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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기행] 1. 수흐바타르 광장

몽골은 이제 우리에게 먼 나라가 아니다. 아픈 과거가 있지만 지구촌 시대를 맞아 동반자로서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진출하고 이곳을 찾는 관광객도 늘어나고 있다.

몽골국립대학에서 연구교수로 1년간 재직하는등 91년부터 최근까지 8차례 몽골을 방문한 제주대 국문학과 강영봉교수와 제주신문 제민일보 사진부장을 지낸 사진작가 서재철(포토갤러리 자연사랑 대표)씨가 11회에 걸쳐 몽골기행을 연재한다. 서씨는 몽골을 9차례 방문했다.

<몽골 기행1>

몽골에서 맨 처음 만나는 게 수흐바타르광장이다. 이 광장은 시내 중심에 자리하고 있어 관광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이름만큼이나 약속과 만남의 장소로는 그만이다. 여러 가지 구경거리를 제공하는 곳이기도 하다. 여기서는 시내 어디든 가고 싶은 곳이면 언제든 갈 수가 있다. 이 광장을 중심으로 정부종합청사·역사 박물관·중앙우체국·외무부·울란바타르호텔·국립오페라하우스·몽골국립대학교·자연사박물관 등이 균형을 이루며 자리하고 있고, 좀 멀게는 국립 백화점·간당(라마 사원)·사원 박물관·국립 서커스·징기스칸 호텔·전승 기념관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나 내국인 가리지 않고 누구나 이 광장에 들러 기념사진을 찍는다. 거리사진사가 잡아주는 포즈를 취하여 찍는 경우는 대부분 몽골사람이고, 외국인은 가지고 온 사진기로 사진을 찍는다. 국가에서도 기념식이 있으면 광장 한복판에 자리한 수흐바타르동상에 꽃을 바치며 기념하고 혁명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한다. 결혼식을 마친 신랑신부도 이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인생의 새출발을 다짐하기도 한다. 젊은이들은 성탄절이나 제야(除夜)에는 밤늦게까지 이곳에 모여 신세대답게 신나게 춤추고 폭죽을 쏘아 올리며 젊음을 발산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혁명가이자 민족의 영웅인 수흐바타르

이 수흐바타르광장은 그 한가운데 혁명가이자 민족 영웅인 수흐바타르 동상이 서 있는데서 연유한다. 이 동상은 1946년 7월11일, 혁명 25주년을 기념하여 유명한 조각가 초임볼에 의하여 제작되었다.

동상은 좌대위에 말을 탄 수흐바타르 모습으로, 그의 치켜든 오른손과 말의 들린 왼발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몽골 사람들은 남쪽을 앞이라고 관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로서는 북쪽인 러시아로 향한 얼굴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진다. 러시아 국화(國花)인 해바라기를 닮으려 했다는 설명이고 보면, 이제 개방화의 길을 걷고 있는 몽골로서는 불만스러운 모습이기도 하다. 좌대 동쪽면에는 세로 6행에 “우리 전인민이 모두 같은 방향

으로, 동일한 의지로 뭉친다면 우리가 얻지 못할 것은 이 세상에 없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도 없을 뿐더러 불가능도 없다”는 그의 어록을 새겨 단결과 투쟁을 호소하고 있다. 남쪽면에는 용맹스런 모습의 기마병(3명)과 쓰러진 병사(1명) 그리고 황급하게 도망치는 병사(1명)를 부조, 적을 물리치는 몽골군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편 북쪽 면에는 투쟁을 호소하는 군중집회 모습이 새겨져 있다.

그 동상 둘레는 눈을 부릅뜬 돌사자 14마리가 아주 굵은 쇠사슬로 연결되어 있다. 가끔 연인들이 이 쇠사슬에 걸터 앉아 어린이처럼 시소를 타기도 한다. 이 광장이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까닭은 민족영웅이라 할 수 있는 수흐바타르와 초이발산의 무덤이 정부종합청사 앞 붉은 대리석으로 만든 사당에 안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묘는 1951년 정부 종합청사를 짓고 난 이후 1954년에 조성되었다.

또 하나, 중앙우체국 건너편에는 작년 10월 피살된 개혁 정치가 저릭의 동상이 서있다. 저릭은 국회의원과 기간산업부 장관을 지낸 정치 지도자로, 몽골의 개혁에 진보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어 보수세력에게는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지만 국민들로부터는 선망과 희망의 상징이었다. 지난 4월20일 그의 서른일곱번째 생일을 맞아 국민성금으로 세워졌다. 꽃다발이 끊이지 않는 것으로 보면 이제는 동상으로 남긴 했지만 분명 몽골의 장래를 걱정하는 영원한 국민의 아들이 된 셈이다.

광장근처에 재몽골 한인 모여살아

우리 한국인에게는 이 수흐바타르광장은 포근한 안식처이기도 하다. 정부종합청사 바로 동쪽 건물에 들어서면 한국사람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출신으로 한인회 수석총무인 김수남사장을 비롯하여 태권도사범인 김경태관장, 이인훈씨 등 많은 한국인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시시콜콜한 복사·전송·전화는 물론 어떤 어려운 일이라도 이 건물 안에만 들어가면 해결된다. 그런 문제가 아니라도 마음터놓고 모국어를 아무 거리낌없이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는 그저 기쁜 일이다.

울란바타르호텔 건너편에 있는 연세친선병원도 또한 우리들의 안식처이다. 몽골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에게는 이보다 더 큰 위안이 없을 것이다. 교민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도 하다. 이 병원에는 한인회회장인 전희철원장을 위시하여 5명의 한국인의사가 근무하고 있다. 아픔과 관계없이 아무 때고 안심하고 드나들 수 있어 너무 편하고 좋다. 1년동안 있으면서 이 병원 신세를 톡톡하게 졌다.

이 수흐바타르 광장은 몽골여행의 1번지이다. 몽골에 가게 되면 꼭 들러 한번 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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