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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티모르 분쟁, 다국적군이 해결한다

동티모르에 유엔이 평화유지군으로 다국적군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76년 인도네시아가 강점한 이후 유혈 독립투쟁을 벌여온 동티모르가 국제사회의 개입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된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9월15일 영국이 제안한 다국적군 파병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각국에서 파견될 다국적군은 4개월 동안 주둔하면서 우선적으로 동티모르의 평화와 안전유지 활동을 벌이게 된다. 아울러 동티모르 독립찬반투표의 이행을 위해 동티모르에 파견됐던 유엔동티모르파견단(UNAMET)의 보호와 인도적 구호활동 등에 참가할 예정이다.

다국적군은 호주가 주축이 된 태국, 필리핀, 포르투갈, 프랑스 등 24개국으로 구성된다. 한국도 보병위주로 400여명을 파병키로 했다. 이례적으로 중국도 참여 의사를 밝힌 가운데 총 파병규모는 8,000여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국적군이란

다국적군(Multinational Military Forces)은 유엔 지역안보기구 또는 임시 국제연합체에 의해 구성되며 정식 평화유지군(Peace Keeping Forces)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유엔이 파견하는 PKF는 안보리 결정에 이어 총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다국적군은 안보리 결정만으로 파병할 수 있다. 이번에도 동티모르 민병대의 폭력으로 인해 사태가 급박했기 때문에 총회의 결의를 통한 PKF파병보다 신속히 개입할 수 있는 다국적군 파병을 선택한 것이다.

PKF 사령관은 유엔 사무총장이 임명토록 돼있지만 다국적군 사령관은 참여국가들간의 협의로 선임된다. 이번 동티모르 다국적군 사령관은 파병군의 주축을 이루는 호주군 소장 피터 고스그로브(52)가 맡는다.

파병과 주둔에 소요되는 경비는 PKF의 경우 유엔이 모두 부담하는 데 비해 다국적군은 파병국들이 분담한다. 한국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액수는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앙골라와 소말리아 등 서부 사하라에 파견된 평화유지군의 경우 위관장교는 하루에 50달러, 사병은 30달러를 받고 있어 이에 준할 것으로 보인다.

복장에서도 구별이 있다. PKF는 청색 베레모에 유엔군 복장으로 통일되지만 다국적군은 국가별 복장을 그대로 착용한다. PKF의 역할은 평화유지활동으로 국한되지만 다국적군은 무력사용이 허용되는 점도 다르다.

동티모르 파병군은 당분간 다국적군으로 활동하지만 약 3개월 후 유엔 총회의 결의를 통해 정식 PKF로 자격을 바꿔 활동할 것이라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밝혔다.

유엔 평화유지활동

유엔이 세계 각지의 분쟁에 개입하는 활동을 통틀어 유엔평화유지활동(PKO)이라 한다. 그러나 사실상 내용은 분쟁확산 방지를 통해 분쟁해결의 유리한 여건을 조성한다는 소극적 개념의 개입(engagement)정책이다.

PKO의 임무는 대체로 ① 정전(停戰)을 감시하고 ② 분쟁이 일어날 수있는 지역의 관련국 요청으로 예방차원에서 배치하거나 ③ 국지적 분쟁에 따른 대량 난민에 대한 인도적 구호 ④ 분쟁지역의 민주적 선거지원 ⑤ 분쟁지역에 선거를 통한 합법정부가 구성된 이후에도 분쟁당사자의 무장해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개입하는 등으로 활동이 구분된다.

유엔 PKO는 1948년 6월 이스라엘과 아랍국들간의 1차 중동전쟁 이후 성립된 정전을 감시하기 위해 팔레스타인에 파견된 ‘유엔 예루살렘 정전감시단(UNTSO)’이 그 출발이다. 대규모 무장병력이 처음 구성된 것은 56년 11월 수에즈운하에 파견된 ‘유엔 수에즈 사태 긴급군(UNEF)’으로서 오늘날 PKF의 효시가 된다.

유엔 창설 이후 87년까지 42년간 평화유지활동이 13건에 그쳤던 반면 88년 이후 10여년간은 30여건에 달해 유엔의 분쟁개입은 냉전종식 이후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냉전종식 이후에는 국가간 분쟁보다 국가내 분쟁이 두드러져 PKO의 임무도 단순한 정전감시 업무보다 인도적 구호, 민주선거 지원, 전후 재건사업 등으로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현재 PKO가 활동하고 있는 지역은 중동, 카슈미르, 사이프러스, 서부 사하라, 유고, 그루지야, 크로아티아 등 20곳.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병력이 파견된 곳은 역시 시리아와 남부 레바논, 이라크 등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지역. 남부레바논 지역에 정전감시를 위해 파병된 병력만 9개국 4,500여명이다. 시리아 골란고원의 정전감시를 위해서는 무려 54개국이 참가하고 있다.

한국의 PKO참가

한국은 91년 9월 유엔 가입 이후 93년 처음으로 소말리아에 공병부대 250명을 파병했다. 이후 서부 사하라에 42명의 의료부대를 파견하고 앙골라에 198명의 공병부대를 파견하는 등 지속적으로 참여해 왔다. 공병부대는 현지에서 도로 및 교량 보수작업을 펼치고 공공건물 보수 등 대민지원 활동도 벌인다.

이외에도 한국정부는 유엔의 요청에 따라 분쟁지역내 휴전감시를 위해 군사옵서버를 파견중에 있으며 각종 선거의 공정성을 감시하기 위한 선거감시단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동티모르의 독립찬반 투표에도 경찰관 및 선거감시단으로 손봉숙(孫鳳淑) 중앙선관위원이 파견된 바 있다. 현재 한국이 참가하고 있는 PKO활동 지역은 서부 사하라 외에도 카슈미르 지역, 그루지야 등이 있다.

이번에는 다국적군으로 400여명의 혼성부대를 파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국회동의와 국내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파병 일자는 다음달 10일께 안팎이 될 전망이다. 민병대의 기습등 실제 전투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자체 방어력을 갖춘 보병 1개대대 250~300명과 의료·수송·정비병력 1개중대로 구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본인이 원치 않으면 파병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김정곤·국제부 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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