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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을 찾아라] 군산 앞바다에도 '황금물결' 출렁

전북 군산앞바다 해저에서도 ‘황금빛 전설’이 일렁이고 있다.

전북 군산에서 어선업을 하는 조수찬(43)씨가 최근 “군산앞바다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금괴를 싣고 가던 일본군 선박 2척이 침몰해 있다”며 “10월부터 본격적인 인양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보물선의 실체 여부가 세간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군산앞바다는 83년에도 이모씨가 300톤급 남양호를 타고 보물선 탐사작업을 벌여 침몰한 배를 발견했으나 금괴가 아닌 콩이 실려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 등 보물선에 대한 이야기가 심심찮게 회자되는 곳이다.

조씨는 보물선 인양작업을 위해 지난달 군산시에 공유수면 점용허가 신청서를, 군산지방해양수산청과 해군에 매장물발굴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이달안에 모든 허가가 날 전망이다.

조씨는 1945년 5월8일 세균실험으로 유명한 731부대의 253톤급 군용병원선이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금괴 100여톤을 싣고 가다 미군 B-29기의 폭격을 받아 군산시 옥도면 말도 서남방 13마일 지점에서 침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같은해 6월13일에는 충남 서천군 장항제련소에서 금 9톤, 은 30톤, 동 300톤 등을 싣고 일본으로 가던 887톤급 화물선 역시 말도 남방 5.5마일 해상에서 폭격을 받아 침몰했다는 것이다.

이들 보물은 돈으로 환산(금 1g에 1,2000원)하면 모두 1조3,000여억원에 이른다는 것이 조씨의 설명이다. 만약 보물선이 발견되면 공유재산 매장발굴규정에 따라 인양 보물의 20%는 국가에 귀속되고 나머지 80%는 조씨의 소유가 된다.

조씨의 보물선에 대한 집착은 고교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어릴 때부터 호기심이 많은 그는 장항제련소에서 근무했던 동네어른들로부터 보물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고 3때 침몰선의 흔적을 추적하기 위해 전북대박물관을 방문했으나 국내에는 자료가 없는 관계로 아무런 수확도 얻지 못했다.

군산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포항제철에 입사한 그는 79년 일본 가와사키제철에 6개월간 위탁교육을 받는 기회가 생겼다. 조씨는 이를 최대한 활용했다. 시간이 나는대로 대학박물관들을 찾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서해 연안 침몰선박들의 침몰위치 및 수심, 폭격지점, 톤수 등이 적혀 있는 내역서를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중요한 자료를 입수한 그는 보물선 탐사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82년 회사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와 어패류 수출업에 뛰어들어 상당한 돈을 벌었다. 조씨는 이를 바탕으로 곧바로 10톤급 탐사선박을 구해 일본 스즈키사 수중레이다를 국내 처음 도입하는 등 첨단장비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그는 4년동안 생계를 팽개치고 군산앞바다에 침몰한 40척의 위치확인과 분류작업에 매달렸으며 일본도 수차례 방문했다. 이런 노력끝에 도쿄(東京) 모대학박물관에서 보물선의 크기와 침몰위치 등에 관한 신빙성이 높은 자료를 발견했다.

87년에는 금괴가 명주실 더미로 위장됐다는 증언도 들었다. 현재도 침몰지점 부근인 방축도에는 당시 어민들이 건져올린 명주묶음이 도처에 널려 있다고 조씨는 설명했다.

보물선 탐사에 7억여원의 재산을 날린 조씨는 갈수록 보물선에 빠져들었고 가족들의 반대도 거세졌다. 부인은 “허황된 꿈”이라며 노골적으로 말렸으며 아들과 딸도 클수록 시선이 곱지 안했다.

이런 와중에 조씨는 95년 보증을 잘못서는 바람에 13억원을 날려 보물선의 꿈을 접어야 했다. 막막해진 그는 친구들의 도움으로 어선운반업으로 재기에 성공, 지난해 10월 보물선 탐사작업에 다시 착수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1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발굴비용에는 턱없이 부족해 자금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조씨는 군산시의회를 통해 인양된 보물의 30%를 군산시에 기증하는 조건으로 지원을 요청했으나 예산부족이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그의 이런 애타는 소식을 접한 김진억 전북도의회의장이 스폰서로 나서 전북도차원의 지원책을 알아보았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자 친분이 있는 인사들로부터 개인적인 지분참여 형식의 지원을 모색하고 있다.

또 최근 한국일보를 통해 보물선 인양작업 추진이 알려지자 지분 참여를 문의하는 전화도 종종 걸려오고 있다.

지난달 초에는 경남 거제도에서 일본 침몰군함(일명 야마시타보물선)인양작업을 벌이고 있는 신동식(54)씨와 동업계약을 맺었으나 발굴에 대한 견해차이를 좁히지 못해 최근 각자 인양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로인해 당초 20일께 착수할 예정이었던 작업도 10월로 연기됐다.

조씨는 호화유람선 타이타닉호의 발굴을 맡았던 미국의 나이코리서치사의 자회사로 세계적인 수중탐사 전문업체 캐나다의 ‘캔다이버’사와 손을 잡고 발굴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그는 10월에는 보물선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는 작업을 벌인뒤 동절기가 보내고 내년 4월 본격적인 발굴작업을 벌일 방침이다. 작업은 침몰선 청소와 뻘 준설등으로 2~3개월 정도 걸린다.

조씨는 선장생활을 5년이나 해서 군산앞바다는 손금보듯한다며 발굴작업에 자신감을 보였다.

조씨의 20년 집념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지, 깨질지는 바다만이 알고 있다.

군산=최수학 사회부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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