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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군으로 가는길] '작지만 강한' 새천년의 한국군

뉴밀레니엄의 한국군은 어디로 가나.

새 천년을 앞두고 불확실한 한반도의 안보환경을 예측하고, 그에 맞는 군사력을 건설하는데 국방부가 머리를 싸매고 있다.

국방부는 올해초 2015년 한국군의 청사진을 담은 중기기본계획을 마련, 청와대의 재가를 받았으며 4월에는 군사혁신단을 구성했다. 육·해·공군도 ‘비전2010’, ‘비전2020’등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군의 다급한 움직임은 한반도의 21세기 안보환경이 확연히 달라지고, 현재의 무기 교리 훈련 작전 인적구성으로는 미래전쟁에 도저히 대응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출발한다.

한반도는 북한의 극심한 경제난과 국제적 고립, 체제불안 등 3중고로 인한 무력남침 위협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지역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불가피하게 개혁·개방을 추진하거나 체제붕괴로 21세기에는 통일될 수도 있다. 그렇지 않으면 경제격차에 따라 군사력도 현격한 차이가 벌어져 북한은 더 이상 주적이 되지 않는 등 남북관계가 유동적이다. 반면 한반도 주변의 강대국들은 동북아지역의 영향력 확대를 목표로 군사력을 증강, 영토분쟁 및 해양, 공중 관할권을 두고 마찰가능성이 증대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예상되는 역내 질서개편에서 국익을 수호할 정도의 군사력 건설이 절실하고, 전장을 남북에서 주변국으로 확대해야 한다.

군사혁신을 강제하는 두번째 이유는 미래전의 양상이 지금까지의 전쟁양상과 전혀 달라진다는데 있다. 소총과 전투기의 등장이 전쟁양상을 180도 바꿔놓은 것처럼 고도정밀기술의 급속한 발달은 앞으로의 전쟁을 우주전, 정보전, 정밀교전, 입체고속기동전의 양상으로 바꿔 놓았다. 전투공간이 지상과 공중, 해상에서 우주공간과 사이버공간까지, 전쟁영역도 지·해·공 3차원에서 시간의 개념이 추가된 4차원으로 확대된다. 또 전투방식도 진지전과 달리는 기동전에서 날으는 기동전으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다. 수천, 수만발의 폭탄을 퍼붓는 물량전에서 수천㎞에서 축구공을 맞추는 토마호크미사일처럼 때리고 싶은 곳을 한방에 날리는 정밀교전의 시대다.

한국전이후 한번도 전쟁다운 전쟁을 치루지 못한 한국군은 전쟁의 개념과 군구조, 싸우는 방법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개조해야 하는 숙제를 받은 것이다.

‘전장을 본다’지상전력증강

군당국은 2015년까지 현재 70만 상비군을 45만~50만명으로 감축할 계확이다.

남북한이 통일되면 병력은 일시적으로 100만명 가까이 늘어나겠지만 점차 국가규모에 맞게 감축한다는 것이다. 또 현재 전체 병력의 10%남짓인 해·공군 비율은 30%까지 확대하고, 하사관 등 직업군인의 비율을 30%까지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군사혁신의 마지막은 어떤 무기로 싸우느냐로 귀결된다. 무기체계가 첨단화해야 ‘작지만 강한 군대’가 되기 때문이다.

육군개혁의 초점은 지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플렛폼(platform)인 전차 헬기 야포 미사일 등을 정보네트워크로 연결, 전장에 참가하는 모든 구성원들이 실시간대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현재 육군이 구축하고 있는 C4I(Command, Control, Communication, Computer and Intelligence)체제는 지상전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이다. 2000년대초 이 시스템이 완료되면 정보수집-평가-의사결정-발사스위치까지 논스톱으로 연결된다. 이를 위해서는 정보수집장비가 필수적. 2004년부터 백두산까지 통신 등 신호정보를 수집하고, 금강산까지 축구공크기의 물체를 정확하게 촬영할 수 있는 정찰기가 도입되면 ‘눈을 감고 휘두르는 작전에서 정확하게 보고 때리는 전략’으로 전환된다.

재래식 포탄을 미사일처럼 쓰게 하는 무인정찰기(UAV)에 의한 작전개념도 도입된다. 무인정찰기의 위력은 재래전과 미래전의 중간이었던 걸프전에서 증명됐다. 미국은 지상 1~2㎞상공에서 수직으로 물체를 탐지하는 무인정찰기 ‘프레데터’를 운용했다. 프레데터는 이동하는 이라크 기갑사단을 따라다니며 실시간대로 위치를 포병에 알려줘 정확하게 포탄을 퍼붓게 했다.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은 프레테터에 이라크군은 런닝을 벗어 흔들며 항복하고 말았다. 야포도 자체에 자기감응장치 등 눈이 달린 스마트탄등이 들어온다.

육군은 “2015년까지 1개사단의 작전능력이 현재보다 2배가량 증강된다”고 밝히고 있다. 10개사단을 보유하고 있는 미군 1개사단의 전투능력은 2차대전당시 정면 7㎞에 종심은 21㎞였다. 그러나 한국전쟁에서는 21㎞ 21㎞, 64년에는 25㎞ 70㎞, 84년에는 100㎞ 100㎞로 확대됐으며 2010년에는 120㎞ 200㎞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사단수와 국토면적으로 고려하면 2015년 한국군 1개사단의 작전반경은 미군의 한국전 참전때와 비슷해진다.

‘새로운 비상’공중전력증강

‘전략형 공군’은 주변국의 위협에 가장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다. 미군이 코소보에서 ‘육군없는 전쟁’이란 새로운 전사를 남긴 것도 공군력에 기초했다. 따라서 공군력 건설은 미래군의 핵심. 3세대 전투기인 KF16의 후속기종으로 3.5세대 전투기가 2010년께 도입되지만 전략공군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지원기가 필수적이다. 이에따라 전투기의 작전반경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공중급유기가 2015년까지 도입된다. 미국의 항공모함의 작전반경이 500마일이나 되는 것도 공중급유기 때문이다. 항모가 도착하기까지 한달이상 걸려도 중간에 공중급유기를 띄워 놓으면 중간에서 연료를 공급받으며 광활한 지역에서 작전이 가능하다. 수백㎞거리에서 상대방의 항공기를 감시하는 공중조기경보기도 필수적이다. 이와함께 공습을 위해 출격하는 전투기의 선두에 서서 상대방의 방공망과 전투기, 통신시스템을 교란하는 전자전기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개발되고 있고, 50년대 생산된 나이키와 호크 대공미사일을 교체하는 SAM-X미사일사업도 추진된다.

‘수평선 넘어’해상전력증강

미래 해군의 최대과제는 현재 연안방어체제에서 탈피, 대양방어를 할 수 있는 규모의 전투함을 보유하는 것이다. 해군의 우상 이순신장군의 “바다로 오는 적은 바다에서 막아야 한다”는 말처럼 바다에서 저지하는데 실패하면 엄청난 피해를 입는다. 해상분쟁에서 해상교통로를 확보하고 공해상에서 작전을 하려면 적어도 7,000톤급 ‘이지스급’구축함과 한달 정도를 수중에서 작전할 수 있는 3,000톤급 잠수함이 있어야 한다.

미국과 스페인, 일본 등 3개국이 보유한 이지스함은 함정이나 전투기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한꺼번에 요격할 수 있고 함대지미사일로 상대방의 심장부를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다. 비밀병기인 잠수함은 상대방의 코앞까지 은밀하게 침투, 함정을 격침시키거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1,200톤급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해군은 수중작전능력을 한달 가량으로 늘린 1,500톤급 잠수함을 도입한 뒤 함대지미사일을 장착한 3,000톤급 잠수함을 국내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주변국을 자극하지 않는 범위에서 전투헬기를 탑재한 2만톤급정도의 경항공모함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병력을 줄이고 무기를 첨단화하는 군사혁신의 관건은 돈이다. F16전투기 1개편대(20대)를 만드는데 1조2,000억원이 소요되고 연간 운영비가 120억원인데 비해 1개사단은 200억원정도면 1년을 운영할 수 있다. 육군의 군사혁신에만 40조원가량의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어가고 특히 국방예산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태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시행착오가 있으면 군사혁신은 완전히 끝장”이라며 “전투실험을 통해 미래군의 청사진이 옳은지, 또 비용대 효과가 분명한지 고민에 고민을 거쳐 예산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덕상·사회부 기자 jfur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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