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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을 찾아라] "이제 인양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보물선에 평생을 다 바쳤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진실의 배일이 서서히 벗겨지고 있습니다. 보물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한반도 근해에 수장돼 있는 모든 보물선 논쟁의 진원은 바로 동양양생원 신동식(54)원장이다. 그는 구전으로만 전해져 온 ‘야마시타 보물선’의 정확한 침몰 위치와 시기, 매장된 금괴량 등에 대해 선친의 유언과 증빙 자료를 통해 비교적 소상히 파악하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야마시타 보물선 위치·시기등 소상히 파악

주위에서 종종 ‘허황된 보물선만 찾는 사람’ 취급을 받기도 하는 신원장은 그 행태 만큼이나 별난 이력의 소유자다. 충북 청주 태생인 그는 10대때 산사로 들어가 불자 수행을 쌓았다. 그러던중 1961년 법주사에서 육영수 여사의 백일기도를 옆에서 도와준 것이 인연이 돼 박정희대통령의 전용지압사로 수년간 일해왔다. 박대통령 사후인 80년대 들어서는 스포츠 지압사로 국내 프로 축구 선수들 사이에서 꽤나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그러나 신원장에게 그같은 일은 궁극적인 목적을 위한 한 방편에 불과했다.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바닷속 깊이 숨어있는 ‘야마시타의 보물선’을 찾는다는 일념, 그것 뿐이었다.

“박대통령께도 이 비밀을 말씀드렸습니다. 처음에는 별 관심을 안가지시더니 79년 돌연, 관련 서류를 가져오라고 지시하셨습니다. 아마도 당시 박대통령은 독일에서 물리학을 공부했던 김장호박사를 팀장으로한 핵무기 개발계획에 이 보물을 자금으로 사용할 생각이었던 것같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분이 그해 피살당하는 바람에 무산됐습니다.”

신원장이 이토록 보물선에 집착하게 된 것은 바로 선친이 남긴 유언이 결정적이다. 그의 선친 신세우씨는 일제 시대인 35년 당시로서는 드물게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던 촉망받는 젊은이였다. 그러던중 41년 방학때 잠시 고국을 찾았다가 일본군에 강제 징용돼 현재 용산기념관 자리에 있던 일본 제40여단 야마시타 도모유키 대장의 통역관으로 근무하게 된다. 종전 말기 참담한 패배를 당한 야마시타는 미군에 체포돼 필리핀에 있는 포로수용소에 다른 일본 장성들과 함께 감금된다.

야마시타가 선친에게 알려준 ‘사실’

여기서 진행된 전범재판에서 신원장의 선친 세우씨가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야마시타의 대변인역을 충실히 해 준 덕에 야마시타는 총살형에서 교수형으로 바뀌었다. 이에 감동한 야마시타가 처형 직전 신원장의 선친에게 일제 강점 당시 한국 명당자리에 박은 혈침 365개소와 전북 군산시 옥도면 말도리산 2번지 남방 약 10㎞해상에 병원선으로 위장한 군함 안산환(案山丸) 등 보물선들이 침몰된 비밀 장소를 알려준다. 바로 이것이 그가 쫓고 있는 ‘야마시타 보물선’의 전말이다.

신원장은 해방후 경찰에 투신한 선친과 함께 군함이 침몰해 있을 지역을 샅샅이 뒤지며 조사 작업을 해왔다. 그러던중 88년 선친이 타계했다. 선친은 “일본이 약탈한 보물을 찾아 나라를 위해 쓰라”고 유언했다.

신원장은 자신이 지압사를 하면서 번 자금과 물려받은 재산 대부분을 탐사 활동에 투자했다. 그 여파로 75년 1남2녀를 둔 상태에서 부인과도 사실상 이혼 상태에 들어갔다. 당시 부인은 ‘이대로 살다간 자식도 굶겨 죽인다’며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 버린 것. 신원장은 지금까지 이들에게 매달 생활비만 대주고 있다. 본인은 도곡도 13평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40년동안 탐사비만 100억

“40년동안 탐사에 들어간 돈이 100억원은 족히 될 것입니다. 83년 청주 공군사관학교 주변에 있는 70만평의 문중 땅도 팔아서 모두 경비로 날렸습니다.저는 가정이 파탄난 사람입니다. 그러나 일본이 강탈한 국부를 되찾아 나라에 바치겠다는 일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매장물을 발견하면서 국가에 20%만 내면 되지만 저는 90%를 국가에 헌납하고 10%만 도움준 분들과 나눌 생각입니다. 이것은 결코 저 혼자만 잘살자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와 민족을 위한 것입니다”고 그는 강변했다.

신원장은 보물선 탐사외에도 실제로 96년 5월 창덕궁 인정전 뒷산 화강암에 꽂혀있는 석침 7개와 97년 8월15일 중앙청에 있는 혈침 24개를 제거하기도 했다.

역사·목격담·유언 일치

신원장은 보물선의 존재를 확신하는 근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첫번째 선친께서 야마시타로부터 금괴를 실은 일본 군함의 비밀을 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일본 자위대에서 입수한 ‘일본 해군 함력표’라는 엄연한 역사적 기록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40여년에 걸친 현장 답사에서 주민들의 목격담과 유언이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타이타닉호 인양에 참가했던 외국 전문업체까지도 그 가능성을 인정했다면 더이상 무엇이 필요합니까. 이제 인양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편안한 가정을 이끌 날도 오겠지요”하며 말문을 닫는 신동식원장. 한 평생 꿈을 쫓다 이제는 허옇게 머리가 쉰 ‘보물선 아저씨’가 되버린 그의 꿈이 과연 실현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송영웅·주간한국부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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