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정치풍향계] 특검제 길목으로 간 청문회

이번 주는 옷로비의혹 및 파업유도의혹 청문회의 뒷처리, 국민회의 중앙위원회의 신당창당결의 이후 본격화할 국민회의 창당작업과 이를 둘러싼 여야신경전 가열 등을 축으로 정국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청문회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여야는 우여곡절 끝에 옷로비의혹과 파업유도의혹 사건의 주연 및 조연들을 청문회 증언대에 세웠으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데는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따라 청문회 무용론이 대두하는가 하면 증인들의 거짓말 장벽을 뚫지 못한 여야의원들의 역량에 대한 비판도 따갑다. 9월3일로 일단 청문회주간은 막을 내리지만 보고서채택 등을 놓고 여야간 한바탕 소란이 예상된다. 여야가 서로 다른 결론을 도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위증여부를 가릴 객관적 기준이 없어 위증죄 고발을 둘러싸고도 여야간에 첨예한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청문회의 최대 성과로 특검제도입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는 점을 꼽는 사람도 있다. 청문회 이후 특검제를 조기에 실시해야 한다는 여론의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따라 여야는 지난 주말부터 특검제법안 협상을 재개했다. 여야는 정기국회 이전에 합의를 도출해 법사위 심리에 넘기기로 했으나 전망이 그리 밝은 것만은 아니다. 특별검사 임명절차를 놓고 여당은 대한변협이 2명을 추천, 이중 한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대한변협이 단수후보를 추천, 대통령이 임명하되 1회에 한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조사기간, 조사범위 및 대상 등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여야가 한발짝식 양보, 정기국회 초반에 입법절차를 마치면 10월초에는 옷로비와 파업유도의혹 등 2개 의혹사건에 대한 특별검사의 수사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여당은 야당이 2개의혹 사건을 내년 총선까지 이슈로 이어가기 위해 꼬투리를 잡고 있다고 보고 있고 야당은 여당이 진정으로 특검제를 실시할 의지가 없다고 불신하고 있어 진통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총선 앞둔 여야 창당경쟁 본격화

8월30일 열린 국민회의 중앙위원회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공히 ‘옷갈아 입기’라는 창당경쟁이 본격 점화됐다. 국민회의는 9월10일 창당발기인대회, 10월10일 창당준비위원회를 갖기로 했으며 내년 1월중 신당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당이 추구하는 모습은 중산층과 서민층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한 개혁적 국민정당. 여권은 창당과정에서도 과거 정당창당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것인데 다다익선이던 발기인을 법적 최소기준인 30명선으로 제한하려는 것이 그 한 예. 발기인에는 당내 인사와 외부영입인사가 1대1의 비율로 동등하게 참여하며 명망가보다는 각계의 상징성과 대표성을 갖춘 실무형 인사들이 주축이 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국민회의가 신당출범 시점을 내년 1월로 다소 늦춘 것은 정기국회일정 등 현실적인 요인탓이기도 하지만 몇가지 노림수가 있다. 우선 21세기 정치를 선도할 정당인 만큼 2000년의 1월에 창당함으로써 그 상징성을 극대화하자는 것이다. 또 하나 자민련이 스스로 신당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자는 뜻이 있다. 자민련내에는 출신의원 중심으로 합당 반대파의 목소리가 더 크지만 박철언·한영수부총재 등 합당파의 세도 만만치 않다.

국민회의가 신당창당의 기세를 올릴수록 자민련은 상대적으로 당세가 초라해지기 쉽다. 따라서 내년 총선에서의 득실을 ‘이성적으로’판단, 합당쪽으로 대세가 역전될 수 있다는 기대를 국민회의는 버리지 않고 있다. 물론 자민련은 역량있는 보수인사와 전문가그룹을 영입해 당세를 키운다는 생각이지만 아직까지 그렇게 힘이 실리지는 않는 모습이다.

한나라당도 국민회의 중앙위원회에 맞서 8월30일 대규모 연찬회를 갖고 신진인사 영입을 통한 제2창당의 기치를 높이 내걸었다. 김덕룡의원이 이끄는 뉴밀레니엄위원회가 제2창당의 기관차다. 8월31일로 총재취임 1주년을 맞은 이회창총재는 성향이 판이한 각계 정파의 원심력을 추스리며 내년 총선을 향해 기반을 닦아 가고 있다.

이계성·정치부 차장 wkslee@hk.co.kr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20년 07월 제2835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0년 07월 제2835호
    • 2020년 06월 제2834호
    • 2020년 06월 제2833호
    • 2020년 06월 제2832호
    • 2020년 06월 제2831호
    • 2020년 06월 제2830호
    • 2020년 05월 제2829호
    • 2020년 05월 제2828호
    • 2020년 05월 제2827호
    • 2020년 05월 제2826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흰 담벼락, 푸른 골목의 섬을 거닐다 흰 담벼락, 푸른 골목의 섬을 거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