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경제전망대] 남북관계 진전, 재계에 '단비'

지난주에는 인상깊은 사진 한장이 소개됐다. 9월8일 6~30대그룹 총수의 청와대 초청모임 관련 사진이다. 김대중대통령 왼쪽에 자리한 한화 김승연회장은 김대통령이 보고있는 자료를 곁눈질하고 있으며 강봉균 재정경제부장관 왼쪽에 앉은 쌍용 김석원회장은 강장관의 자료를 넘겨다보고 있다.

거의 전 신문에 게재된 이 사진을 본 재계관계자들은 “재계가 얼마나 답답해 하고 있는지를 잘 얘기하고 있다. 정부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재벌문제를 다루고 있는지를 하나라도 읽기위한 최소한의 반응이다”고 입을 모았다.

재계는 요즘 본업인 경영보다는 정부의 움직임에 더욱 관심이 높다. 일부 관계자들은 최근의 움직임과 관련, 노골적인 불만도 토로한다. “삼부파이낸스에 대한 검찰의 조사나 현대그룹 금융계열사에 대한 금감원의 특검이 왠지 개운치 않다.” 최근 재벌에 대한 각기관의 제재가 속도와 강도를 더하고 있는 데 대한 재계의 감이다. “정부의 십자포화가 계속되고 있으며 몇몇 사안들은 특히 현대 주가조작과 관련, 이익치회장을 구속한 검찰이 이를 합리화하기 위해 내놓은 후속작업”이라는 분석이다. “이익치회장 구속 등 정부의 구체적인 제재에 대한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아 또 다른 강수가 나올 수도 있다”고도 말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물론 이같은 분석과 전망을 뒷받침할만한 구체적인 예를 적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쪽을 바라보는 재계의 시각은 이처럼 예민하다. 한편으로는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대체 알 수 없는 상황이며 어디까지 가자는 것이냐”며 불만을 말하면서도 “끝은 어디인가”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이번주에도 여전할 것 같다. 이를 가장 분명하게 실감할 기업은 현대와 삼성이며 6대이하의 그룹도 예외일 수 없다. 주시대상 기관은 검찰과 금감위 국세청 공정위 등이다. 현대 주가조작에 대한 검찰의 조사는 여전하고 삼성과 현대그룹 계열 금융사에 대한 금감위의 특검이 강도높게 이어진다. 국세청은 여전히 삼성의 ‘변칙상속문제’를 주시하며 공식적인 ‘때’만 기다리고 있다. 공정위도 6대이하 그룹에 대한 부당내부거래조사에 나선다.

북미 베를린회담 타결, 대북사업에 활기 불어넣을 호재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일은행 매각과 대한생명 처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고 미국의 대북한 관계개선이 급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과 북한의 베를린회담 타결은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개선등 정치 경제적으로 전혀 새로운 상황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결국 이번주에는 김대통령의 8·15경축사 이후 간단없이 이어지고 있는 정부의 구체적인 재벌길들이기 작업이 강도를 더하고 남북관계가 뚜렷하게 진전되며 1년여 끌어온 현안들이 하나둘 가닥을 잡아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될 것 같다.

남북관계의 진전은 경제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우선 그동안 북한내 투자를 미뤄온 기업들이 앞다퉈 북한사업의 재개를 시도하고 금강산사업과 남포공단등 진행중인 사업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가조작사건으로 그룹 전체가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는 현대그룹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 같다. 지난해 정부출범과 함께 북한에 가장 많은 공을 들여온 현대가 이제 그 결실을 하나둘씩 거두어 들일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번주중 접하게 될 가장 반가운 소식중의 하나는 제일은행의 매각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부문 구조조정의 핵심이면서도 1년여동안 지지부진하던 뉴브리지와의 제일은행 매각협상은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금감위와 뉴브리지는 현재 가격과 손실보전 방안등 최대 쟁점에는 대부분 합의해놓고 세부조건에 대한 의견을 조율중이다. 서울에 머물고 있는 뉴브리지측 관계자들은 외국계 언론에 “곧 구체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협상 막바지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생문제도 금감위의 감자명령과 함께 공적자금 투입등의 과정을 거쳐 이번주중 마무리수순을 밟게 된다. 그러나 대우와 관련, 해외 채권단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일부 외국은행들이 현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우 승용차를 압류하고 있으며 국내 다른 그룹에 대한 여신에도 소극적이라는 소식도 있다. 외국채권단의 한국에 대한 구체적인 움직임도 이번주중 분명해질 것 같다.

이종재·경제부 차장 jjlee@hk.co.kr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20년 11월 제2854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0년 11월 제2854호
    • 2020년 11월 제2853호
    • 2020년 11월 제2852호
    • 2020년 11월 제2851호
    • 2020년 10월 제2850호
    • 2020년 10월 제2849호
    • 2020년 10월 제2848호
    • 2020년 09월 제2847호
    • 2020년 09월 제2846호
    • 2020년 09월 제2845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순천…갈대, 노을, 그리움의 향연 순천…갈대, 노을, 그리움의 향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