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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재벌 때리기' 어디까지...

요즘 경제계는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삼성에 대한 세무조사방침 및 현대그룹 주가조작사건은 현 정부 출범후 터진 재계관련 최대현안이다. 대우그룹 처리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전혀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진 사안들이어서 재계가 받아들이는 충격은 더욱 크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일련의 돌출현안들은 몇가지 점에서 다양한 궁금증과 추측을 낳고있다. 우선 현정부 출범후 가장 활발했던 경영인들이 하나같이 타깃이라는 사실이다.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관계없이 그룹 해체와 함께 ‘처리해야 할일은 많고 권한은 제한된’김우중회장. 대우 김회장은 지난해 정부출범과 함께 발등의 불이었던 외자유치에 앞장섰었다. 결과적으로 성과는 없었으나 김회장은 재계를 대표해 정부출범 초기 위기탈출의 선봉장 역할을 했었다.

주가조작의 주범으로 지목돼 검찰소환을 앞두고 있는 현대 이익치 회장. 현대 이회장은 우리 경제의 위기극복을 실감케 한 공신이다. 물론 다양한 평가가 가능하지만 이회장은 분명 주가지수 1000시대를 여는 선두에 섰던 경영인이다. 위기극복과정의 두 주역(?)이 예외없이 현재 어려움에 처해있는 것이다.

두번째 관심은 제재가 재벌총수 개인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대우그룹 처리과정에서 김우중회장의 경영권과 관련, 일찌감치 ‘2선후퇴’를 분명히 하더니 삼성 세무조사에 대해서도 ‘이건희회장을 포함한 총수일가’로 적시하고 있다.

특히 현대 주가조작과 관련, 검찰은 간판 전문경영인 이익치회장에 그치지 않고 정몽헌그룹회장도 소환할 것임을 확실히 하고 있다. 조사과정에서 ‘정주영家’ 최고경영인들의 불법 조작사실을 공식화하고 사법처리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과거 ‘건드릴 수 없는’성역으로까지 여겨지던 5대그룹 총수와 그 일가에 대한 분명한 변화다.

검찰의지, 정부 대응방향 윤곽 드러날듯

현대그룹 주가조작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상층부내에는 전과는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또 다른 궁금증의 원인이 되고있다. 검찰은 쉴틈없이 주가조작 가담자라며 소환대상자를 쏟아내는 반면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분위기다. 특히 청와대를 중심으로 한 권력 핵심부에서는 “검찰이 지나치게 앞서가고 있음”을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검찰이 청와대나 정치권과는 별도의 판단을 갖고 현대문제를 처리하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 추측이 맞다면 ‘검찰이 권력 핵심부의 통제밖에 있다’는 얘기인데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이같은 궁금증들은 이번주를 계기로 하나둘씩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현대 주가조작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경영진들이 이번주 내내 연이어 검찰에서 조사를 받게 돼 있어 검찰의 의지 및 정부의 대응방향이 어느정도 드러날 전망이다.

대우문제도 이번주가 고비다. 대우증권에 대한 채권단의 유상증자 참여와 대출금 출자전환으로 약 1조원 정도의 유동성이 금주중 공급됨에 따라 대우사태로 촉발된 시중자금난은 상당부분 완화할 전망이다. 주력사인 대우자동차와 대우전자의 정상조업도 9월10일을 전후해 판가름 난다. 물론 채권단의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상황이 더욱 나빠질 수도 있다. 구조조정까지 늦어지는 경우 수십조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는데 이 역시 이번주중 어느정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일전을 벌이고 있는 대한생명 최순영회장의 입장도 이번주중 분명해진다. 금감위가 10일까지 감자명령에 대한 의견을 내도록 했고 대생측 파트너로 알려진 파나콤은 여전히 증자를 미루고 있다. 대생이 9일께 이사회를 다시 열어 증자와 함께 금감위 조치에 대한 대응방안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이날 이사회가 관심이다.

이번주에는 금융시장의 움직임도 주시해야 한다. 10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금리에 정부의 ‘투신권 회사채 무제한 매입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수 900선을 넘나들고 있는 주가가 힘을 받을지. 9월에 접어들면서 경제계가 큰 고비를 맞고 있는 것 같다.

이종재·경제부차장 jj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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