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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을 찾아라] 청나라 보물찾기 '물밑작업'

‘바다밑의 청나라 보물선을 찾아라.’

인천 옹진군 앞바다에서 벌어지고 있는 ‘물밑작업’이다. 다량의 군수품과 많은 금은보화를 싣고 가던 청나라 보급선이 침몰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부터다. 소설같은 얘기라고 처음에는 시큰둥했던 해당 관청도 올 연말까지 탐사를 위한 본격적인 계획을 추진중이어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인천 앞바다의 보물선 얘기가 처음 나온 것은 서울에서 선박회사를 운영하는 차정백(61)씨가 지난해 10월21일 인천해양경찰서에 보물선 인양작업을 위한 ‘선박해양오염 방지 작업’신청을 하면서부터. 해경은 당시 ‘문화재보호법상 발굴허가가 나지 않았다’며 신청서를 반려했다.

개인발굴 불허, 해군에 탐사의뢰

차씨는 이에따라 같은해 11월10일 다시 옹진군에 보물선 발굴작업을 위한 ‘매장문화재 발견 신고서’를 제출했고, 옹진군은 이 신고서를 문화재청(구 문화재관리국)에 보냈으나 문화재청은 불허했다. 학술적 역사적 가치가 증명되었거나 국토개발차원의 필요성이 있어야 하나 어느 쪽에도 해당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같은 문화재청의 결정은 개인에게 발굴허가를 내줘 만일 바다밑의 보물선이 사실로 밝혀져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로 유출되면 엄청난 국익손실을 초래했다는 사회적 비난 등을 염두에 두었다는 지적이다. 국제법상에는 침몰된 선박의 소유권이 없는 각종 물품은 인양한 사람의 것이라는 것이 통설이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대신 한달쯤 뒤인 같은해 12월18일 인천시와 옹진군측에 ‘바다속에 침몰된 선박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현지 조사를 하고 차씨가 주장하는 옹진군일대 바다에 대해 개인 선박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통제를 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인천시는 해저탐사를 위한 각종 장비부족과 엄청난 예산 때문에 탐사작업은 엄두도 내지 못한 채 다만 인천해양경찰서에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해 줄 것을 우선 요청했다. 또 지난 3월말에는 국방부와 해군본부에 해저탐사를 의뢰한 상태다.

그렇다면 인천 앞바다에는 과연 청나라 선박이 묻혀 있을까? 또 배가 있다면 소문대로 엄청난 양의 보물이 있을까?

차씨가 옹진군에 제출한 발견신고서를 우선 보자. 차씨는 지난해 11월 인천 옹진군 울도에서 서쪽으로 1.7㎞ 떨어진 지점의 해저에서 청나라 보급함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차씨는 역사기록을 통해 청일전쟁이 한창이던 1894년 7월 청나라의 보급함 ‘까오륜(高崙)호’가 인천 옹진해역 부근에서 일본 군함의 정선명령을 거부하고 도주하다 격침됐다는 것을 확인, 이 배를 찾아나선 결과 선체를 보았다는 것이다. 차씨는 특히 6,400톤급인 이 배에는 다량의 군수품과 청나라 군대를 지원할 300만개의 금은화 등 수천억원에 달하는 각종 보물이 실려 있다고 주장했다.

“금은화등 수천억원어치 보물 있다”

차씨가 이 보물선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은 일본의 ‘선박왕’으로 불리는 세가와 료이치(95년 작고)씨와의 인연이 계기였다. 세가와씨는 러일전쟁때 천문학적인 양의 금괴를 싣고 가다 일본 군함의 포격을 받고 격침된 러시아 군함 나히모프호를 80년 대마도 앞바다에서 발견,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인물. 이 배에서는 많은 백금괴가 실려 있었다.

세가와씨는 생전에 러시아 군함과 함께 찾아내려고 애쓰던 보물선이 바로 인천 앞바다에 묻힌 까오륜호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80년대 수차례 한국을 방문, 서해안에서 탐사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차씨가 세가와씨와 만난 것은 89년. 한국에서 보물선 발굴을 위해 도와줄 사람을 찾던 세가와씨를 친분이 있는 재일동포를 통해 알게 돼 90년 선박구조회사를 차려 탐사에 나서게 되었다.

당시 세가와씨는 차씨에게 탐사자금을 제공하겠다고 제의하는 한편 금화를 발견할 경우 분배 방법도 논의했다.

바닷속 뻘에 박혀있는 철선 발견

차씨는 당시 인천지방해운항만청(현 인천지방해운수산청)의 허가를 받아 잠수부들을 고용, 탐사에 나선 결과 거대한 철선이 옹진군 울도인근 수심 38㎙지점에 묻혀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내부소장품의 존재여부을 목격하는 데는 실패했다. 배가 워낙 크고 선수 20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선창입구와 함께 바다밑 뻘에 파묻혀 있는데다 풍랑이 심하고 해류가 급해 현장 접근이 어려웠기 때문. 포기를 했던 차씨는 미련을 버릴 수가 없어 8년만인 지난해부터 다시 보물선 찾기에 나섰다.

지난해 서울 주재 중국대사관에 질의한 결과 ‘까오륜호는 청일전쟁 당시 영국에서 조차한 상선으로 병력과 금은 보화를 비롯한 군수물자를 나르던 배이며 인천 앞바다에서 침몰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회신을 받았기 때문이다. 미련이 있던 그에게 ‘확신’을 더 굳게하는 회신이었다.

현재 차씨의 보물선 발굴작업은 개인에게 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중단된 상태이다. 또 현실적으로 엄청난 비용가 첨단장비가 동원돼야 하는 현실에서 차씨 혼자 힘으로는 발굴작업이 어려운게 사실이다.

그러나 관계당국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보물의 존재여부가 드러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국방부와 해군본부측은 “정부차원에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탐사계획이 있을 경우 적극적인 탐사작업에 나설 수도 있다”며 보물선 발굴작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천 앞바다의 ‘보물선’은 정부차원의 발굴작업이 진행돼야 진짜 모습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인천=송원영 사회부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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