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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북한의 두손

북한은 어느 나라처럼 두손을 가졌다. 다만 김일성이 수령일 때는 다른 나라 원수를 만나도 그 만이 두손을 뒤로 하고 뒷짐을 졌었다.

그의 후계자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뒷짐을 졌지만 이제는 뒷짐진 두손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세계가 알게됐다. 그가 사람을 만나지 않으며 펼치는 ‘신비’라는 수수께끼는 없어진 것 같다.

북한과 미국과의 베를린 미사일회담(9월7~18일). 지난 2일 일방선언된 현행 서해의 북방한계선(NLL) 무효화 선언.

이런 속에도 세계는 한반도에 위기가 닥친 것으로 보고 있지 않고 있다. 평양에서는 세계 여자 마라톤을 제패한 정성옥을 ‘영웅’으로 받들며 축제가 한창이다. 서울은 12일 열리는 APEC 정상회담까지는 베를린에서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 다만 남과 북은 북방한계선은 ‘반드시 지킨다’. ‘불법이다’의 입싸움은 여전하다.

세계가, 서울이 북한에 놀라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김일성 이후 북한이 펴올 ‘두손 외교’를 이제는 모두 알기 때문이다.

한손에는 ‘전쟁 불사’의 ‘광인’(mad man) 시나리오를 가지고 벼랑끝 외교를 펼치는 것이다. 핵무기, 미사일 개발 등의 ‘강철의 손’외교다. 또 한손에는 110만의 군사력, 무역적자속에 미그-29기 30대 도입, 46년간 지켜온 NLL의 무효 등으로 재래전을 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가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 손은 ‘구걸의 손’이었다.

도널드 그래그 전 주한미국대사는 이런 ‘강철과 구걸’의 두손 외교를 ‘전형적인 전체국가의 행동’으로 봤고 “옛소련, 중국, 다른 전체국가들이 수년간 구사해온 술책이며 북한은 벼랑끝에서 협상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등 동부의 신문들이 의외로 북한의 이번 베를린 협상을 앞둔 NLL 무효화 선언을 취급안하는 것은 ‘벼랑끝 협상’이 이제는 뉴스의 가치를 잃었기 때문이 아닐까?

북한은 적어도 94년 7월 김일성 사후를 전후해 미국·일본·한국이 무릎위에 펼쳐논 핵제조 동결을 위한 경수로, 중유, 식량원조를 처음엔 ‘광인의 손’을 뻗혀 가져갔다. 이어 ‘구걸의 손’으로 나머지를 걷어가 김정일 체제가 세습되도록 하는 큰 유산을 받았다.

북한은 핵동결로 적어도 50억 달러가 넘는 경수로 2기를 갖게됐다. 금강산 관광으로 9억달러를 벌어드린다. 높이 40m, 둘레 3m의 대포동 2호 미사일로 얼마를 벌어드릴 것인가? NLL 무효선언으로 어떤 이익을 손에 잡을 것인가?

북한의 두손이 만족할만큼 가득찰 것 같지 않다. 미국 공화당의 상원위원회는 9월들어 유권자들에게 긴급모금 전문을 보냈다. 8항의 질문을 담은 이 전문에는 “핵공격으로부터 위협받는 미국상원은 국민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모금액은 한 유권자에게 25~1,000달러.

이 설문지에는 “우리 상원이 최근 얻은 정보에 의하면 북한 공산정권은 핵무기 제조기술을 갖고 있으며 미국의 해안에 이를 도달시킬 핵미사일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지지자들이 반북한 정책 수립에 대한 지지와 기금을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 운동을 앞장선 켄터키주 출신 맥코넬 상원의원은 “클린턴 정부는 국내에 굶는 사람이 있는데도 북한에 2억달러의 식량과 기름을 주었다. 결국 미국민의 세금이 그들의 핵무기 개발에 쓰인 것이다”며 결론은 미국의 전역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을 주장했다. 이런 주장에 고어 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클린턴의 정책을 따를 것인지는 북한의 ‘두손외교’의 새세기 전개와도 관계가 있다.

이제 세계의 미사일 감시망인 콜로라도 스프링스 세이넌산의 복합레이다망에는 중국의 대륙간 탄도미사일, 북한의 미사일이 추적의 대상이 되어있다. 미국은 일본과 함께 전역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의 여론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파동이 결국 군비통제를 위한 군비증강이라는 문제를 던져주었다고 보고있다.

일본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중지하면 식량원조, 국교정상화 교섭의 재개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동해에 해상보안청 대신 자위대소속 고속정 함대를 가지려 하고 있다.

북한의 두손 외교, 협박과 구걸의 외교는 한손엔 평화라는 올리브를, 또 한손에는 자위라는 다발총을 들고 있다. 김정일이 김일성 주석의 유산을 지키는 방법이다.

박용배 통일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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