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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탐구] 걸어다니는 만물백과사전

다방면의 자료수집광이자 향토사학자인 이승언씨는 일거수 일투족까지 다큐멘터리적이다. 조리있는 말솜씨중에도 가장 두드러진 것은 6하원칙에 어긋남 없는 ‘기사체’. 자신의 신상을 얘기하는 중에도 늘 정확한 연도를 대는 등 말조차 그가 모아온 신문기사처럼 질서정연하다.

직장에서도 그는 걸어 다니는 만물백과사전으로 통한다. 향토사에 관한한 문서, 사진 자료는 물론이고 그동안 수 편의 논문과 11권의 저서를 낼 만큼 해박한 지식, 성명학에다 관상학, 풍수학까지 공부한 그에게 자문을 구하는 이들이 공, 사로 많다. 시흥시 행정구역명중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준 마을이름도 여럿, 심지어 택일을 받을 때도 그를 찾는다. 이 모두가 신문 등을 모으다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지식이다.

앞으로도 ‘맥박이 멈출 때까지’ 수집을 그만두지 않겠다는 그의 목표중 하나는 박물관을 세우는 것. 시흥시가 박물관을 건립할 경우 수집품 전량을 미련없이 무료기증할 계획이다. 지금은 박스에 쌓여있지만 언젠가 박물관에서 재회하게 될 이씨 소장 애장품 중 흥미로운 몇가지를 살펴본다.

▲잡지-구한말부터 현재까지 발행된 잡지 1,200종중 약 3,500권 소장. ‘소년’(1908)을 비롯 ‘대한협회회보’‘개벽’‘창조’‘백조’‘조선문단’등의 초창기 잡지들도 한두권씩 들어있다.

▲담배-‘피존’‘조일’‘화협’‘미도리’‘가이다’‘모란’ 등 이름도 생소한 담배들을 거의 전 종류 수집. 타 담배수집가들이 놓친 담배도 여럿된다는 후문.

▲신문호외-1923년 조선일보 발행 호외를 비롯, 한국전쟁, 4·19의거, 5·16혁명은 물론 김일성 사망 오보 호외까지 다수.

▲별전(別錢)-조선 숙종때 만들어졌다는 별전 약 150종 소장. 근래에는 절품상태라 더더욱 구하기도 어렵고 값도 훨씬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선거유인물-야당의 선거유인물만 모은 것이 특징. 1956년 정·부통령 선거 당시 ‘못살겠다 갈아보자’라는 민주당 선전표어를 비롯 대통령, 국회의원, 참의원, 지방의회의원, 국민투표에 이르는 각종 선거표어, 포스터, 공보, 연설문 등 약 1,400점을 갖고 있다. 이 자료만 보아도 ‘지조’와 ‘정직’이 생명이라던 국내 정치인들의 ‘정치색’ 변천사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정영주·자유기고가 김명원·사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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